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억 긴급 수혈' 홈플러스, 파산 면했지만 정상화는 '첩첩산중'
  • 유연석 기자
  • 입력: 2026.07.16 19:25 / 수정: 2026.07.16 19:25
메리츠금융, MBK 연대보증에 대출 의결
체불임금·납품중단 등 해결 과제 산적
실질적 영업재개까진 시일 걸릴 듯
회생절차 폐지로 파산 위기에 직면했던 홈플러스가 극적으로 연명 기회를 잡았지만 산적한 체불 임금 해결과 붕괴된 상품 공급망 복구 등 정상화까지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 사진은 임시 휴업 중인 홈플러스 강서점. /송호영 기자
회생절차 폐지로 파산 위기에 직면했던 홈플러스가 극적으로 연명 기회를 잡았지만 산적한 체불 임금 해결과 붕괴된 상품 공급망 복구 등 정상화까지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 사진은 임시 휴업 중인 홈플러스 강서점. /송호영 기자

[더팩트ㅣ유연석 기자] 회생절차 폐지로 파산 위기에 직면했던 홈플러스가 극적으로 연명 기회를 잡았다.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이 긴급 자금 지원을 승인하면서 최악의 청산 시나리오는 피했다. 하지만 산적한 체불 임금 해결과 붕괴된 상품 공급망 복구 등 정상화까지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

메리츠금융 3사(메리츠화재·증권·캐피탈)는 16일 이사회를 열고 홈플러스에 대한 2000억원 규모의 긴급운영자금(DIP) 대출 지원안을 의결했다.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와 김병주 회장이 대출 전액에 대해 연대보증을 제공하는 조건이다. 자금 지원 방안을 놓고 양측이 평행선을 달렸으나 정치권의 청문회 추진 등 압박이 거세지자 막판 합의에 도달했다.

홈플러스는 오는 20일 서울회생법원에 즉시항고장을 제출할 예정이다. 법원이 이를 인용해 회생절차 폐지 결정을 취소해야만 오는 9월 3일까지 회생안을 이어갈 수 있다. 이후 법원의 허가와 주요 채권자 동의 등 후속 절차가 마무리되어야 2000억원의 자금이 실제 집행된다.

하지만 이번에 확보한 자금은 파산을 막기 위한 일시적인 임시방편이라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홈플러스의 공익채권 규모는 급여와 물품대금, 세금 등을 포함해 이미 1조원대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최우선 변제 대상인 인건비 해결에만 전체 지원금의 절반가량이 묶이게 된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홈플러스의 급여 체불액은 330억원대이다. 여기에 미지급 퇴직금 규모도 649억원에 달한다. 인건비 해결에만 약 1000억원의 자금이 일시에 소진될 처지다.

지난 13일부터 단행된 본사 및 전국 67개 대형마트 매장의 전면 임시 휴업을 해제하는 일도 쉽지 않다. 대형마트 점포 1곳이 문을 열고 정상 영업을 하려면 최소 1만여개 이상의 상품 구색을 갖춰야 한다. 이를 위한 초기 상품 매입과 재고 확보비용으로 점포당 30억원에서 40억원이 소요된다. 67개 매장을 동시에 재가동하려면 최소 2000억원 이상의 운영 자금이 투입되어야 하는 셈이다. 이 때문에 홈플러스가 매출 기여도가 높은 핵심 거점 매장 위주로 단계적 영업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가장 큰 난제는 협력사들과의 무너진 신뢰 관계를 회복하는 일이다. 홈플러스는 자금난으로 물품 대금 정산을 미루면서 주요 대형 제조사들로부터 수개월 전부터 상품 공급을 거절당했다. 매장 매대가 PB(자체 브랜드) 상품이나 일부 생활용품으로만 채워졌던 이유다. 중소기업중앙회 조사에 따르면 협력사들의 미정산 대금은 업체당 평균 8억원에 달한다. 납품업체들은 2000억원 지원만으로는 미납대금 해결이 어렵다며 선결제나 추가 지급보증을 요구하고 있어 협상이 장기화할 조짐이다.

지속 가능한 회생을 달성하려면 강도 높은 자구책 이행과 자산 매각이 수반되어야 한다. 홈플러스는 적자 점포를 정리하고 1조6433억원 규모의 보유 자산을 매각해 채무를 갚겠다는 구상이다. 유성점(1230억원), 동광주점(505억원), 야탑점(800억원) 등 주요 부동산 매각 대금은 대부분 메리츠금융 채권을 우선 상환하는 데 사용될 예정이다.

반면 노조는 무리한 인력 구조조정보다는 실질적인 매장 영업 정상화가 우선이라며, 협력업체와 입점 소상공인 피해 방지를 위해 정부와 국회가 정상화 과정에 끝까지 개입할 것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ccbb@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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