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 | 손원태 기자] 풀무원이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사업장인 '풀무원투게더' 설립 3주년을 맞아 취약계층 근로자의 자립심을 키우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장애인도 비장애인과 동등하게 일하며 급여를 받고, 이들의 경제적 독립을 조성해 사회 구성원이 되도록 담장을 허물었다.
25일 오후 찾은 경기 용인시 풀무원 물류센터에서는 장애인 근로자들의 구슬땀 현장을 마주할 수 있었다. 이곳에 자리를 튼 풀무원투게더 공장은 지난 2023년 6월 개관한 후 3년 넘게 쉬지 않고 가동되고 있다.
풀무원투게더 공장은 연면적 350평 규모로 조성됐고, 현재 34명의 장애인 근로자가 정규직으로 근무하고 있다. 이들의 주된 업무는 풀무원 제품에 들어갈 아이스팩 생산이다. 아울러 나또, 순두부, 연두부 등 풀무원 5개 품목의 포장 작업도 함께 수행한다. 이들의 손길로 정성껏 포장된 제품들은 각 가정으로 배송되거나, 대형마트 진열대에 오른다.
장애인 근로자들이 지난 3년간 생산한 제품만 총 900만개에 달한다. 이들 구성원의 면면도 다양하다. 지적 장애인 28명, 자폐성 장애인 2명, 청각·정신·뇌병변·지체 장애인은 각 1명으로 총 34명이 현장에서 뛰고 있다. 사회에서는 저마다 한계에 부딪히며 허들을 넘고 있지만, 이곳에서는 하나 된 마음으로 맡은 바 임무를 완수하고 있다.

풀무원투게더와 함께 근무하는 4명의 비장애인 근로자도 모두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이들은 장애인 근로자들이 업무 중 겪는 크고 작은 애로사항을 밀착하며, 직무지도와 심리상담으로 해결한다. 이러한 노력 덕에 풀무원투게더 근로자 전원은 만 3년의 근속연수를 기록 중이다. 특히 지난해 말 기준 누적 퇴사율은 5.7%에 불과해 장애인 근로자의 안정적인 근무 환경을 구축하고 있다.
풀무원은 지난 2022년 9월 한국장애인고용공단과 장애인 표준사업장 설립 협약을 맺었다. 이후 9개월의 준비 기간을 거쳐 장애인 일자리 창출을 위한 현재의 풀무원투게더 공장을 설립했다. 풀무원투게더 이름도 '다양한 사람들과 행복과 희망을 만들자'라는 의미를 담았다.
공장은 장애인 근로자의 이동 편의를 고려해 건물 출입구와 작업장 문턱을 최소화했다. 경사로와 자동문도 설치됐으며, 화장실도 공간을 넓게 만들었다. 시설 내 점자 안내와 유도 사인물도 마련해 비상상황 발생 시 장애인 근로자들의 빠른 대처를 돕는다. 작업 현장에는 자동 랩핑기와 높낮이 조절 작업대, 등받이 의자 등 보조기기도 들여놔 근골격계 부담도 줄였다.
김맹용 풀무원투게더 공장장은 "장애인들은 비장애인보다 일을 덜 하고 편의를 봐줄 것이라는 편견이 따라온다"라며 "통상적인 장애인 사업장은 사회복지사들이 복지 업무만 전담하지만, 이곳 사회복지사들은 생산 품목에서 담당자 역할을 해 조직 관리와 업무 분장도 맡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현장에서는 장애인 근로자들이 춘천공장에서 갓 입고된 순두부를 16개씩 소분하고, 포장하는 작업으로 분주했다. 이들은 띠지 조립과 물량별 분류, 제품 출고 등을 역할별로 수행했다. 작업 중 돌발 변수가 생기면 즉시 손을 들어 조장과 소통도 이어갔다. 반복적인 업무의 연장선이었으나, 모두가 리듬을 타듯 신속하게 움직였다.
풀무원투게더는 공단으로부터 장애인 근로자를 추천받아 채용하며, 업무 배치 전 약 50일간의 사전 훈련을 진행한다. 채용된 장애인 근로자들은 경기 성남과 용인, 광주 등지에서 통근버스로 출퇴근하며, 월 4만4000원의 복지 포인트를 받는다. 포인트는 공장 내 자판기에서 간식을 구매할 때 사용된다. 근무 시간은 오전·오후 4시간씩 2개 조로 운영되고, 쉬는 시간에는 컴퓨터 게임을 즐기거나 안마의자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또한 근로자의 의지나 역량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장애인 근로자에게도 8시간 근무 기회를 제공한다. 현재 34명의 장애인 근로자 중 13명이 8시간 전일제로 근무하고 있다. 이는 장애인 근로자도 비장애인과 동일한 시간 동안 근무하며, 더 많은 소득을 올릴 수 있음을 보여준다.
장애인 거주시설에서 33년간 생활하다 풀무원투게더 창립 멤버로 입사해 생산 조장에 오른 천선호씨(33)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그는 8시간 근무를 이어오며, 올해 4월 시설에서 독립해 홀로서기를 시작했다. 그는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카페 등 여러 사업장을 거쳤지만, 하루 8시간 동안 온전히 근무해 본 것은 풀무원투게더가 처음이라고 한다.
천씨는 "근무 시간을 늘리면서 소득이 증가해 오피스텔로 자립을 이루게 됐다"며 "돈을 열심히 모아 적금도 들고 있는데, 여행도 하고 집도 사려고 한다"고 소회를 전했다.

풀무원투게더는 이 같은 성과로 2024년 고용노동부와 공단이 주관하는 '올해의 편한 일터'로 고용노동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장애인에 친화적인 근무 환경을 조성해 편의시설을 구축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했다는 평가다. 또 '장애인 우수사업주'로 선정돼 중증·여성 장애인의 고용 확대와 장애 특성을 고려한 직무 개발, 안정적인 고용 유지 등도 전개하고 있다.
풀무원 관계자는 "풀무원투게더는 설계 단계부터 장애인 근로자의 편의를 생각하는 방향으로 공장을 세웠다"며 "최근에는 장애인 근로자의 직무역량을 높이기 위해 엑셀 등 외부 교육도 병행하고, 전 직원이 풀무원아카데미에 입소해 1박 2일 동안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어울리는 환경도 마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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