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김정산 기자] 파격적인 혜택으로 화제와 논란을 동시에 낳았던 신한카드의 '더모아'가 잇따라 만기도래하면서 역사속으로 사라진다. 단종 상품인 만큼 대체카드 발급 절차가 이뤄지지만, 혜택 축소는 불가피하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신한카드가 출시했던 더모아의 만기가 순차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통상 신용카드의 유효기간은 5년이다. 지난 2020년 11월 출시했던 만큼 중간에 한 차례 재발급했더라도 내년 1월에는 모든 상품의 운영이 종료된다.
통상 신용카드 만기가 도래하면 갱신 혹은 대체발급 절차를 밟는다. 그중 대체발급은 단종된 카드에만 적용한다. 기존에 사용하던 상품과 유사한 카드를 추천해 신규로 발급하는 것을 의미한다.
온라인을 중심으로 더모아 단종에 아쉬움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역대급 혜자카드로 통한 데다 적립 포인트를 달러예금이나 증권 계좌로 재투자할 수 있어 포인트로 투자수익까지 올렸다는 인증이 잇따른다. 환전 수수료도 면제하는 만큼 "포인트로 환테크를 했다"는 후기도 있다.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선 "평생 신한카드만 쓰겠다"는 반응이다. 손실을 안긴 '골칫덩이' 상품이었지만, 동시에 확실한 충성고객을 확보한 셈이다.
사용자들 사이에선 대체카드를 향해 이목이 쏠린다. 신한카드가 더모아의 대체카드로 낙점한 상품은 '이츠모아'다. 더모아와 동일하게 1000원 미만 잔돈을 포인트로 적립해주지만, 월 적립 한도가 최대 3만 포인트로 제한된다. 동일 가맹점 적립도 1일 1회, 월 3회로 줄었다. 주유소와 통신요금, 의약품 업종은 아예 적립 대상에서 빠졌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아쉽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혜자카드 단종과 혜택 축소는 카드업계 전반에서 나타나고 있다. 지난 2018년 출시한 롯데카드의 '라이킷펀(LIKIT FUN)'도 2020년 9월 단종 이후 후속작인 '라이킷펀+'마저 운영이 종료됐다. 대체카드는 LOCA라이킷 잇(Eat)·플레이(Play)·샵(Shop) 등 3종이다.
라이킷펀은 카드 한 장으로 소비 영역 5곳에서 월 최대 3만5000원까지 할인받을 수 있었다. 반면 LOCA라이킷은 영역을 나눠 3장의 카드로 쪼갰고, 통합 할인 한도도 월 1만3000원으로 줄었다. 전월 실적 조건도 30만원에서 40만원으로 높아졌다.
같은 기간 러브콜을 받았던 이마트KB국민카드도 단종됐다. 연회비 1만원에 이마트 계열 매장에서 최대 10% 할인을 월 최대 2만원까지 제공했다. 여기에 5만원 이상 결제 시 무이자할부까지 더해져 대형마트 이용객들 사이에선 알짜카드로 통했다.
해당 상품은 'KB국민 니드 글로벌' 카드로 대체했다. 전월 실적과 한도 없이 해외 결제 3.5%, 국내 결제 0.5%를 할인해주는 해외 특화 상품이다. 기능이 달라진 데다 연회비도 1만원에서 3만원으로 올랐다. 대형마트 이용이 잦았던 소비자에게는 아쉬운 대목이다.
이처럼 알짜카드가 단종되는 것은 업계의 공통된 흐름이다. 신용카드 혜택은 시간이 지날수록 줄어든다는 의미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2024~2025년 단종된 신용카드는 총 1120종이다. 인기가 떨어져 판매 실적이 저조한 상품과 운영 비용이 부담스럼다고 판단되는 상품은 단종 수순을 밟았다. 업계는 한동안 매년 500종 이상 단종되는 흐름이 지속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동시에 연회비 수준은 높아지는 흐름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1분기 카드사 8곳(신한·삼성·KB국민·현대·우리·하나·롯데·비씨카드)이 벌어들인 연회비 수익은 3910억원이다. 최근 5년간(2960억원에서) 32% 상승했다. 평균적인 연회비 수준이 높아진 데다 우량 고객 확보 차원에서 연회비 15만원이 넘는 프리미엄 상품도 대거 쏟아낸 영향이다.
소비자 부담은 늘어나고 혜택은 축소하고 있다. 업계는 영업환경이 갈수록 악화하는 영향이라고 진단한다. 우선 조달 비용이 상승했다. 지난 2021년 연 2%에서 조달 가능했던 자금이 이제는 3%선에 머물고 있다. 지난 2022년 레고랜드 사태 당시에는 연 5~6%까지 치솟았다. 똑같은 자금을 운영하더라도 감당해야 할 이자가 커졌다는 것이다.
가맹점수수료율 인하도 소비자 혜택을 축소하는 요인이다. 가장 최근 인하는 지난해 2월 14일부터 시행됐다. 연매출 30억원 이하 영세·중소가맹점의 우대수수료율을 매출 구간별로 0.05~0.10%포인트 낮춘 것이 골자다. 올해 1분기 카드사 8곳의 가맹점수수료 수익은 1조9174억원으로 요율을 손질하기 이전인 지난 2024년(2조139억원) 대비 965억원 감소했다. 동시에 판매비와 관리비는 2024년 1분기 1960억원에서 올해 2133억원으로 증가했다.
업계는 기존의 운영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조달비용 상승과 가맹점수수료율 인하로 수익성이 나빠진 만큼, 혜택을 조정하고 연회비는 높이는 흐름을 되돌리긴 어렵다는 것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소비자 체감 혜택이 낮아지는 것은 특정 카드사만의 영업 기조가 아닌 카드업계 전반의 공통된 흐름이다"라며 "조달비용과 수수료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혜택 큰 상품을 계속 유지하기는 어렵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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