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이중삼 기자] 수도권 집값은 오르고 전세난은 더 심해질 전망이다. 주택 공급 부족의 후폭풍이 본격화하고 있어서다. 반면 지방은 미분양 적체와 수요 부진에 발목이 잡혀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건설·부동산 시장을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로 '공급 부족'과 '양극화 심화'를 꼽았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은 지난 18일 서울 강남구 건설회관에서 '2026년 하반기 건설·부동산 경기 전망 세미나'를 열고 이 같은 전망을 내놨다.
건산연에 따르면 올해 1~5월 전국 주택 매매가격은 1.0% 상승했다. 하반기에도 상승 흐름이 이어지면서 연간 기준 2.5%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수도권은 연간 4.5% 상승하는 반면 지방은 0.5% 상승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수도권과 지방의 온도 차는 더욱 뚜렷해질 전망이다. 건산연은 수도권 집값 상승 배경으로 신규 입주 물량 감소와 전세가격 상승·신축·우량 입지 선호 현상·금융자산 가격 상승에 따른 매수 여력 개선 등을 꼽았다. 반면 지방은 미분양 적체와 인구 감소·수요 위축 등의 영향으로 회복세가 제한될 것으로 분석했다.
김성환 건산연 연구위원은 "올해 주택시장은 수도권 상승 압력이 우세한 가운데 지방은 대표 입지와 비선호 지역 간 차별화가 확대되는 흐름이 예상된다"며 "대출 관리와 공급 확대·정비사업 규제 완화 등 정책 조합에 따라 가격 상승 경로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집값보다 더 큰 불안 요인으로는 전세시장이 꼽힌다. 건산연은 2023년 착공 감소의 후행 효과가 본격화하고 올해 이후 입주 물량도 줄어들면서 전세가격 상승 압력이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여기에 1주택 실거주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면서 전세 매물 부족 현상이 심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전셋값 상승은 월세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 올해 하반기 시장…"공공 중심 제한적 회복"

건설시장에서도 공급 위축의 흔적은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건산연은 올해 하반기 건설경기를 '공공 중심의 제한적 회복'으로 진단했다. 공공수주는 지난해 65조3000억원에서 올해 74조9000억원으로 14.7%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SOC 예산 확대와 공공 발주 조기 집행 효과가 영향을 미쳤다.
반면 민간 부문 회복은 더디다. 민간 수주는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민간 비주거 수주는 전년 대비 9.9%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지방 사업장의 수익성 악화와 미분양 누적, PF 시장 위축 등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더 큰 문제는 수주 회복이 실제 공급 확대로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5년간 인허가와 착공 간 누적 면적 격차는 1억9090만㎡에 달했다. 연평균 착공 면적의 1.8배 규모다. 공사비 급등에 따른 사업성 악화와 PF 심사 강화·지방 미분양 누적 등으로 사업이 멈추거나 지연된 사례가 적지 않다는 설명이다.
이지혜 건산연 연구위원은 "공공과 토목 부문이 건설경기의 하방을 일정 부분 보완하겠지만 민간 비주거와 지방·중소업체 중심의 체감 회복은 여전히 제한적일 것"이라며 "공공 집행력 제고와 실수요 기반 사업 금융 지원, 지역 균형발전 투자 확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내년 이후 공급 부족 문제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수주 회복이 착공과 입주 증가로 이어지지 못할 경우 수도권 집값 상승 압력은 더욱 커지고 전세난도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하반기 시장의 최대 변수는 공급"이라며 "수도권과 지방의 양극화 역시 이 부분이 명확히 해소되지 않는 한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한편 이충재 건산연 원장은 이날 개회사에서 "건설·부동산 정책은 단기 대응을 넘어 시장 안정과 경쟁력 제고를 동시에 추구해야 한다"며 "원활한 자금 공급과 지역 경기 회복·노후 인프라와 미래형 주거환경 구축 등 정책 과제도 차질 없이 추진돼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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