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은 주춤, 집값은 강세…커지는 공급 불안
  • 이중삼 기자
  • 입력: 2026.07.03 10:20 / 수정: 2026.07.03 10:20
공사비 상승·PF 부담 겹치며 사업 추진 속도 둔화
하반기 주택시장…중장기적 공급 부족 우려↑
공사비 상승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금조달 경색이 겹치며 선행지표 개선이 실제 공사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뉴시스
공사비 상승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금조달 경색이 겹치며 선행지표 개선이 실제 공사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뉴시스

[더팩트|이중삼 기자] 건설수주는 늘었지만 착공과 기성은 줄었다. 공사비 상승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금조달 경색이 맞물리며 선행지표 개선이 실제 공사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수주·인허가가 살아나도 착공·기성으로 연결되지 않는 '병목'이 장기화하면서 건설경기 회복에도 제동이 걸렸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주택 공급 선행지표마저 부진을 이어가면서 서울·수도권 집값 상승세를 자극하는 구조적 불안도 커지고 있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지표로 보는 건설시장과 이슈'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건설시장은 선행지표와 동행지표의 흐름이 엇갈렸다. 4월 누계 기준 건설수주는 전년 동기 대비 33.6% 증가했지만 건설기성은 6.0% 감소했다. 건축착공면적은 4.4% 늘어난 반면 건축허가면적은 3.6% 줄었다. 수주 회복 신호는 나타났지만 실제 공사 진행 속도는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건설경기 회복을 가로막는 핵심은 수주가 착공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구조적 병목이다. 보고서는 공사비 상승과 PF 경색으로 사업 인허가 이후 착공 단계 진입이 지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착공이 늦어지면서 공정도 밀리고 결국 기성 감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병목 구조가 해소되지 않는 한 건설경기 회복도 더딜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보고서는 "건설경기 장기 부진은 선행지표 회복이 동행지표 개선으로 연결되지 못하는 병목현상이 핵심 요인"이라며 "건설수주와 인허가 물량이 착공으로 이어지지 못했고 착공 이후에도 잦은 공정지연으로 기성으로 연결되지 못했다"고 밝혔다.

실제 공사비 부담은 커지고 있다. 자재비와 인건비를 반영한 건설공사비지수는 지난 4월까지 3.1% 오르며 지난해 연간 상승률(2%)을 넘어섰다. 업계에서는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과 노무비 인상·안전 규제 강화 등이 겹치면서 공사비 부담이 한층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보고서는 "공사비 상승은 단순한 원가 부담을 넘어 건설시장 전반의 연쇄 리스크로 확산될 위험이 크다"며 "사업 수익성 악화로 민간 착공이 위축되고 공공사업도 사업비 재산정 부담에 직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공사비 부담과 자금조달 여건을 동시에 개선하는 정책 대응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실적공사비와 표준품셈 갱신주기를 단축해 공사비를 현실화하고 하도급대금 조정협의제도의 실효성을 높여 영세 전문건설업체를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특히 보고서는 "건설경기 회복 여부는 하반기 시장 흐름에 달렸다"며 "수주·인허가·착공과 착공·기성 간 단계별 병목 장애요인을 해소하는 것이 회복의 핵심 열쇠"라고 짚었다.

◆ 서울 집값 오르는데 공급은 줄었다…심화하는 수급 불균형

지난 5월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102.71로 연초 대비 2.7% 상승했다. 정부의 강도 높은 대출규제와 7월 세제개편안 발표를 앞둔 상황에서도 주택가격은 1년 이상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뉴시스
지난 5월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102.71로 연초 대비 2.7% 상승했다. 정부의 강도 높은 대출규제와 7월 세제개편안 발표를 앞둔 상황에서도 주택가격은 1년 이상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뉴시스

공급 선행지표 부진은 주택시장 불안으로 이어지고 있다. 서울·수도권을 중심으로 집값과 전·월세 가격은 전국 평균을 웃도는 오름세를 보이며 수급 불균형이 두드러지고 있다.

특히 공급 부족 우려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주택공급 선행지표인 주택착공 실적이 최근 감소세를 이어가면서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5개년(2021~2025년) 평균 주택착공 실적은 연간 약 35만 가구였지만 2023년 이후 착공 물량은 큰 폭으로 줄며 평균을 밑돌았다.

올해 4월 누적 착공 실적도 최근 5개년 4월 평균인 약 9만8000가구의 73% 수준인 7만1000가구에 그쳤다. 국토교통부 '제3차 장기 주거종합계획'은 2023~2032년 전국 신규 주택수요를 연평균 약 39만 가구로 추정했다.

공급 감소 속에서도 집값은 오름세를 이어갔다. 지난 5월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102.71로 연초 대비 2.7% 상승했다. 정부의 강도 높은 대출규제와 7월 세제개편안 발표를 앞둔 상황에서도 주택가격은 1년 이상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임대차시장 역시 서울을 중심으로 전·월세 가격 상승세가 확대되고 있다.

보고서는 "건설경기 회복을 위해서는 공사비 부담 완화와 자금조달 여건 개선·단계별 병목 요인 해소를 위한 정책적 대응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j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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