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이중삼 기자] 서울 집값 상승세·전월세 불안이 커지자 이재명 정부가 부동산 민심 대응에 나섰다. 최근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닥치고 지어야 한다"며 공급 부족 문제를 정면으로 거론한 데 이어 부동산 대책 수립 과정에서 국민 의견을 반영하기 위한 국민 대토론회 개최도 준비하고 있다. 이 대통령이 지난 8일 "세제·금융·규제·공급 대책을 조만간 한꺼번에 발표하려고 한다"고 예고한 이후 후속 작업이 본격화되면서 시장의 관심은 정부의 부동산 종합 처방에 쏠리고 있다.
현재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는 매매·전세·월세 가격이 동반 상승하는 '트리플 강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주택 공급 부족에 따른 임대차 시장 불안이 이어지는 가운데 집값 상승 기대까지 커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26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6월 넷째 주(22일 기준)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0.27%) 대비 0.30% 올랐다. 서울 집값 상승폭은 이달 들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첫 주 0.25%에서 둘째·셋째 주 0.27%를 거쳐 넷째 주에는 0.30%로 확대됐다.
지역구별로 보면 도봉구가 0.46% 올라 서울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고 성북구·구로구도 0.41%씩 뛰었다.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 역시 오름폭을 키웠다. 부동산원은 선호 단지와 개발 기대감이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매수 문의가 늘면서 상승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전셋값 오름세도 가파르다. 이번 주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전주보다 0.35% 상승했다. 이는 2013년 10월 이후 12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주간 상승률이다. 월세 역시 오름세를 보이며 세입자 부담을 키우고 있다. 부동산원은 "대단지·학군지·역세권 단지 중심으로 출회 매물이 소진되는 가운데 상승 계약이 이어지며 서울 전체가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경기에서는 규제를 받지 않는 지역을 중심으로 집값 상승세가 확산하고 있다.
◆ 李 "부동산 세제 등 핵심 사안 흔들림 없이 추진"

정부는 현 상황을 엄중히 바라보고 있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지난 24일 서울에서 열린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주택 문제가 저로서도 제일 어렵다. 전월세가 어렵다는 것도 알고 있다"며 "수급이 제일 중요하다. 닥치고 지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동산 문제는 초미의 관심을 받는 중요한 과제다. 정부 행정 역량을 총동원해서 계속 분석하고 있다"며 "시뮬레이션도 수백 번 하고 있다. 직접적인 이해관계를 가진 분들, 맘카페까지도 포함해서 정말 다양한 의견을 들으면서 신중하게 정책을 결정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공급 대책과 함께 부동산 세제 개편 필요성도 언급했다. 김 실장은 지난 20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보유세와 양도세를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것은 필요하고 옳은 방향"이라고 밝혔다.
실제 정부는 부동산 정책 수립 과정에서 여론 수렴에도 나설 방침이다. 업계에 따르면 다음 달 중 '부동산 국민 대토론회'가 열릴 예정이다. 관계 부처와 학계·업계 전문가·일반 국민이 참여하는 자리로 마련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업계는 세제 개편안을 포함한 부동산 종합 대책이 다음 달 말 발표될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최근 서울 집값 상승과 전월세 불안은 공급 부족 우려가 누적된 결과라는 인식이 시장에 확산하고 있다"며 "정부가 공급과 세제·금융 정책을 함께 손보겠다고 밝힌 만큼 시장은 정책 방향보다 실제 실행 계획과 공급 물량 규모를 주목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지난 25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 모두발언에서 "임기 2년 차인 지금부터는 주요 국정 과제의 제도화로 민생 향상과 사회구조 개편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한다"며 "이 과정에서 우리 사회 미래를 위해 꼭 필요한 과제에 대해서는 토론과 설득을 통해 개혁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의 폭넓은 이해와 동의를 모아 초과세수의 미래지향적 활용과 부동산 세제·노동과 연금 개혁·과감한 지방 발전 전략 등 핵심적인 사안들을 흔들림 없이 강력하게 추진해 나가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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