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최태원, 실리콘밸리서 '빅테크 담판'…HBM 장기계약 관심
  • 우지수 기자
  • 입력: 2026.07.23 12:21 / 수정: 2026.07.23 12:21
샌프란시스코 AI 서밋에 젠슨 황·샘 올트먼 등 집결
'미국판 깐부회동'…메모리·파운드리 협력 논의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부터)과 이재명 대통령,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달 29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부터)과 이재명 대통령,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달 29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더팩트|우지수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글로벌 인공지능(AI) 기업 수장들과 마주 앉는다.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축으로 한 장기공급계약(LTA)이 어느 규모까지 나올지 관심이 쏠린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회장과 최태원 회장은 오는 24~25일(현지시간) 샌프란시스코에서 미국 빅테크 경영진과 연쇄 면담한 뒤 한국 정부가 개최하는 '샌프란시스코 AI 서밋'에 참석한다. 서밋에는 국내외 기업인과 AI 연구자 등 150여명이 자리한다.

서밋 참석자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샘 올트먼 오픈AI CEO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CEO △혹 탄 브로드컴 사장 겸 CEO 등이다. 국내에서는 이 회장과 최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이 함께한다. 행사는 정부가 추진하는 반도체·AI 데이터센터·피지컬 AI '3대 메가 프로젝트'를 해외 기술·자본과 잇는 자리로 마련됐다.

이번 행사는 이재명 대통령의 미국 방문 기간 열린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지난 22일 "단순 양해각서(MOU)를 넘어, 장기 계약과 대형 계약, 전략적 제휴가 발표될 것 같다"고 말했다.

LTA는 공급 물량과 가격 조건을 3~5년치 미리 확정하는 거래 방식이다. 가격 급등분을 온전히 반영하기는 어렵지만 시황이 꺾여도 일정 수익을 방어할 수 있어 업황 고점론에 대응하는 수단으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1분기 실적 설명회에서 주요 고객사 요청에 따라 LTA를 추진 중이며 일부와는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전체 계약에서 LTA 비중은 40%가량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글로벌 전략회의에서도 6세대 HBM(HBM4)과 7세대(HBM4E) 공급 방안과 함께 LTA 전략을 점검했다.

SK하이닉스도 계약을 쌓아왔다. 황 CEO는 지난달 방한 당시 "SK하이닉스와 2년 이상 장기공급계약을 체결했으며 연장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말했다. 전영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을 만난 뒤에는 7세대 'HBM5' 등 장기 협력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파운드리 협력도 관심사다. 자체 AI 칩 개발에 나선 앤트로픽은 삼성전자 2나노미터(㎚) 공정과 첨단 패키징 활용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메모리 3사 가운데 로직 칩을 위탁생산할 조직을 갖춘 곳은 삼성전자뿐이다. SK는 엔비디아와 내년 국내 AI 팩토리 가동을 목표로 30메가와트(㎿)급에서 기가와트(GW)급까지 규모를 키운다는 구상이다.

다만 메타가 투자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AI 서버 주문 증가세가 둔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양사가 국내외에서 동시다발 증설에 나선 만큼 공급 과잉을 경계하는 시각도 있다.

한 IT업계 관계자는 "HBM은 고객사와 사양과 물량을 먼저 맞춘 뒤 만드는 구조라 범용 D램 사이클과 성격이 다르다"며 "AI 인프라 투자가 수년 단위로 짜이는 만큼 메모리 공급망 구조 자체가 바뀌는 국면"이라고 말했다.

index@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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