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장혜승 기자] 일론 머스크의 우주항공기업 스페이스X가 상장 후 3거래일 연속 강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국내 우주항공 상장지수펀드(ETF)들은 편입 시점에 따라 각기 다른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상장 첫날부터 편입에 나선 ETF는 수익률 상위권에 포진했지만 편입하지 않은 상품은 부진한 성과를 보였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미국우주테크액티브 ETF'는 16일 전 거래일 대비 4.87% 오른 1만2285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 미국우주항공도 전 거래일 대비 4.47% 오른 1만2505원에 마감했다. 두 상품은 스페이스X 상장 당일인 12일(현지시간) 장내 매수나 사전 특별 편입 규정 등을 활용해 종목 비중을 25%대로 담았다는 공통점이 있다. 두 상품 모두 미국 우주항공 ETF 중 수익률 상위권을 차지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미국우주테크 액티브는 15일 스페이스X를 전체 자산의 26.41% 비중으로 편입했다가 17일에는 비중을 30.97%까지 늘렸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 미국우주항공도 15일 스페이스X를 25.08%로 편입했다가 이날 28.06%까지 확대했다.
같은 우주항공 테마여도 스페이스X 편입 여부에 따라 성과가 갈리는 모습이다. 한화자산운용의 'PLUS 우주항공'(3.49%),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글로벌AI액티브 ETF'(2.12%) 등 스페이스X 물량을 선제적으로 확보한 상품들은 16일 일제히 강세 마감했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이 스페이스X를 25%까지 편입해 16일 상장한 'KIWOOM 미국우주데이터센터인프라' ETF도 같은 날 2.45% 상승 마감했다.
반면 국내에서 가장 많은 자금이 몰렸던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미국우주테크 ETF'는 16일 전 거래일 대비 3.47% 떨어진 1만2370원에 마감했다. 이 상품은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ETF 구조상 지수 산출기관 규칙에 따라 16일(현지시간) 종가 기준 편입을 완료해 17일에 반영한다. 하나자산운용의 '1Q 미국우주항공테크'는 다음 달 3일 편입을 앞두고 있다. 이 상품의 수익률은 -3.47%를 기록했다.
각 상품의 운용 전략과 기초지수 방법론에 따라 매수 시점이 엇갈리면서 각기 다른 성적표를 받아든 것으로 분석된다. 액티브 ETF는 운용역 판단에 따라 유연하게 종목을 담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패시브와 달리 기초지수 편입을 기다리지 않고 상장 당일부터 스페이스X를 편입해 시장 변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
패시브 ETF는 기초지수 편입 규칙에 따라 스페이스X 매수 시점이 상이하다. 신한자산운용의 SOL 미국우주항공TOP10은 상장 1거래일 후(T+1) 규정에 따라 15일 미국 정규장에서 매수에 나섰다. 우리자산운용의 WON 미국우주항공방산은 기초지수 리밸런싱이 이뤄지는 오는 9월에 편입할 예정이다.

패시브 상품이여도 삼성자산운용의 KODEX 미국우주항공처럼 상장 당일 편입할 수 있는 상품도 있다. 기초지수 방법론상 신규 상장 종목이 유관 산업을 영위할 때 지수위원회 검토를 거쳐 편입할 수 있는 규정을 활용했다.
다만 분산 투자하는 ETF의 특성상 스페이스X 상장의 수급 '블랙홀' 영향을 유의해야 한다. 스페이스X가 올라도 포트폴리오 내 다른 종목이 하락하면 전체 수익률은 낮아진다. 당장 16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로켓랩은 -4.23%, AST 스페이스모바일은 -6.08%, 인튜이티브머신스는 -9.32% 하락 마감했다. 국내 상장 미국우주항공 ETF들도 이 종목들을 편입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스페이스X가 급등했더라도 다른 우주항공주를 팔아 스페이스X에 들어가려는 수요에 따라 주가 향방을 주시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스페이스X는 흥행에 성공했지만 로켓랩(RKLB) 등 우주·위성 섹터에 대해서는 수급 블랙홀 효과에 의해 전면적으로 셀오프(대량 매도)가 발생했다"며 "향후 거래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안소은 KB증권 연구원 또한 "스페이스X는 상승 마감하며 시장 전반의 투자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했지만 스페이스X라는 투자 대안이 등장하면서 우주 관련 투자 자금 내에서 스페이스X 비중을 늘리려는 자금 재배치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