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누아' 더파운더즈, 닥터자르트 인수설…수익성 악화 속 재무 부담 '우려'
  • 이윤경 기자
  • 입력: 2026.07.02 00:00 / 수정: 2026.07.02 00:00
더파운더즈, 지난해 영업이익 1295억원 11.1% ↓
판관비 증가에 단기차입금도 부담
2000억대 인수금액 '재무 과부하' 우려도
아누아 운영사인 K-뷰티 신흥 강자 더파운더즈가 닥터자르트 인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단일 브랜드의 한계를 넘어 사업 다각화를 위한 의도로 분석된다. /더파운더즈
'아누아' 운영사인 K-뷰티 신흥 강자 더파운더즈가 닥터자르트 인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단일 브랜드의 한계를 넘어 사업 다각화를 위한 의도로 분석된다. /더파운더즈

[더팩트ㅣ이윤경 기자] '아누아' 운영사인 K-뷰티 신흥 강자 더파운더즈가 닥터자르트 인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포트폴리오 다각화라는 기대감이 나오는 반면, 최근 수익성이 악화한 상황에서 수천억원대 인수대금은 단기 재무 과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공존한다.

◆ '1조 몸값' 원조 K-뷰티의 몰락…인수 7년 만에 2000억대로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더파운더즈는 최근 복수의 회계법인에 닥터자르트 인수를 위한 실사 작업을 문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수 참여를 위한 사전 검토에 착수한 것으로 풀이된다.

닥터자르트는 2004년 설립된 K-뷰티 대표 브랜드다. 2019년 미국 에스티로더가 약 11억달러(당시 환율 기준 1조3000여억원)에 인수했다. 인수 당시 운영사 해브앤비의 매출은 6347억원, 영업이익은 1214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글로벌 시스템 편입 이후 흐름은 기대와 달랐다. 에스티로더는 고급 이미지를 지키기 위해 유통망을 엄격히 관리하는 '프레스티지' 전략을 고수했다. 이 전략이 SNS 바이럴과 빠른 신제품 출시를 앞세운 K-뷰티 문법과 충돌하며 브랜드 개성이 희미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결국 2025년 회계연도 기준 매출은 1788억원, 영업손실은 232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현재 시장에서 거론되는 몸값은 2000억원 안팎으로 폭락한 상태다.

◆ 더파운더즈, '아누아' 앞세운 초고속 성장…단일 브랜드 한계 돌파 카드?

더파운더즈는 서울대학교 창업동아리에서 인연을 맺은 1988년생 동갑내기 이선형·이창주 공동대표가 2017년 설립한 기업이다. 반려동물 브랜드 '프로젝트21'로 시작했지만 2019년 스킨케어 브랜드 아누아를 론칭한 뒤 어성초 토너와 어성초 패드가 잇따라 흥행하며 빠르게 성장했다. 이후 헤어케어 브랜드 '프롬랩스' 등도 선보였다.

더파운더즈는 반려동물 브랜드 프로젝트21로 시작해 2019년 스킨케어 브랜드 아누아를 론칭한 뒤 어성초 라인이 흥행하며 빠르게 성장했다. 다만 지난해엔 공격적인 투자로 수익성이 뒷걸음질쳤다. /더파운더즈 홈페이지 캡처
더파운더즈는 반려동물 브랜드 '프로젝트21'로 시작해 2019년 스킨케어 브랜드 아누아를 론칭한 뒤 어성초 라인이 흥행하며 빠르게 성장했다. 다만 지난해엔 공격적인 투자로 수익성이 뒷걸음질쳤다. /더파운더즈 홈페이지 캡처

2021년 해외 시장에 진출한 이후에는 전체 매출의 90% 이상을 해외에서 거두는 글로벌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성장세도 가팔랐다. 매출은 2021년 299억원에서 2024년 4278억원으로 급증했고,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80억원에서 1457억원으로 늘었다.

다만 지난해에는 사정이 달랐다. 공격적인 투자 영향으로 외형은 커졌지만 수익성은 뒷걸음질쳤다. 2025년 연결 기준 매출은 7177억원으로 전년 대비 67.8%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295억원으로 11.1% 감소했다. 당기순이익도 866억원으로 25.7% 줄었다.

판관비(판매비와 관리비)는 3847억원으로 전년 대비 137.4% 증가했다. 광고선전비가 118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급여 866억원, 수출제비용 850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최근 더파운더즈는 켄달 제너, 수지 등 유명 국내외 연예인을 광고에 기용하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비용 상승 폭은 급여가 482.8%로 가장 높았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수 검토의 배경을 '단일 브랜드 리스크 분산'으로 보고 있다. 아누아 의존도를 낮추고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려 한다는 것이다. 뷰티 시장은 트렌드 교체 주기가 빠르다. 특정 성분(어성초)이나 단일 브랜드에 매출이 쏠리면 중장기적으로 성장 둔화 리스크를 맞을 수 있다.

반면 닥터자르트는 글로벌 인지도와 탄탄한 충성 고객층을 확보한 더마코스메틱 브랜드다. 진입장벽이 높고 제품 마진율과 객단가도 높다. 아누아 중심의 기초 라인업을 보완하고 수익 구조를 안정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 지난해 영업이익 상회하는 몸값…'승자의 저주' 우려도

하지만 우려도 적지 않다. 닥터자르트의 몸값이 2000억원 안팎으로 떨어졌다 해도 이 금액은 더파운더즈의 지난해 영업이익의 약 1.5배, 당기순이익의 두 배를 웃도는 규모다. 지난해 단기차입금도 800억원으로 늘어난 데다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324억원 수준으로, 추가 차입이나 인수금융 등을 통한 자금 조달 가능성도 거론된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근 화장품 브랜드들이 카테고리를 빠르게 확장하는 추세로 고효능 제품에 대한 수요도 커지고 있다"며 "아누아가 어느 정도 캐시카우 모델로 자리 잡아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생각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전했다.

닥터자르트는 2004년 설립된 K-뷰티 대표 브랜드다. 2019년 미국 에스티로더가 약 11억달러(당시 환율 기준 1조3000여억원)에 인수했다. 인수 당시 운영사 해브앤비의 매출은 6347억원, 영업이익은 1214억원에 달했지만 현재 시장에서 거론되는 몸값은 2000억원 안팎으로 폭락한 상태다. /닥터자르트
닥터자르트는 2004년 설립된 K-뷰티 대표 브랜드다. 2019년 미국 에스티로더가 약 11억달러(당시 환율 기준 1조3000여억원)에 인수했다. 인수 당시 운영사 해브앤비의 매출은 6347억원, 영업이익은 1214억원에 달했지만 현재 시장에서 거론되는 몸값은 2000억원 안팎으로 폭락한 상태다. /닥터자르트

다만 "닥터자르트가 인수 이후 기대만큼의 실적을 내지 못한 만큼 차별화된 브랜드 운영 전략이 필요하다"며 "최근 공격적인 투자 기조를 고려하면 단기적인 재무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 결국 인수 효과를 얼마나 빠르게 실적과 현금 창출로 연결하느냐가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관계자 역시 "닥터자르트가 과거 K-뷰티 더마코스메틱을 대표했던 브랜드인 만큼 브랜드 자산은 분명하지만 인수 이후 이를 얼마나 빠르게 다시 성장 궤도에 올려놓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더파운더즈 "다양한 사업 기회 검토"…"판관비 증가는 미래 위한 투자"

한편 더파운더즈 측은 인수설과 관련해 "시장의 다양한 사업 기회에 대해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있으나 현재 말씀드릴 수 있는 내용은 없다"고 말을 아꼈다.

지난해 수익성 하락에 대해선 "2025년은 북미·일본 등 주요 시장 마케팅 투자와 공격적인 인재 채용을 병행하며 외형 성장과 조직 인프라 구축을 동시에 추진한 시기"라며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고성장 시기임에도 약 18% 수준의 건전한 영업이익률을 유지하며 견고한 체력을 증명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선제적 투자와 회수를 반복하며 계단식으로 성장하는 구조를 지니고 있다"며 "향후 조직 안정화와 투자 효율화가 본격화되면 중장기적으로 구조적인 성장과 함께 수익성 역시 추가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판관비 증가는 마케팅과 영업, 제품 연구개발(R&D)는 물론 경영지원 전 영역에서 200명 이상의 신규 채용을 진행하며 조직 역량을 확대했기 때문"이라며 "인재 확보는 장기 성장을 위한 핵심 인프라 투자"라고 덧붙였다.

bsom1@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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