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 | 손원태 기자] 국내외 시장에서 고성장을 이어가던 마녀공장의 외형 성장이 지난해 들어 주춤해지기 시작했다. 공교롭게도 이 시기는 마녀공장이 사모펀드에 매각되면서 김기현·송지혜 각자대표라는 새로운 경영진을 맞이한 때다. 회사 측은 브랜드 가치와 가격 체계를 관리하기 위해 유통 채널을 재정비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일시적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2012년 3월 설립된 마녀공장은 천연 유래 성분 중심의 기능성 스킨케어 제품을 앞세워 성장했다. 현재 회사는 △클렌징 △앰플·세럼 △스킨케어 △기타(헤어·바디·색조)로 뷰티 카테고리를 세분화해 운영하고 있다.
마녀공장의 대표 제품은 '퓨어 클렌징 오일'이다. 돌콩오일과 올리브 등 14가지 식물성 영양 성분을 담아 비건 뷰티 시장을 공략했다. 이 제품은 누적 판매량 2200만개를 달성하며 마녀공장을 코스닥 상장으로 이끈 일등 공신이다. 국내 올리브영을 발판 삼아 성장한 마녀공장은 일본의 큐텐과 돈키호테, 미국의 아마존과 세포라 등 해외 온·오프라인 유통망으로 영토를 넓혔다. 그 결과 전체 매출의 약 60%를 해외에서 거두고 있다.
그러나 K-뷰티 성장과 함께 신생 브랜드들이 대거 쏟아지면서 마녀공장도 실적이 정체되는 전환점에 직면했다. 마녀공장이 올해를 성장의 분수령으로 삼겠다고 밝힌 이유다. 그간 '퓨어 클렌징 오일'에 쏠려 있던 제품 포트폴리오를 향후 스킨케어 분야로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마녀공장 측은 "매출 2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한다"며 "K-뷰티 브랜드 'Top 10' 진입과 클렌징 브랜드 독보적 1위를 가져가겠다"고 공언했다.

◆ 매출 주춤해도 수익성은 개선…"채널 재정비 영향"
하지만 마녀공장의 포부와 다르게 실적은 다소 주춤한 양상이다. 지난해 연 매출(연결 기준)이 전년 대비 11.6% 감소한 1130억원에 그친 것이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43.5% 급감한 105억원에 머물렀다. 신생 브랜드 간 시장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면서 실적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마녀공장의 올해 1분기 매출도 269억원으로, 전년 동기 실적과 사실상 같은 수준의 보합세를 기록했다. 클렌징(+23.4%)과 앰플·세럼(+43.6%) 부문이 큰 폭으로 성장했으나, 스킨케어(-38.6%)와 기타(-83.3%) 부문의 매출이 급감하면서 전체 실적을 갉아먹었다.
주목할 점은 이 같은 상황에서도 영업이익이 눈에 띄게 개선됐다는 것이다. 마녀공장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배 이상 급증한 60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판매비와관리비(판관비)는 26.5% 감소한 117억원에 머물며 비용 효율화 기조가 실적에 반영됐다는 평가다. 특히 판관비의 절반 수준을 차지하던 광고선전비를 전년 61억원에서 35억원으로 줄여 지출 규모를 크게 감축했다.
마녀공장은 이번 실적에 대해 성장 정체가 아닌, 판매 채널을 재정비하면서 발생한 일시적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큐텐과 아마존 등 글로벌 채널을 공략하는 과정에서 브랜드 가치와 가격 체계를 무너뜨리는 유통망은 과감히 정리했다는 취지다.
마녀공장 측은 "하반기부터 아마존과 큐텐, 올리브영 등 전략 채널에서 입지를 강화해 글로벌로 확대해 나가는 낙수 효과가 본격화할 예정"이라며 "영국과 이탈리아, 체코 등 유럽 주요 리테일 채널 진출도 확정한 만큼 향후 실적도 반등하겠다"고 내다봤다.

◆ 김기현·송지혜 각자대표 1년…"재무·브랜드 전문가"
마녀공장은 현재 김기현·송지혜 두 명의 대표가 회사를 이끄는 구조다. 앞서 마녀공장의 최대주주였던 엘앤피코스메틱은 지난해 5월 사모펀드(PEF) 운용사 케이엘앤파트너스에 경영권 지분 51.87%를 1900억원에 매각했다. 이후 케이엘앤파트너스는 특수목적법인(SPC)인 케이뷰티홀딩스를 설립해 마녀공장을 관리하고 있다. 케이엘앤파트너스는 토종 버거 프랜차이즈 맘스터치의 대주주이기도 하다.
케이엘앤파트너스는 마녀공장 경영권을 취득하면서 보톡스 기업 휴젤 출신 송지혜 대표를 전문경영인으로 영입했다. 이어 케이엘앤파트너스 수장인 김기현 대표가 마녀공장 사내이사와 대표이사로 추가 선임되면서 현재의 각자대표 체제를 구축했다.
송 대표는 소비재와 유통, 온라인 사업에서 경영 능력을 인정받은 브랜드 전문가다. 반면 김 대표는 기획재정부 사무관 출신으로 여러 사모펀드를 거쳐 투자 및 재무 경험을 쌓았다. 두 대표가 서로 다른 분야에서 경력을 다져온 만큼, 시너지 효과에 대한 기대와 함께 이원화된 경영 체제로 최근의 실적 정체를 빠르게 극복할 수 있을지 업계의 시선이 쏠린다.
마녀공장 측은 "김기현 대표는 맘스터치를 비롯한 많은 회사의 실적을 턴어라운드한 인물로 회사의 전반적인 경영 기조와 재무, 조직 관련 기반을 수립하고 있다"며 "송지혜 대표는 전략 컨설턴트와 마케터로서 실제 상품과 미디어, 채널 일선에서 전략을 구현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최근 실적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회사 외형 성장은 주춤하지만, 철저한 고정비 절감과 비용 효율화로 수익성은 크게 개선됐다. 다만 사모펀드 인수 이후 기업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현재 직면한 매출 역성장 고리를 끊어내는 것이 최우선 과제다. 마녀공장은 올해 첫 신제품인 미백 기능성 '글루타치온 세럼'을 필두로 클렌징 중심에서 스킨케어로 외연을 넓히겠다는 계획이다.
마녀공장 측은 "수만개의 브랜드 홍수 속에서 다른 브랜드와 차별점을 명확히 정의해야 성장할 수 있다"며 "좋은 성분과 처방에 진심인 제품으로 승부하겠다"고 덧붙였다.
tellme@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