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6월 CPI 3.5%로 둔화…예상 밑돌았지만 연내 금리 인상 불씨
  • 이선영 기자
  • 입력: 2026.07.15 00:00 / 수정: 2026.07.15 00:00
전월 대비 0.4% 하락…2020년 4월 이후 최대 낙폭
근원 CPI도 예상 하회…7월 미 금리 동결 무게 속 유가 재상승 변수
14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 산하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3.5% 상승해 시장 전망치를 밑돌았다. /더팩트 DB
14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 산하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3.5% 상승해 시장 전망치를 밑돌았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시장 예상보다 큰 폭으로 둔화했다. 에너지 가격이 하락하면서 전월 대비 물가는 6년여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고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도 예상치를 밑돌았다. 이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달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다만 물가가 여전히 목표 수준을 웃도는 데다 국제유가가 다시 상승하고 있어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사라진 것은 아니라는 평가도 나온다.

14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 산하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3.5% 상승했다. 지난 5월 상승률 4.2%에서 0.7%포인트 둔화했으며, 로이터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 3.8%도 밑돌았다.

전월과 비교하면 CPI는 0.4% 하락했다. 시장에서는 0.1%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 낙폭은 이보다 컸다. 월간 CPI가 0.4% 떨어진 것은 코로나19 충격이 발생했던 2020년 4월 이후 가장 큰 하락 폭이다. 5월에는 전월 대비 0.5% 상승한 바 있다.

물가 하락을 이끈 것은 에너지 가격이었다. 6월 에너지 물가지수는 전월보다 5.7% 떨어지며 2020년 4월 이후 최대 하락 폭을 기록했다. 휘발유 가격은 한 달 전보다 9.7%, 전기요금은 1.0% 하락했다. 반면 식료품 가격은 전월 대비 0.2% 상승했다. 가정 내 식료품과 외식 물가도 각각 0.2% 올랐다.

다만 에너지 가격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6월 에너지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15.7% 상승했고, 휘발유 가격은 26.7% 올랐다. 식료품 가격도 1년 전보다 3.0% 상승했다.

기조적인 물가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 CPI도 예상보다 낮았다.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2.6% 올라 5월의 2.9%보다 상승 폭이 줄었다. 시장 전망치인 2.8%도 하회했다. 전월 대비로는 변동이 없었다. 시장에서는 0.2%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주거비 상승세가 둔화한 점도 근원물가 안정에 영향을 미쳤다. 주거비는 전월 대비 0.1% 올라 2021년 1월 이후 가장 낮은 월간 상승률을 기록했다. 자동차보험료는 2.0%, 통신비는 1.5%, 의류 가격은 0.6%, 중고차·트럭 가격은 0.2% 각각 하락했다. 다만 주거비는 전년 동월 대비 3.3% 올랐고 항공료는 26.5% 상승했다.

예상보다 낮은 CPI가 확인되면서 연준이 오는 28~29일 열리는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은 한층 커질 것으로 보인다. 연준은 지난달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3.50~3.75%로 동결했다.

다만 이번 지표만으로 연준의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이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연준이 물가 목표의 기준으로 삼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여전히 2% 목표를 웃돌고 있다. 6월 FOMC 회의록에서도 일부 위원들은 금리를 올릴 근거가 있다고 평가했으며, 물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경우 추가적인 통화정책 긴축이 필요할 수 있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연준 내부의 전망도 엇갈린다. 지난달 공개된 경제전망에서 전체 위원 19명 가운데 9명은 올해 안에 기준금리를 올릴 필요가 있다고 예상했다. 반면 지난달 말 로이터가 경제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4분의 3 이상이 연준이 올해 남은 기간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중동 지역의 긴장이 다시 고조되면서 국제유가와 휘발유 가격이 반등하고 있는 점은 연준의 판단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6월 CPI는 휘발유 가격 하락 효과를 크게 반영했지만, 이후 유가가 다시 오를 경우 하반기 물가에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연준은 7월 회의에서는 금리를 동결한 뒤 향후 에너지 가격과 고용·물가 지표를 추가로 확인할 가능성이 크다.

물가 발표 직후 기술주 중심의 주가지수 선물은 상승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미국 동부시간 오전 8시 33분 기준 S&P500 E-미니 선물은 0.48%, 나스닥100 E-미니 선물은 1.38% 올랐다. 반면 다우지수 선물은 0.01% 하락했다. 예상보다 낮은 물가가 확인되면서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우려가 다소 완화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seonyeo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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