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윤정원 기자] SK하이닉스가 미국주식예탁증서(ADR) 공모가를 국내 주가 대비 높은 수준에서 확정하며 글로벌 투자자 공략에 나섰다. 외국 기업의 미국 기업공개(IPO) 사상 최대 규모인 약 40조원 조달에 성공하면서 SK하이닉스 주가도 장 초반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0일 오전 9시 45분 현재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218만6000원)보다 0.73%(1만6000원) 220만2000원을 기록하고 있다. 이날 227만4000원으로 문을 연 SK하이닉스는 장중 233만7000원까지도 뛰었다.
SK하이닉스는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미국 ADR 1억7790만주의 IPO 공모가를 주당 149달러로 책정했다고 밝혔다. ADR 1주는 SK하이닉스 보통주 10분의 1에 해당한다. 이번 공모가는 전날 유가증권시장에서 기록한 SK하이닉스 종가 218만6000원을 원·달러 환율 1509.9원 기준 ADR 가격으로 환산한 것보다 약 2.9% 높은 수준이다.
이번 공모를 통해 SK하이닉스가 조달하는 금액은 총 265억700만달러로, 원화로는 약 40조원 규모다. 이는 2014년 중국 알리바바가 미국 증시 상장을 통해 조달한 250억달러를 넘어 외국 기업의 미국 IPO 가운데 최대 규모다. 미국 전체 IPO 기준으로는 스페이스X에 이어 역대 두 번째 규모다.
증권가에서는 ADR 상장이 글로벌 투자자의 접근성을 높이면서 국내 주식과 ADR의 동반 재평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류형근 대신증권 연구원은 "경쟁사와 동일한 조건에서 기업가치를 평가받을 기회"라며 "글로벌 투자자의 접근성이 강화되면서 경쟁사 대비 적용됐던 밸류에이션 할인이 빠르게 해소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대신증권은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기존 340만원에서 390만원으로 상향했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미국 ADR 상장을 계기로 글로벌 투자자의 접근성이 확대되면서 미국 ADR과 한국 본주가 동시에 재평가될 가능성이 높다"며 "반도체 랠리는 아직 끝나지 않았고 주가 상승 여력은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KB증권은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420만원으로 제시했다.
SK하이닉스 ADR은 이날 나스닥 글로벌 셀렉트 마켓에서 종목코드 'SKHYV'로 조건부 거래를 시작한다. 오는 13일 정규 거래부터는 종목코드가 ‘SKHY’로 변경되며 공모 절차는 14일 마무리될 예정이다. 공모 주관사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시티그룹, 골드만삭스, JP모건 등이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