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토크<상>] 식당노동자도 본사와 교섭?…노란봉투법 덮친 완성차·조선업계
  • 황지향 기자
  • 입력: 2026.06.21 00:00 / 수정: 2026.06.21 00:00
노동위, 현대차·한화오션 하청노조 손…원청 직접교섭 요구 확산
차·조선 넘어 제조업 전반 영향 촉각…기업 노무관리 부담 ↑
울산지방노동위원회가 현대차 하청노조가 제기한 사용자성 인정 사건에서 원청의 사용자성을 인정했다. 전국금속노동조합이 15일 울산지노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는 모습. /전국금속노조
울산지방노동위원회가 현대차 하청노조가 제기한 사용자성 인정 사건에서 원청의 사용자성을 인정했다. 전국금속노동조합이 15일 울산지노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는 모습. /전국금속노조

[더팩트ㅣ정리=황지향 기자] 한 해의 절반이 지나가는 6월 중순, 낮 기온이 30도를 웃도는 초여름 날씨가 이어지는 가운데 경제계에서는 좀처럼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할 변수들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습니다.

산업 현장에서는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노사 관계의 변화가 본격화하는 모습입니다. 노동위원회가 현대자동차와 한화오션 등 원청 기업의 사용자성을 인정하면서 완성차와 조선업계를 중심으로 원·하청 교섭 구조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는데요. 경영계는 제조업 전반으로 파장이 확산될 수 있다며 노무 부담 증가를 우려하고 있습니다.

물가를 둘러싼 불확실성도 여전합니다. 중동 긴장 완화와 국제유가 안정세에도 불구하고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고유가의 후행 효과와 고환율, 임금 상승 압력 등을 이유로 물가와의 싸움이 끝나지 않았다고 경고했습니다. 하반기 물가 흐름을 둘러싼 변수들이 여전히 산적한 가운데 시장의 경계감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 현대차도 한화오션도 하청 사용자성 인정…노란봉투법이 바꾼 노사풍경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원청 기업의 사용자성을 인정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고요?

-네 그렇습니다. 개정 노동조합법 2·3조, 이른바 노란봉투법이 지난 3월 시행된 이후 노동위원회가 원청 기업의 사용자성을 인정하는 판정이 잇따라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 15일 울산지방노동위원회는 현대자동차 하청노조가 제기한 교섭요구 사실공고 시정신청 사건에서 현대차를 실질적인 사용자로 인정했습니다. 이 사건은 금속노조 산하 현대차 하청노조 10곳은 현대차를 상대로 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하고 단체교섭에 응하라고 요구한 사건입니다. 완성차 업계에서는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처음 나온 사용자성 인정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습니다.

-하청 노조에는 어떤 직군의 노동자들이 포함돼 있나요?

-단순 생산직뿐 아니라 다양한 직군이 포함돼 있습니다. 공장과 연구소 물류 업무를 담당하는 현대차비정규직지회는 물론이고, 구내식당을 운영하는 현대그린푸드지회, 공장 경비를 맡는 현대차보안지회, 차량 판매 업무를 담당하는 자동차판매연대지회 등 비제조 직군도 포함됐습니다.

-같은 날 조선업계에도 비슷한 노동위의 사용자성 인정 사례가 있었다고요?

-네. 15일 중앙노동위원회도 한화오션 사내하청 노동자들로 구성된 금속노조 웰리브지회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웰리브지회는 한화오션 사업장 내에서 구내식당 운영과 세탁, 통근버스 운행 등을 담당하는 노동자들입니다. 중노위는 초심 판단을 유지하면서 한화오션의 원청 사용자성을 명시적으로 인정했습니다.

-경영계 반응은 어떻습니까?

-경영계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고용노동부가 개정 노조법 해석지침에서 '공장 구내식당과 같은 업무는 원청의 구조적 통제 사례가 아니다'라고 예시한 바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사용자 범위가 지나치게 확대될 경우, 원청 기업의 책임과 부담이 크게 늘어날 수 있어 재계 전반이 노사 이슈로 흔들릴 수 있다고 강하게 우려했습니다.

-이런 판정이 기업들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원청의 사용자성이 인정되며 기업들의 노사관리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노란봉투법은 근로계약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근로조건에 실질적·구체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면 사용자로 볼 수 있도록 규정하는데요. 앞으로 하청노조들이 원청 기업에 직접 교섭을 요구하는 사례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이미 노동위에 쌓인 하청의 원청 교섭요구 건은 약 1100여 건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자동차와 조선처럼 사내하청 비중이 높은 업종에서는 원·하청 교섭 구조가 더욱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하>편에서 계속

hya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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