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토크<하>] "안심은 이르다" 신현송 경고한 이유?…변수는 물가
  • 황지향 기자
  • 입력: 2026.06.21 00:03 / 수정: 2026.06.21 00:03
유가 떨어졌는데 왜?…한은, "물가 충격 이제 시작"
반도체 호황의 역설…임금, 물가 자극 우려 키워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1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2026년 상반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김태환 기자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1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2026년 상반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김태환 기자

☞<상>편에 이어

[더팩트ㅣ정리=황지향 기자] ◆ "유가 내려도 끝난 게 아니다"…신 총재의 물가 경고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최근 물가와 관련해 강한 경고 메시지를 내놨다고요?

-그렇습니다. 신 총재는 최근 한국은행 창립기념사와 물가설명회 등을 통해 물가 안정에 대한 경계심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중동 긴장이 완화되고 국제유가도 일부 내려왔지만 물가가 안정 국면에 들어섰다고 판단하기는 이르다는 의미입니다. 특히 유가 충격의 후행 효과와 고환율, 임금 상승 압력 등이 남아 있어 물가가 예상보다 오래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국제유가가 하락하는데도 물가를 걱정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유가와 물가가 항상 동시에 움직이는 것은 아닙니다. 유가가 오르면 석유류 가격은 빠르게 반영되지만 생산비와 물류비 상승은 시차를 두고 다른 품목 가격에 영향을 미칩니다. 한국은행은 이번 유가 충격이 하반기 공산품과 서비스 가격으로 번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이 가장 우려하는 물가 변수는 무엇인가요?

-유가와 환율입니다. 국제유가가 전쟁 이전 수준으로 복귀하지 못한 상황에서 원·달러 환율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원화 약세와 고유가가 동시에 이어지면 수입물가 부담이 커지고 이는 소비자물가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생활물가 부담도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맞습니다. 식료품과 외식비, 석유류처럼 자주 소비하는 품목의 가격 상승폭이 크기 때문입니다. 특히 저소득층일수록 필수 지출 비중이 높아 체감 물가 부담이 더 크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한국은행도 생활물가가 전체 소비자물가보다 높은 흐름을 보이는 점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하반기 물가 전망은 어떻습니까?

-한국은행은 하반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 안팎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근원물가 역시 2%대 중후반 수준이 예상됩니다. 물가가 목표치인 2%로 빠르게 내려오기보다 상당 기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입니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4월 2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박상민 기자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4월 2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박상민 기자

◆ 반도체 호황도 변수…'임금발 물가' 가능성 주목

-신 총재가 유가 충격의 시차 효과를 강조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과거 사례 때문입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에도 국제유가가 하락한 이후 가공식품과 외식비, 공업제품 가격 상승이 뒤늦게 나타났습니다. 한국은행은 이번에도 유가 상승의 간접 효과가 약 6개월 정도 시차를 두고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최근 반도체 업황 개선도 물가 변수로 거론되던데요.

-그렇습니다. 반도체 기업을 중심으로 성과급과 임금 인상 규모가 확대되고 있습니다. 만약 이런 흐름이 다른 산업으로 확산되면 소비가 늘고 서비스 수요도 증가할 수 있습니다. 동시에 기업의 인건비 부담이 커지면서 가격 인상 압력도 높아질 수 있습니다.

-임금 상승도 물가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의미인가요?

-그렇습니다. 임금 상승 자체는 긍정적이지만 생산성 증가 속도보다 임금이 더 빠르게 오르면 물가를 자극할 수 있습니다. 한국은행은 비용 증가와 소비 확대가 동시에 발생하는 '2차 파급효과'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습니다.

◆ "물가와의 싸움 끝나지 않았다"

-그렇다면 금리 인상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봐야 할까요?

-물가 흐름에 따라 가능성은 남아 있습니다. 신 총재 역시 물가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강조하고 있습니다. 물가가 예상보다 높게 유지되거나 기대인플레이션이 다시 오를 경우 통화정책 대응 필요성이 커질 수 있습니다.

-환율도 중요한 변수라고요.

-그렇습니다. 원화 가치가 약세를 보이면 수입 원가가 상승하고 이는 국내 물가를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특히 에너지와 원자재 수입 비중이 높은 한국 경제에서는 환율 변동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히 큽니다.

-결국 신 총재가 시장에 전달하려는 메시지는 무엇입니까?

-핵심은 '안심은 이르다'는 것입니다. 유가가 일부 하락했다고 해서 물가 우려가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고유가의 후행 효과와 고환율, 임금 상승 압력 등이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신 총재는 물가가 목표 수준으로 안정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는 점을 시장에 경고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hya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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