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측 난무' 인천 쿠팡 물류센터 화재 원인, 합동감식서 규명
  • 유연석 기자
  • 입력: 2026.07.21 10:46 / 수정: 2026.07.21 10:46
61시간 만에 초진, 역대 최장 기록
'스프링클러·방화벽 미작동' 루머…소방 "정상작동"
완진 후 합동감식…발생·확산 원인 규명
인천 서해구 석남동 쿠팡 32물류센터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가 61시간 만에 큰 불길이 잡혔다. 국내 물류창고 화재 역사상 최장 기록이다. 소방당국은 화재 사흘째인 20일 호우 8시를 기해 초기 진화를 선언했다. 사진은 화재가 사흘째 이어지고 있는 20일 오후 화재 현장에서 연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는 모습. /인천=김성렬 기자
인천 서해구 석남동 쿠팡 32물류센터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가 61시간 만에 큰 불길이 잡혔다. 국내 물류창고 화재 역사상 최장 기록이다. 소방당국은 화재 사흘째인 20일 호우 8시를 기해 초기 진화를 선언했다. 사진은 화재가 사흘째 이어지고 있는 20일 오후 화재 현장에서 연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는 모습. /인천=김성렬 기자

[더팩트ㅣ유연석 기자] 인천 서해구 석남동 쿠팡 32물류센터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가 61시간 만에 큰 불길이 잡혔다. 소방당국은 화재 사흘째인 20일 오후 8시를 기해 초기 진화를 선언했다.

그러나 화재 직후부터 온라인상에서 소방설비 미작동설과 사전 이상 징후 등 루머가 무분별하게 퍼지며 혼란이 일었다. 소방당국과 경찰은 완진 후 정밀 합동감식을 통해 정확한 화재 원인을 명확히 규명한다는 방침이다.

20일 인천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이번 화재는 지난 18일 오전 6시 50분쯤 지상 6층 B구역 전기실 인근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며, 공식 신고는 오전 6시 54분에 접수됐다. 진화 작업에는 소방대원 등 인력 845명과 장비 239대가 대거 투입됐다.

하지만 내부 구조가 복잡한 데다 적재된 물류가 많아 초기 진입에 상당한 난항을 겪었다. 특히 밀폐된 공간 내 유독가스와 극심한 열 축적이 진화 작업을 장기화시키는 원인이 됐다.

초진까지 걸린 61시간은 국내 물류창고 화재 역사상 최장 기록이다. 이는 지난 2021년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 당시의 초진 기록인 55시간보다도 6시간이 더 소요된 수치다.

소방당국은 완전 진화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현재 대응 2단계와 국가소방동원령을 유지한 채 잔불을 정리하고 있다. 과거 덕평물류센터 화재 당시에는 완진까지 130여 시간이 소요됐다.

화재 초기 비가 오는 습한 날씨에도 불길이 쉽게 잡히지 않자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를 중심으로 각종 의혹이 잇따랐다. 화재 당시 스프링클러와 방화셔터가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는 주장이 나왔고, 지난 4월 물류센터 내부에 이미 누전 사고가 있었다는 소문도 번졌다.

그러나 현장을 수습한 소방당국의 초기 확인 결과는 이와 달랐다. 허석경 인천서부소방서장은 브리핑을 통해 소방대 도착 당시 방화셔터는 이미 내려와 있었고 스프링클러도 정상 작동 중이었다고 명확히 밝혔다. 다만 스프링클러의 적시 작동 여부와 방화구획의 정상 기능 여부는 완진 후 정밀 감식을 통해 최종 판단할 영역이라고 덧붙였다.

쿠팡 인천 물류센터 관계자 역시 지난 4월 누전 사고는 결코 없었다고 해명했다. 전력 차단기 고장으로 전기가 일시 차단됐다가 곧바로 복구된 해프닝이 와전됐다는 설명이다.

박찬대 인천시장(오른쪽)이 20일 오후 사흘째 화재가 이어지고 있는 인천 서해구 쿠팡32물류센터 현장을 찾아 소방관계자에게 브리핑을 받고 있다. /인천=김성렬 기자
박찬대 인천시장(오른쪽)이 20일 오후 사흘째 화재가 이어지고 있는 인천 서해구 쿠팡32물류센터 현장을 찾아 소방관계자에게 브리핑을 받고 있다. /인천=김성렬 기자

화재 진압 과정에서 대형 참사로 이어질 번한 위험한 고비도 확인됐다. 불길이 잡힌 6층 바로 아래층인 5층에 리튬 배터리를 탑재한 물류 로봇 수백 대가 대량 보관돼 있었기 때문이다.

리튬 배터리는 열 폭주 시 폭발 위험성이 극도로 높아 소방당국은 5층 연소 확대를 막기 위해 사활을 건 방수 차단 작전을 전개했다. 결과적으로 화재가 아래층으로 번지는 것을 차단하며 최악의 상황을 피할 수 있었다.

건물 붕괴 위험성이 낮아지고 불길이 통제되자 반경 100여m 이내 주민 대피령은 20일 오후 11시를 기해 전면 해제됐다. 쿠팡 측은 화재 발생 직후 현장 근무자 전원이 대피 지침에 따라 안전하게 대피해 인명 피해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정확한 사고 경위 파악을 위해 35명 규모의 전담 수사팀을 편성했다. 잔불 정리가 완료되는 대로 소방청, 국립소방연구원,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한국전기안전공사 등 관계 기관과 합동 감식을 진행한다. 최초 발화지점으로 추정되는 6층이 집중 감식 대상이다.

특히 노동계를 중심으로 화재 확산의 원인으로 지목된 메자닌 구조의 소방 안전 기준 부합 여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메자닌은 좁은 공간의 적재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중간층을 만드는 표준 구조다.

그러나 화재 시 연기 배출을 막고 진입을 방해한다는 지적을 지속적으로 받아왔다. 경찰과 관계 기관은 불법 증축이나 구조 변경 여부까지 시야에 넣고 전방위 조사를 이어갈 계획이다.

정부도 제도 개선에 착수했다. 국토교통부는 이번 화재를 계기로 물류시설 화재안전관리체계 개선에 나선다. 국토부는 지난 20일 관계 부처와 민간 전문가, 물류업계 등이 참여하는 '물류시설 화재안전 제도개선 태스크포스(TF)' 착수 회의를 열었다.

국토부 물류정책관을 단장으로 하는 TF는 운영·관리, 건축, 소방·방재 등 3개 분과로 구성된다. 앞으로 TF는 화재 원인을 분석하고 현행 제도를 점검하여 근본적인 개선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ccbb@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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