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국내 주요 기업 3·4세 오너 경영자들이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경영 수업을 넘어 그룹 차원의 공식 행보에 시동을 걸거나, 핵심 프로젝트를 진두지휘하는 등 조직 내 역할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1일 재계에 따르면 롯데그룹 3세이자 신동빈 회장의 장남인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은 이달 싱가포르에서 출범하는 한국 롯데웰푸드·일본 롯데제과 합작법인의 이사회 의장을 맡아 사업을 총괄할 예정이다. 그룹의 뿌리인 식품 사업으로 경영 활동 영역을 넓히는 것이다.
특히 이번 프로젝트는 신 회장이 공을 들이고 있는 '한일 원롯데 전략'의 일환이다. 신 회장은 정기적으로 '원롯데 식품사 전략회의'를 열어 두 회사 간 협력을 통한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주문해 왔다. 신규 법인은 한일 롯데 식품사의 아시아 사업을 총괄하며 글로벌 메가 브랜드 육성, 생산·판매 효율화, 신제품 공동 개발·출시, 신규 시장 전략적 진출 등을 추진한다. 신 실장은 한국과 일본 내수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되는 가운데, 해외에서 식품 사업과 관련해 새로운 성장 기회를 만들어 내야 하는 중책을 맡게 됐다.

1986년생인 신 실장은 노무라증권에서 경험을 쌓던 중 컬럼비아대학교에서 MBA를 취득한 후 롯데에 입사했다. 2022년 말 롯데케미칼 상무로 롯데 인사 명단에 이름을 올렸고, 추후 중장기 비전 수립 및 미래 성장 동력 발굴 업무를 수행하는 미래성장실을 이끌게 됐다. 올해부터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로서 박제임스 대표와 함께 그룹 바이오 사업도 책임지고 있다.
미래 사업 전략과 그룹 전체 방향성을 모두 아우르며 '차세대 오너'의 기반을 닦는 모습이다. 신 실장은 지난 2024년 지배구조 상단에 있는 일본 롯데홀딩스 사내이사로 선임됐고, 올해부터 그룹 전반의 비즈니스 혁신을 주도하는 전략컨트롤 조직도 이끄는 등 그룹 내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
차세대 오너로 주목받으며 빠르게 존재감을 키우고 있는 또 다른 인물은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 이선호 CJ그룹 미래기획그룹장이다. 1990년생인 그는 CJ제일제당(식품성장추진실장)에서 업무 경험을 쌓다가 지난해 지주사로 복귀했다. 이후 신설된 미래기획그룹장을 맡아 그룹의 미래 먹거리 발굴과 사업 투자 전략을 직접 챙기고 있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외부 노출이 거의 없었던 이 그룹장이 올해 공개적인 행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글로벌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6' 현장을 찾아 직접 산업 트렌드 변화를 살핀 데 이어, 이 회장의 글로벌 현장 경영에도 지속해서 동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이 회장의 미국 출장 일정을 함께 소화하며 세계 최대 소비 시장인 북미를 공략하기 위한 전략을 점검했다.

첫 공개 메시지를 내기도 했다. 구성원들을 향한 경영 메시지는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어 리더의 이미지를 굳히는 상징적 언어로 해석된다. 이 그룹장은 지난 4월 독립적으로 운영되던 스타트업 발굴·육성·투자 조직의 소통을 강화하는 취지로 타운홀 미팅을 열고 이종 산업 계열사 간 연결과 시너지를 주문했다. 그는 "오픈이노베이션 활동은 그룹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서로 연결돼야 한다"며 "각사 오픈이노베이션 조직 사이의 교류가 깊어질수록 더 많은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K그룹에서는 1989년생인 장녀 최윤정 SK바이오팜 전략본부장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바이오 사업에 무게를 두고 있으나, SK㈜ 소속(성장 지원 담당) 활동에도 적극적이란 평가다. 그는 지난달 방한한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만남에 함께하며 네트워킹 강화를 지원하기도 했다.
특히 최 본부장은 황 CEO의 딸 매디슨 황 엔비디아 수석이사와 긴밀하게 교류했다. 당시 그 모습을 놓고 재계에서는 "2세 리더들로 이어지는 두터운 인적 네트워크가 향후 두 회사의 미래 성장 동력이 결합되는 강력한 비즈니스 파트너십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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