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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정리=박지웅 기자]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를 둘러싼 후폭풍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습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한 레버리지 ETF 출시 이후 증시 변동성이 급격히 확대되자 대통령실과 금융당국도 대응 방안 마련에 나섰습니다. 정치권에서는 상품 도입 책임론과 국정조사, 상장폐지 요구까지 제기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투자자 보호와 시장 신뢰를 고려할 때 즉각적인 퇴출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 "도박판 키웠다"...삼전닉스 레버리지 ETF 거센 후폭풍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출시 이후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는 우려에 대해 청와대에서 입장을 밝혔다고요.
-네 그렇습니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지난 10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레버리지 ETF는 재정경제부, 금융위, 한국은행, 금감원이 참여하는 시장상황점검회(F4회의)에서 시장 상황을 면밀히 살펴보고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 실장은 "지난 5월 27일 도입되고 한 달 반 정도 지났는데 운용 과정에서 새로 도입된 제도니까 시장 영향을 F4 회의에서 면밀히 살펴볼 예정"이라며 "이 회의에서 (향후 대응책을) 논의해서 결정을 내려주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는데요. 최근 정치권에서 제기된 정부 책임론에 부랴부랴 진화에 나선 모습입니다.
-증시 변동성이 그렇게 컸나요.
-네. 특정 종목 쏠림과 시장 변동성을 심화시킨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는데 실제 시장 과열은 각종 지표에서 드러나고 있어요. '한국형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 VKOSPI의 6월 월평균이 85.42였습니다. 1년 전 같은 달 평균이 24.26이었으니, 1년 새 약 3.5배 치솟은 거죠. 통상 이 지수는 20 안팎에서 움직이고, 시장이 불안해도 40을 넘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지난달 29일에는 장중 97.99까지 올라, 2009년 공식 발표 이후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습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103.05에 육박하는 수준입니다. 통상 70~80선은 정부 부양책조차 통하지 않는 '통제 불능의 패닉 국면'으로 평가되는데, 지금 그 위에 있는 겁니다.
특정 종목으로의 자금 쏠림도 심각한데요, 지난 5월 27일부터 6월 22일까지 개인투자자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를 8조9000억원어치 순매수했습니다. 전체 순매수의 92%에 달합니다. 투자자 피해도 심각한데요, 지난 8일 삼성전자가 6.25%, SK하이닉스가 5.68% 급락하면서, 이들을 2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 14종이 모두 상장가 2만원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이 상품 투자자의 약 92%가 개인이라는 점에서 사실상 '개미'들의 손실이 컸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야당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수사까지 촉구하고 나섰다면서요.
-네 맞습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블랙 튜즈데이(Tuesday), 블랙 웬즈데이(Wednesday)에 이어 이러다가 블랙 에브리데이(Everyday)가 되지 않을까 걱정"이라며 "우리 증시를 도박판으로 만든 주범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라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대통령 지시 없이는 할 수 없는 일이다. 감사가 아니라 수사해야 한다"며 "청와대부터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까지 도입 과정을 철저히 파헤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당내에서는 레버리지 ETF 상품 출시와 관련한 국회 국정조사 필요성까지 제기됐다고요.
-네 그렇습니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이재명 정권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를 무리해서 출시한 배경, 결정 과정, 향후 대책 등 모든 것이 투명하게 밝혀져야 한다"며 "스스로 밝히지 않는다면 국회 국정조사로 밝혀야 한다"고 날을 세웠습니다. 같은 당 안철수 의원 또한 지난 6일 SNS를 통해 "삼전닉스 레버리지는 정책적으로 완전히 실패했다"며 "이재명 대통령은 금융위원장과 금융감독원장에게 책임을 물어 파면해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 상품 퇴출론까지 나오지만...실현 가능성은 '글쎄'
-상품을 상장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면서요.
-네 맞습니다. 다만 업계에서는 실현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미 대규모 투자자가 참여한 상품을 강제로 폐지할 경우 시장 신뢰를 훼손할 수 있다는 이유에섭니다. 해당 상품들은 거래소 상장 규정상 일반적인 상장폐지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 데다, 강제 청산 과정에서 투자자 피해와 시장 혼란이 불가피하다는 점도 근거로 제시됩니다. 단일종목 ETF는 상장 1년이 지난 뒤, 3개월간 기초자산이 코스피 시가총액 비중이 5% 미만, 거래대금 비중이 2.5% 미만일 때 상장 폐지 요건에 해당됩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코스피 시총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요건에 해당될 수 없습니다.
또 적법한 절차를 거쳐 출시된 상품을 상장 한 달여 만에 대거 상장폐지하는 데 따른 금융당국의 부담도 적지 않고요.
-향후 금융 당국에서 어떤 조치를 내놓을까요.
-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오는 13일 오전 주요 자산운용사 CEO들과 간담회를 열고 ETF 시장 현안을 논의할 예정입니다. 삼성·미래에셋·한국투자신탁·신한·한화자산운용 등 ETF 시장을 주도하는 운용사 대표들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시장에서는 투기성 거래를 줄이기 위해 예탁금 상향 등 거래 장벽을 높이는 방안과 유동성 공급자 감독 강화, 운용사 제재를 포함한 규제 재설계 등이 거론됩니다.
-투자자들은 어떻게 대응하면 좋을까요.
-당분간 이 상품이 사라지지 않을 거라는 점을 전제하고 규제가 나와도 거래 문턱을 높이는 수준에 그칠 거라는 점을 유념해야 합니다. 지금처럼 급등락이 반복되는 변동성 장세에서 레버리지 ETF를 오래 들고 있으면 '음의 복리 효과'와 '일일 리밸런싱' 때문에 구조적으로 돈을 잃는 게임이라는 점도 숙지할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