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 | 박성호 기자] 유럽 전기차 시장의 급성장으로 국내 배터리 기업들의 올해 2분기 실적이 흑자전환 가능성이 커졌다. 하반기에는 미국향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주도 예고돼 있어 K-배터리가 완전히 되살아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유럽 전기차 등록 대수는 처음으로 100만대를 돌파한 것으로 전망된다.
로이터통신은 1~6월 유럽 전기차 등록 대수가 전년 동기 대비 33.7% 증가한 124만대로 추정했다. 또한 전기차의 시장 점유율은 25%를 넘어섰다고 분석했다.
유럽연합(EU) 소속 국가들의 보조금 정책 재개에 힘입어 유럽 전기차 시장이 완전히 부활하는 모습이다.
앞서 EU는 무공해차 공급 속도를 높이기 위해 탄소배출 규제를 강화했다. 이에 주요 제조사들은 전기차 판매를 늘려 이산화탄소 평균 배출량 규제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막대한 벌금을 물어야 하는 이중고에 시달렸다.
이에 따라 EU 소속 주요국은 중단했던 전기차 보조금 정책을 재개하며 소비자의 전기차 구매를 독려했다. 게다가 주요 제조사도 2만5000유로(3000만~4000만원대) 보급형 신차를 투입하면서 소비자의 구매 장벽이 급속도로 낮아졌다는 분석이다.
유럽 시장의 급성장으로 유럽 시장 의존도가 높은 국내 배터리 기업의 2분기 실적 전망도 상향됐다.
2분기 영업 손실이 예상됐던 삼성SDI는 깜짝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헝가리에 공장을 보유 중인 삼성SDI는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 3사와 현대자동차그룹에 배터리를 납품하고 있다. 이에 유안타증권은 삼성SDI의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을 각각 3조7000억원, 950억원으로 상향 전망했다. 금융정보업체 애프엔가이드는 삼성SDI가 2분기 매출 3조6700억원, 영업손실 744억원을 기록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폴란드 공장을 활용해 폭스바겐그룹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LG에너지솔루션은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7조5600억원, 1133억원을 기록했다고 잠정 공시했다.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77%가량 줄어 컨센서스 전망치를 하회했다.
업계는 2분기로 전망했던 주요 제조사의 전기차 판매 보상금 손익 반영이 늦어져 실적이 기대를 밑돈 것으로 분석한다. 실적 하락이 판매 부진 영향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SK온은 적자 폭을 줄일 전망이다. 헝가리 공장을 보유한 SK온은 폭스바겐그룹, 현대차그룹 등과 협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하나증권은 SK온의 2분기 영업손실이 2728억원으로, 전분기보다 764억원 개선될 것으로 분석했다.
배터리 3사의 실적은 이르면 하반기부터 본격화할 전망이다. 유럽 전기차 시장의 견조한 성장이 예상되고 배터리 3사의 또 다른 핵심 축인 미국 시장에서도 ESS 수주전이 예고됐기 때문이다.
인공지능(AI) 데이터 센터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전력설비와 태양, 가스터빈 등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 설비 공급은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주요 기업들이 ESS로 눈을 돌리고 있다.
배터리 3사는 주요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ESS 생산 공장으로 전환, 급증하는 ESS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채비를 마쳤다. 하반기부터는 AI 데이터센터를 건설 중인 주요 기업과 공급 계약을 체결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안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미국 AI 데이터센터향 ESS 수주가 하반기 본격화할 것"이라며 "2027년 하반기부터는 미국 내 데이터센터 ESS 병목도 예상돼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