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 | 박성호 기자] 중국 자동차 기업들이 유럽연합(EU) 내 자동차 공장을 마련하며 EU의 관세 장벽 정면 돌파를 선언했다. 여기에 하이브리드 제품 라인업까지 늘리며 시장 공략 속도를 높이고 있다. 경쟁이 갈수록 심화되면서 유럽에서 점유율을 늘리려는 현대차·기아의 시름은 깊어질 전망이다.
8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알프레도 알타빌라(Alfredo Altavilla) BYD 유럽 특별고문은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컨퍼런스에서 유럽 내 두 번째 조립공장 확보가 임박했다고 밝혔다.
BYD는 공장을 새로 짓는 대신 가동률 저하를 겪는 유럽 완성차 업체의 공장을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유력 후보지로는 스페인과 프랑스 등이 언급된다.
현재 BYD는 헝가리에 첫 번째 공장을 건설하고 있으며 오는 4분기께 상업 생산이 예고됐다.
두 번째 공장까지 인수하면 BYD의 유럽 시장 공략 속도는 더 가파라질 전망이다. BYD의 지난해 유럽 판매량은 18만8000대이며 올해 1~5월 판매량은 10만대를 이미 넘겼다.
여타 중국 자동차 기업들의 유럽 진출 속도도 거세다. BYD를 제치고 1~5월 중국 브랜드 중 유럽 판매량 1위를 차지한 체리자동차는 일본 닛산과 영국에서 차량을 생산하는 방법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지리자동차그룹 등도 산하 브랜드인 볼보의 공장 등을 활용해 현지에서 전기차를 공급하고 있다. 중국 상하이자동차(SAIC)는 스페인 북서부 갈리시아 지역에 EU 지역 내 첫 생산 공장을 설립할 계획이다.

◆중국, EU 관세 정면돌파…현대차·기아 경쟁 심화 우려 ↑
중국 기업들이 유럽 현지에서 공장을 마련하는 이유는 관세 장벽이 심화됐기 때문이다.
현재 EU는 중국 정부의 보조금 지원을 이유로 중국산 전기차에 기본 관세 10% 외에 업체별로 최대 35.3%의 상계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게다가 최근 초강력 원산지 규정인 'Made in EU' 규정까지 강화하며 보호무역주의 기조를 굳혔다. 새 규정에 따르면 EU에서 판매되는 전기차는 역내 부품 조달 비율이 70% 미만이면 보조금을 받지 못한다.
현지 공장을 보유하고 있는 현대차·기아는 Made in EU의 수혜자로 언급됐다. 그러나 중국 기업들이 유럽 내 공장 확보에 나서면서 더욱 치열한 경쟁이 예고된 상황이다.
실제로 시장 조사 업체 슈미트 오토 리서치(Schmidt Auto Research)에 따르면 2026년 1분기 중국산 자동차 등록 대수는 27만3051대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한국산 자동차(22만3300대)를 2분기 연속 넘어섰다. 중국산 전기차의 유럽 진출로 현대차·기아의 부담이 커졌다.
문제는 이미 현대차·기아가 중국 브랜드와 경쟁을 위해 충분한 인센티브를 지급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대차·기아는 앞서 유럽 경쟁 심화로 인센티브가 증가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지난해 기준 현대차의 연간 인센티브는 2조1800억원으로 매출액 대비 1.1%p 증가했으며, 약 1조원이 유럽에서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같은 기간 기아의 인센티브 비용은 1조5000억원으로 앞선 해보다 약 7000억원이 늘어났다.
현대차·기아는 오는 2030년 유럽 판매량 목표를 각각 83만3000대, 74만6000대로 제시했다. 유럽 시장 경쟁 심화가 예고됨에 따라 목표량 수정은 물론, 수익성 감소 우려도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과도한 판매 경쟁은 손익의 부정적 요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