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최문정·이선영 기자] 카카오뱅크 노동조합이 오는 31일 하루 동안 전일 파업에 나선다. 성과급과 연봉 인상률을 둘러싼 임금·단체협상에서 노사가 접점을 찾지 못한 가운데 노동위원회 조정마저 결렬되면서 노사 갈등이 본격적인 쟁의행위로 번지는 모습이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민주노총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크루유니언) 소속 카카오뱅크 노동조합은 오는 31일 전일 연차파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카카오뱅크 노조 조합원들이 연차나 휴무를 사용해 하루 동안 업무를 중단하는 방식이다.
서승욱 크루유니언 지회장은 이날 "카카오뱅크는 쟁의권을 확보했기 때문에 7월 31일 전일파업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많은 이들이 카카오의 상황과 앞으로의 미래를 궁금해하지만 회사는 현재까지 아무런 답변을 주지 않고 책임 있는 교섭에도 나서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해결하기 위해 31일 카카오뱅크에 한해 전일파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파업은 카카오뱅크 조합원을 대상으로 하며, 현재 별도의 집회나 단체행동은 계획하지 않고 있다.
카카오뱅크 노조가 파업에 나설 수 있게 된 것은 임단협 조정과 쟁의행위 찬반투표 절차를 마쳤기 때문이다. 카카오뱅크 노사는 성과급과 연봉 인상률 등을 두고 교섭을 진행해 왔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이에 노사는 지난 20일 경기지방노동위원회의 조정을 받았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해 조정이 중지됐다. 이후 진행된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는 95%의 찬성률로 파업이 가결됐다. 노조가 노동위원회 조정과 조합원 찬반투표를 거쳐 합법적인 쟁의권을 확보하면서 31일 파업이 확정된 것이다.
노조는 이날 낮 12시께 경기 성남시 카카오뱅크 본사 입구 앞에서 피켓시위도 진행했다. 점심시간을 이용해 조합원들이 자율적으로 참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노조 추산 약 300명의 직원이 참석했다.

현장에는 '성실하게 교섭하라', '우리의 성과 정당하게 분배하라', '경영 독식 중단하라'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이 등장했다. 노조는 회사가 실적 성장에 걸맞은 성과 보상과 책임 있는 교섭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파업 방침이 공개되면서 카카오뱅크 노사 갈등은 피켓시위를 넘어 실제 업무 중단 단계로 넘어가게 됐다.
노사 간 핵심 쟁점은 성과급 지급 규모와 연봉 인상률이다. 업계에 따르면 사측은 현금과 자사주 등을 합해 영업이익의 10% 수준을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는 이보다 높은 수준의 보상을 요구했다.
연봉 인상률 역시 6% 후반대 안팎에서 논의됐지만 양측이 최종 합의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성과급과 연봉 인상률을 비롯한 전반적인 협상 조건에서 이견이 좁혀지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노조가 성과 보상 확대를 요구하는 배경에는 카카오뱅크의 실적 성장세가 있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1분기 187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36.3% 증가한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이다.
다만 1분기 순이익에는 카카오뱅크가 투자한 인도네시아 디지털은행 슈퍼뱅크의 상장에 따른 평가차익 933억원이 포함됐다. 본업의 수익성을 보여주는 영업이익은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자금운용손익 감소 등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보다 13.9% 줄어든 1576억원을 기록했다. 사측과 노조가 실적과 성과 보상을 바라보는 기준에서도 차이를 보일 수 있는 대목이다.
31일 파업은 카카오 본사 노조가 지난달 29일 진행한 '로그 오프 데이'와 유사한 형태로 진행될 예정이다. 당시 카카오와 카카오페이,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디케이테크인, 엑스엘게임즈 등 5개 법인 조합원들은 전일 연차나 휴무를 사용하고 업무 시스템에서 로그아웃하는 방식으로 하루 동안 업무를 중단했다. 노조 추산 참여 인원은 2100명 이상이었다.
다만 당시 카카오뱅크는 파업 참여 법인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번에는 카카오뱅크 노조가 별도로 쟁의권을 확보해 전일 파업에 나서면서 카카오 공동체의 임단협 갈등이 금융 계열사까지 확산하게 됐다.
노조는 31일 별도의 집회나 오프라인 단체행동 없이 연차파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상황을 면밀히 살펴보고 있으며, 회사는 대화를 통해 원만한 해결 방안을 찾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며 "고객 불편이 발생하지 않도록 서비스 안정과 업무 연속성 확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