'몸값 10조' 구다이글로벌 상장 채비 막바지…구창근 방점은 '상장 너머'
  • 이윤경 기자
  • 입력: 2026.07.24 00:00 / 수정: 2026.07.24 00:00
발행 가능 주식 10억주로 확대…이르면 3분기 예심 청구 관측
브랜드 인수로 몸집 키워…"유통이 두 번째 성장동력"
구창근 구다이글로벌 공동대표. 지난달 합류한 구 대표는 과거 CJ올리브영에서 IPO를 이끈 경험을 바탕으로 구다이글로벌의 상장 작업을 진두지휘할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실제로는 글로벌 유통 전략과 전사 주요 의사결정을 맡아 상장 이후를 겨냥한 조직 체질 개선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구다이글로벌
구창근 구다이글로벌 공동대표. 지난달 합류한 구 대표는 과거 CJ올리브영에서 IPO를 이끈 경험을 바탕으로 구다이글로벌의 상장 작업을 진두지휘할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실제로는 글로벌 유통 전략과 전사 주요 의사결정을 맡아 상장 이후를 겨냥한 조직 체질 개선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구다이글로벌

[더팩트ㅣ이윤경 기자] '조선미녀'로 알려진 구다이글로벌의 상장 채비가 막바지에 이르렀다. 최근 주식 구조까지 정비하면서 상장 준비의 9부능선을 넘었다는 평가가 업계 안팎에서 나온다. 이와 맞물려 지난달 공동대표로 영입된 구창근 전 CJ올리브영 대표의 역할도 재조명되고 있다. 과거 CJ올리브영에서 기업공개(IPO)를 이끈 경험을 바탕으로 상장 작업을 진두지휘할 것이란 전망이 많았지만, 실제로는 상장 너머를 겨냥한 조직 체질 개선에 방점을 둔 영입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4일 투자은행(IB)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구다이글로벌은 최근 정관을 변경해 발행 가능 주식 수를 100만주에서 10억주까지 1000배 늘렸다고 한다. 발행주식은 6만1000주로 변동이 없다. 구다이글로벌 측은 정관 변경 여부에 대해 확인해줄 수 없다고 했지만, 업계에선 향후 액면분할이나 IPO 과정에서 신주 발행 등으로 주식 수가 늘어날 가능성에 대비한 조치로 해석한다. 정관상 발행 한도를 미리 늘려 향후 주식 수 증가에 대응할 수 있는 여지를 확보한 것이라는 의미인데, 이는 상장 직전 기업의 전형적인 수순이다.

상장 준비가 막바지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는 남은 절차가 많지 않아서다. 구다이글로벌은 한국예탁결제원을 명의개서대리인으로 선임하고 사외이사 4명 선임과 감사위원회 구성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초에는 대표 주관사로 미래에셋증권을, 공동 주관사로 NH투자증권·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모건스탠리를 각각 선정했다. 사실상 액면분할 정도만 남았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지난해 전환사채(CB) 투자 유치 당시 3년 내 상장을 약속한 것으로 알려져 시한은 오는 2028년 8월까지로 여유가 있지만, 준비 속도를 감안하면 이르면 3분기 중 유가증권시장 상장예비심사 청구가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IB 업계에서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6월 초 구 대표의 영입은 상장 실무를 위한 인사로 읽히기 쉬웠다. 1973년생인 구 대표는 삼성증권 애널리스트 출신으로 CJ그룹에서 사업전략 관리, CJ푸드빌, CJ올리브영, CJ ENM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특히 CJ올리브영 대표 시절 상장을 추진하며 프리IPO 투자 유치를 성사시킨 경험이 있다. 당시 증시 한파 속에 상장 계획이 철회되면서 매듭을 짓지 못한 만큼, 구다이글로벌에서 '못다 이룬 상장'을 완성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그러나 회사가 밝힌 구 대표 영입 배경은 IPO가 아닌 '글로벌 유통 전략 강화'와 '경영 체계 고도화'다. 구다이글로벌에 따르면 창업자인 천주혁 대표가 K-뷰티 브랜드 포트폴리오의 사업 전략과 신규 브랜드 발굴·육성을 이끌고, 구 대표는 글로벌 유통 전략과 전사 주요 의사결정을 맡는다. 상장은 통과점일 뿐, 구 대표에게 맡겨진 과제는 상장 이후 회사가 무엇으로 성장을 이어갈 것인지에 대한 답을 만드는 일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대목이다.

구다이글로벌은 그동안 조선미녀, 스킨1004, 티르티르, 라운드랩 등 시장에서 검증받은 브랜드를 잇달아 인수하며 몸집을 키웠다. 기업가치가 10조원 안팎으로 거론되는 만큼, 상장 과정에서는 외형 성장의 지속 가능성이 핵심 평가 요소가 될 전망이다. 구다이글로벌 관계자는 브랜드 중심 성장을 넘어 유통 비즈니스로 구조 전환을 두 번째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구다이글로벌
구다이글로벌은 그동안 조선미녀, 스킨1004, 티르티르, 라운드랩 등 시장에서 검증받은 브랜드를 잇달아 인수하며 몸집을 키웠다. 기업가치가 10조원 안팎으로 거론되는 만큼, 상장 과정에서는 외형 성장의 지속 가능성이 핵심 평가 요소가 될 전망이다. 구다이글로벌 관계자는 브랜드 중심 성장을 넘어 유통 비즈니스로 구조 전환을 두 번째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구다이글로벌

이는 구다이글로벌의 성장 방식과 무관치 않다. 구다이글로벌은 그동안 조선미녀, 스킨1004, 티르티르, 라운드랩 등 시장에서 검증받은 브랜드를 잇달아 인수하며 몸집을 키웠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매출은 2023년 1394억원에서 지난해 1조4718억원으로 약 10배 증가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686억원에서 2734억원으로 늘었다. 해외 매출 비중은 80%를 웃돈다.

다만 시장에서 기업가치가 10조원 안팎으로 거론되는 만큼, 상장 과정에서는 외형 성장의 지속 가능성이 핵심 평가 요소가 될 전망이다. 브랜드 인수로 키운 몸집을 계속 불릴 수 있는 사업 구조를 갖췄는지, 스킨1004와 조선미녀 등 일부 브랜드에 집중된 매출 구조를 어떻게 보완할지가 과제로 꼽힌다. 구 대표가 주도하는 체질 개선이 필요한 이유다.

구 대표가 그리는 답은 '유통'이다.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하나의 유통 구조 안에서 연결하고, 각 브랜드의 해외 사업을 지원하는 유통 인프라를 직접 구축하는 것이다. 그가 CJ올리브영에서 온·오프라인을 연계한 옴니채널 전환과 글로벌 역직구 채널 확대를 이끈 경험과 맞닿는 지점이다.

움직임은 이미 시작됐다. 구다이글로벌은 올해 초 북미 유통사 한성USA를 인수한 데 이어 사명을 '구다이글로벌USA'로 변경하며 북미 유통 사업을 본격화했다. 코스트코·얼타뷰티·타깃 등 주요 대형 리테일 채널의 입점 대응과 물류·공급망관리(SCM)를 직접 수행하며 현지 대응력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일본에서는 구다이글로벌재팬을 출범시켰다. 이다(IDA)·오오야마·아라타 등 핵심 벤더사와의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일본 전역 약 1만3000개 오프라인 소매점과 앳코스메·로프트·플라자 등 주요 채널을 아우르는 멀티 브랜드 유통 플랫폼 역할을 맡는다.

나아가 양 거점을 단순한 지역별 판매 법인이 아닌 글로벌 유통 허브로 키운다는 구상이다. 구다이글로벌재팬이 발굴한 경쟁력 있는 J-뷰티 브랜드를 구다이글로벌USA의 북미 네트워크로 공급하는 등 한·미·일을 잇는 크로스보더 유통 구조를 구축한다는 것이다. 구 대표의 시선이 상장이 아닌 '상장 너머'에 가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구다이글로벌 관계자는 "정관 변경 및 IPO 관련 일정은 확인해드리기 어렵다"고 했다. 다만 향후 사업 전략에 대해선 "브랜드 중심 성장을 넘어 유통 비즈니스 자체를 두 번째 성장 동력으로 삼는 구조 전환을 본격화하고 있다"며 "한·미·일을 잇는 크로스보더 유통 구조를 구축해 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bsom1@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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