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코인 판 흔든 OUSD…써클 주가 급락에도 "위기론은 시기상조"
  • 박지웅 기자
  • 입력: 2026.07.06 11:58 / 수정: 2026.07.06 11:58
준비금 수익 공유 앞세운 OUSD 출범…써클 주가 하루 17% 급락
NH투자증권 "USDC 점유율 급격한 하락 전망은 성급"
글로벌 금융·빅테크 기업 140여 곳이 참여하는 컨소시엄 기반 스테이블코인 오픈USD(OUSD)가 출범하면서 기존 USDC 발행사 써클의 사업모델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OUSD는 준비금 운용 수익을 참여 기업들과 공유하는 구조를 내세우며 새로운 경쟁 구도를 예고했다. /뉴시스
글로벌 금융·빅테크 기업 140여 곳이 참여하는 컨소시엄 기반 스테이블코인 오픈USD(OUSD)가 출범하면서 기존 USDC 발행사 써클의 사업모델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OUSD는 준비금 운용 수익을 참여 기업들과 공유하는 구조를 내세우며 새로운 경쟁 구도를 예고했다. /뉴시스

[더팩트ㅣ박지웅 기자] 글로벌 금융·빅테크 기업 140여 곳이 참여하는 컨소시엄 기반 스테이블코인 '오픈USD(Open USD·OUSD)'가 출범하면서 미국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써클(USDC)을 둘러싼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준비금 운용 수익을 참여 기업들과 공유하는 새로운 사업모델이 공개되자 투자자들의 우려가 확산됐고, 써클 주가는 하루 만에 17% 넘게 급락했다.

다만 증권가와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OUSD가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경쟁 구도를 변화시킬 가능성은 인정하면서도 USDC의 시장 지위가 단기간에 흔들릴 것이라는 전망은 지나치게 앞서간 해석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140개 기업 연합 OUSD 출범…스테이블코인 경쟁 본격화

6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연합체 오픈스탠다드(Open Standard)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 OUSD를 공개하고 연내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프로젝트에는 비자, 마스터카드, 스트라이프, 블랙록을 비롯해 구글, IBM, 코인베이스, 솔라나 등 글로벌 금융·결제·블록체인 기업들이 참여했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 두나무, 신한금융그룹,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현대카드, KB국민카드, BC카드, 하나카드, 삼성카드, 우리카드, NH농협카드, 한화생명 등이 참여 의사를 밝혔다.

기존 테더(USDT)와 USDC가 각각 개별 기업 중심으로 운영되는 중앙화 구조인 반면, OUSD는 다수 기업이 공동으로 거버넌스를 운영하는 컨소시엄 모델을 채택했다. 특히 준비자산에서 발생하는 이자수익을 운영 비용을 제외하고 참여 기업들과 공유하는 구조를 내세운 것이 가장 큰 차별점이다.

또 기업들은 발행과 상환을 별도 수수료 없이 이용할 수 있으며, 대규모 거래에도 인위적인 한도를 두지 않는 구조를 채택했다. 오픈스탠다드는 결제와 송금, 기업 간(B2B) 거래, 디파이(DeFi), AI 에이전트 결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OUSD를 활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같은 구조는 곧바로 시장에 충격을 줬다. OUSD 발표 직후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된 써클 주가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하루에만 17.5% 급락하며 약 4개월 만에 최저 수준까지 밀렸다. 투자자들은 준비금 이자수익이 대부분인 써클의 기존 수익모델이 장기적으로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써클은 USDC 준비자산 운용에서 발생하는 이자수익이 매출 대부분을 차지하는 구조다. OUSD처럼 참여 기업과 준비금 수익을 공유하는 모델이 확산될 경우 유통 파트너 확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제레미 알레어(오른쪽) 써클 CEO가 지난 4월 14일 두나무·빗썸·코인원 등 국내 거래소와 협력을 확대하며 USDC 기반 생태계 확장에 나서고 있다./두나무
제레미 알레어(오른쪽) 써클 CEO가 지난 4월 14일 두나무·빗썸·코인원 등 국내 거래소와 협력을 확대하며 USDC 기반 생태계 확장에 나서고 있다./두나무

◆ "USDC 점유율 급락은 성급"…증권가 신중론

다만 증권가는 OUSD 출범이 곧바로 USDC의 시장 지배력 약화로 이어질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OUSD는 준비금 수익을 파트너사에게 분배해줄 계획인 만큼 기업 입장에서는 USDC 대신 OUSD를 선택할 유인이 있다는 점에서 시장 우려가 확대됐다"면서도 "다만 OUSD로 인해 USDC가 점유율을 빠르게 상실할 것이라는 우려는 성급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주요 글로벌 기업들이 파트너사로 제시됐지만 실제 각 기업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참여할지는 아직 미지수"라며 "OUSD가 금융과 디파이 전반에서 USDC 수준의 개발 생태계와 애플리케이션 호환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도 확인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써클은 AI 에이전트 기능과 Arc 블록체인, 써클 페이먼츠 네트워크(Circle Payments Network) 등 다양한 신사업을 추진하며 생태계를 확대하고 있다"며 "반면 OUSD는 컨소시엄 구조인 만큼 의사결정과 기술 개발 측면에서 얼마나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을지도 검증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국내 일부 기업들은 오픈스탠다드와 공식적인 참여 협의를 진행한 적이 없으며, 단순히 참여 가능성을 검토하겠다는 수준의 의사를 전달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기업 관계자는 "연합체 구성원에 포함된 사실도 언론 보도를 통해 알게 됐다"며 "구체적인 역할이나 참여 방식에 대한 협의는 없었다"고 밝혔다.

글로벌 투자은행들도 시장의 반응이 다소 과도했다고 평가했다. 미국 투자은행 윌리엄 블레어는 OUSD를 두고 "문제를 찾기 위한 해결책(a solution searching for a problem)"이라고 평가했다. OUSD가 내세운 준비금 수익 공유 모델 역시 새로운 개념이라기보다, 써클도 이미 USDC 유통 파트너들에게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글로벌 투자은행 번스타인 역시 "시장 반응은 과도했다"며 "USDC는 시가총액에서는 테더보다 작지만 실제 기업 간 상업 거래에서는 여전히 가장 많이 활용되는 스테이블코인"이라고 평가했다.

써클 CEO "경쟁력은 네트워크와 규제 신뢰에서 나온다"

써클 역시 시장 진화에 나섰다. 제레미 알레어 써클 CEO는 지난 1일(현지시간) SNS를 통해 "스테이블코인의 경쟁력은 단기간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수년간 축적된 유동성과 규제 승인,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형성된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OUSD 출범이 스테이블코인 시장에 새로운 경쟁을 촉발한 것은 분명하지만, 실제 시장 점유율 변화는 서비스 연동과 규제 승인, 거래량 확보, 개발 생태계 구축 등이 뒷받침돼야 하는 만큼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OUSD는 스테이블코인 산업이 발행 경쟁에서 생태계 경쟁으로 넘어가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라며 "다만 USDC가 수년간 구축해온 디파이, AI 에이전트, 글로벌 결제 네트워크와 유통망을 단기간에 대체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chris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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