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리밸런싱 7월 재개 확정, 韓 증시 비중 낮출까
  • 이한림 기자
  • 입력: 2026.06.30 00:00 / 수정: 2026.06.30 00:00
코스피 초호황에 실제 비중 30% 육박 관측도
김성주 이사장 "시장 충격 고려 극도로 신중히 행동"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올해 1월 한시적으로 유예했던 국내 주식 리밸런싱을 7월부터 재개한다. /더팩트 DB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올해 1월 한시적으로 유예했던 국내 주식 리밸런싱을 7월부터 재개한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국민연금이 올해 1월 국내 증시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도입했던 국내 주식 리밸런싱(자산배분 재조정) 한시적 유예 조치를 예정대로 종료한다. 7월 1일부터 리밸런싱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이에 코스피 시장에서 수조원대 연금발 매물 폭탄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난 23일 주요 사업과 하반기 계획을 설명하는 이사장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통해 7월 국민연금 리밸런싱 재개를 공식화했다.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이날 "지난 5월 말 기금운용위원회(기금위)에서 (리밸런싱) 한시적 유예 조치를 끝내고 7월부터 리밸런싱을 재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특히 이날 김 이사장은 국민연금이 리밸런싱을 재개하면 국내주식 비중을 조정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한 자산의 견해도 밝혔다. 원칙상 국민연금이 보유한 세부적인 국내주식 비중을 공개할 수는 없으나 그간 국내주식 비중을 수익을 위해 확대한 것이 아니며, 2027년부터는 줄이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계획이다.

김 이사장은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 비중을 인위적으로 늘린 것이 아니라, 주가 상승에 따라 평가액이 증가하면서 목표 비중을 넘어선 것"이라며 "5월 기금위에서 내년부터는 국내 주식 비중을 원래 계획대로 매년 0.5%포인트씩 줄여가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다만 이에 대해 국민연금 측은 매년 고정적으로 줄여나가는 것은 아니며, 향후 중기 자산배분 계획에 따라 재논의할 것이라며 다소 유연한 입장을 덧붙였다.

국민연금의 세부적인 주식 운용 현황은 비공개로 유지된다. 시장 충격을 줄이고 공공성 원칙을 지키기 위함이다. 시장은 그간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약 6% 수준으로 추산해 왔다.

그러나 올해 코스피가 유례없는 상승 랠리를 지속하면서 상황은 급반전됐다. 코스피가 지난 22일 장중 역대 최고치인 9300선까지 넘어서는 등 가파른 폭등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올해 상반기는 국민연금이 리밸런싱을 유예한 기간이다.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지난 23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통해 국민연금 리밸런싱 재개에 대한 계획을 밝혔다. 사진은 김 이사장의 국회의원 시절인 지난 2023년 2월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인터뷰를 하는 모습. /남윤호 기자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지난 23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통해 국민연금 리밸런싱 재개에 대한 계획을 밝혔다. 사진은 김 이사장의 국회의원 시절인 지난 2023년 2월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인터뷰를 하는 모습. /남윤호 기자

실제로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목표 비중은 자산 확대에 따라 지속해서 상향 조정되는 추세다. 국민연금 업무보고에 따르면 과거 14.9% 수준이던 국내 주식 목표 비중은 오는 2027년 20.8%까지 상향됐다. 여기에 지난 5월 기금위를 통해 결정한 자산배분 허용 범위가 최대 ±8.0%로 대폭 넓어지면서, 이론적으로는 최고 28.8%까지 국내 주식을 보유할 수 있는 구조를 갖췄다.

그런데도 증권가나 시장에서는 국민연금이 향후 국내 주식 비중을 줄일 것으로 보고 있다. 리밸런싱 유예 기간 동안 코스피가 천정부지 치솟으면서 연금이 보유한 주식 평가액이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났고, 이에 따라 실제 지분 비중이 이미 30% 선마저 넘어섰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어서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지수가 9000선을 웃돌 때 기계적 리밸런싱을 맞추기 위한 연기금의 매도 필요 규모만 수집조원에 달할 수 있다"며 "리밸런싱이 재개되면 초과 물량이 시장에 출회돼 단기적으로 코스피 대형주 중심의 수급 부담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최근 증시 변동성 속에서 국민연금이 이미 선제적으로 비중 조절에 나섰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매도 물량이 시장의 예상보다 더 분산돼 출회되거나 이미 상당 부분 소화됐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국민연금 역시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극도로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김 이사장은 "운용 시점과 규모, 방식은 세계 어느 연기금도 공개하지 않는다"며 "수익만을 좇는 민간 기관처럼 물량을 대거 쏟아내거나 저가 매수에 치중하기보다 시장 영향을 고려해 굉장히 신중하게 행동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kun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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