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이준영 기자]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 요건 가운데 리베이트 규제가 완화되면서 제약업계는 환영 뜻을 밝혔지만 건강보험 재정에 악영향을 주는 리베이트 규제 실효성이 약화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0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지난 3일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 등에 관한 규정' 일부개정 고시를 발령하고 시행에 들어갔다.
개정 고시의 골자는 리베이트에 따른 행정처분 후 5년이 지나야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 대상인 것을 리베이트 행위종료 5년 후로 바꾼 것이다. 인증 신청, 인증 연장 신청 또는 인증 취소심사 시점 기준으로 5년 이전에 종료된 리베이트 위반행위로 행정처분을 받은 경우, 그 행정처분을 해당 신청기업의 인증 심사, 인증 연장 심사 또는 인증 취소 결정에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만약 기업이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을 제기한 경우에는 기각재결 또는 기각판결이 확정된 날부터 1년 이내에 인증을 취소할 수 있도록 했다.
이로 인해 과거 기준으로는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 요건에 부합하지 못한 일부 제약사들이 인증 조건을 맞출 수 있는 상황이 됐다. 이들 기업은 오는 8월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 신청에 참여해 인증을 기대하고 있다. 혁신형 제약기업 여부가 기업 수익성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복지부가 하반기 약가제도 개편을 통해 혁신형 제약기업 신규 제네릭에 60% 가산을 최대 4년 적용하고, 기등재 제네릭에도 기본 산정률 45%보다 높은 49%를 최대 4년 적용하는 특례를 부여한다. 인증 받지 못하면 여기서 제외된다. 여기에 더해 혁신형 제약기업에 지원하는 기존 혜택도 받을 수 없다. 혁신형 기업에 정부 연구개발(R&D) 참여 시 우대, 제조 의약품에 대한 요양급여비용 상한액 가산, 자체개발 기술 이전과 대금 지급 시 법인세와 주민세 감면, 연구시설 건축 시 입지 지역 규제 완화, 연구시설에 대한 개발부담금과 교통유발부담금 면제 등을 정부 재정으로 지원한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바뀌기 전 고시는 리베이트 행위 시점이 오래 전인데 행정처분을 기준으로 삼아 과도했다"며 "개정 고시는 이러한 업계 의견을 수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재정 투입과 세금 감면 혜택을 주는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 기준에서 기업 사회적 책임성과 건강보험 재정 악화와 연결된 리베이트 불법행위 규제를 완화시켰다는 지적도 있다.
특히 제약사들이 소송 제기를 통해 시간을 지연하면 리베이트 규제를 상당 부분 회피할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동근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부대표는 "기업들이 소송과 집행정지를 제기해 몇 년 시간을 끌면 기업들이 패소해 복지부가 인증을 취소해도 리베이트 시점으로부터 5년이 곧 지나 빠른 시간 내 재신청을 할 수 있다"며 "과거에는 행정처분일로부터 5년이 지나야 신청할 수 있던 것에 비해 리베이트 규제 실효성이 적다"고 말했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지난 5월 복지부에 위반행위 종료 시점이 아닌 행정처분 시점 기준을 유지해야 한다는 반대 의견을 제출하면서 "불법 리베이트는 환자의 치료 선택에 영향을 미치고, 불필요하거나 고가 의약품 사용 증가로 이어져 건강보험 재정에도 부담을 줄 수 있다.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제는 환자안전, 윤리경영, 사회적 책임 등 공공적 가치를 충분히 반영해야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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