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품은 업스테이지, AI 에이전트 '승부수'…"상장 레이스 본격화"
  • 최문정 기자
  • 입력: 2026.06.17 00:00 / 수정: 2026.06.17 00:00
범용 에이전트 플랫폼 '타임리'·포털 '다음' 인수로 외형 확장
누적 투자액 7300억원…'소버린 AI' 수요 대응
김성훈 업스테이지 대표가 지난 16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업스테이지 컴퍼니 출범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최문정 기자
김성훈 업스테이지 대표가 지난 16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업스테이지 컴퍼니' 출범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최문정 기자

[더팩트ㅣ최문정 기자] 국내 최초 인공지능(AI) 유니콘 기업 업스테이지가 포털 '다음'과 범용 AI 에이전트 플랫폼 '타임리'를 동시에 품으며 기업간거래(B2B)를 넘어 이용자 대상 서비스로 영역을 확장한다. 업스테이지는 이러한 외연 확장을 통해 향후 기업공개 절차에도 박차를 가한다는 구상이다.

17일 IT업계에 따르면, 업스테이지는 전날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미디어 데이'를 열고 자체 AI를 중심으로 일반 사용자, 에이전트까지 아우르는 '업스테이지 컴퍼니'의 출범을 선언했다. 업스테이지 컴퍼니는 업스테이지를 중심으로 최근 인수 절차를 마친 포털 다음 운영사 AXZ와 범용 AI 에이전트 플랫폼 타임리로 구성된다.

김성훈 업스테이지 대표는 "한국을 포함해 미국, 일본 등 전 세계 200여 개 이상 기업이 업스테이지 AI를 도입하고 있다"며 올해 상반기 신규 계약액이 이미 전년도 전체 실적을 넘어섰다"고 운을 뗐다. 또한 업스테이지가 최근 국민성장펀드 첨단전략기금 1000억원 투자 등을 포함해 누적 투자 7300억원을 유치하며 국내 AI 소프트웨어 중 처음으로 유니콘 반열에 올랐다고 강조했다.

업스테이지는 향후 독자 AI 모델 '솔라', AI 에이전트 플랫폼 '타임리', 포털 사이트 '다음'의 삼각편대를 구성해 폭발하는 AI 에이전트 수요 대응에 나선다는 목표다.

김 대표는 "단순히 AI 챗봇과 대화하는 시대는 이미 지나갔다"며 "이제는 지능을 넘어 행동하는 에이전트가 모든 비즈니스의 중심이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와 같은 청사진의 핵심은 업스테이지 자체 파운데이션 AI 모델 '솔라'다. 업스테이지는 이달 말 '솔라 오픈 2' 프리뷰 버전을 공개한다. 다음 달 중에는 상용 모델인 '프로4'를 출시한다.

특히 정부의 '독자 파운데이션 AI 모델'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개발 중인 솔라 오픈2 프리뷰 버전은 AI 성능평가기관 아티피셜 애널리시스 인텔리전스 지수(AAII)에서 44.4점을 기록했다. 이는 앤트로픽 '클로드 소넷 4.6'과 오픈AI 'GPT-5' 수준과 견줄 수 있는 성과다. 특히 에이전트 역량(타우2-벤치:τ²-bench 기준)은 98%를 달성해 최근 미국 행정부가 외국인 접근을 제한한 앤트로픽 최상위 모델 '페이블 5'(98.5%)와 비슷한 성능을 보였다.

김 대표는 "한국은 하드웨어부터 소프트웨어, 응용 서비스까지 모두 갖춘 AI 강국으로, 미·중 기술패권 속에서도 전략적 수혜를 누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미 행정부의 앤트로픽 ‘페이블 5’ 외국인 접근 차단 등 글로벌 AI 접근성에 제약이 커지는 가운데, 전 세계를 잠재 고객으로 한국의 소버린 AI를 키워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대환 타임리 대표가 지난 16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업스테이지 자체 AI 모델 솔라를 결합한 AI 에이전트 플랫폼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최문정 기자
김대환 타임리 대표가 지난 16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업스테이지 자체 AI 모델 '솔라'를 결합한 AI 에이전트 플랫폼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최문정 기자

업스테이지는 최근 인수한 AI 에이전트 플랫폼 기업 타임리와의 협업도 본격화한다. 타임리는 솔라를 포함한 다양한 언어모델을 기반으로 이미지·영상 생성, 문서 변환 등 업무에 필요한 모든 에이전트를 하나의 경험으로 통합 제공한다. 현재 전국 지자체, 공공·교육기관 등 600여 개 기관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다.

김대환 타임리 대표는 "타임리는 별도 코딩 없이 클릭 한 번으로 현업에 즉시 투입할 수 있어 누구나 자신만의 업무 환경을 손쉽게 구축할 수 있다"며 "개인의 AI 활용 경험을 조직 전체가 공유하는 자산으로 전환해주는 것이 핵심"이라고 밝혔다.

이건수 AXZ 대표가 지난 16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미디어 데이에서 차세대 AI 포털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최문정 기자
이건수 AXZ 대표가 지난 16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미디어 데이에서 '차세대 AI 포털'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최문정 기자

업스테이지는 최근 카카오로부터 지분 인수를 마무리 지은 포털 다음(운영사 AXZ)을 중심으로 첫 B2C 서비스 제공에도 나선다. 특히 솔라 모델을 다음에 붙여 '차세대 AI 포털'로의 전환을 이끈다는 구상이다.

다음은 1995년 출범한 국내 최장수 포털 사이트지만, 최근에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인터넷트렌드에 따르면, 지난해 다음의 국내 검색시장 점유율은 2.94%로 4위에 그쳤다. 같은 기간 1위 네이버가 62.86%, 2위 구글이 29.55%의 점유율을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은 우선 업스테이지 AI 모델을 기반으로 30여 년간 축적된 다음의 고품질 데이터와 주간 1000만명 이상이 사용하는 주요 서비스에 AI를 결합한다는 목표다. 특히 이전의 포털이 키워드 검색으로 링크를 나열하는 방식이었다면, 앞으로는 AI 에이전트가 키워드와 맥락을 스스로 조합해 답을 내는 '하이브리드 검색'이 주류가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다음 운영사 AXZ는 곧 'AI 오버뷰' 기능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는 구글 검색의 'AI 개요'와 네이버의 'AI 브리핑'처럼 사용자가 일일이 답을 찾는 대신 에이전트가 검색부터 답변까지 자동으로 정리해 주는 기능이다.

이건수 AXZ 대표는 "글로벌 AI와 직접적으로 경쟁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고, 다음의 경우, 국내 경쟁사도 있다"며 "AI 오버뷰를 통해 직접적으로 판을 뒤집기 보다는, 사용자들의 수요에 대응하고, 작은 승리를 여러 개 만드는 것을 우선시하려고 한다"고 현실적인 목표를 밝혔다.

AXZ는 단순 정보성 검색을 넘어 쇼핑·맛집·여행·부동산 등 분야별로 특화된 버티컬 검색에서 강점을 찾는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각 분야별 전문 기업과의 제휴를 통해, 업스테이지 AI 모델과 다음의 검색엔진, 파트너사의 데이터를 결합할 계획이다. 또한 에이전트가 특정 키워드 기반 시간대별 뉴스 알림이나 시장 동향 등 토픽별 정리를 자동으로 수행할 수 있을 전망이다. 또한 페이지 내에서 맥락 기반 질의응답이 가능해져, 부동산 관련 기사를 보며 다음 페이지 안에서 AI와 대화를 이어갈 수 있다.

업스테이지는 자체 AI 모델 솔라의 경쟁력에 AI 에이전트 플랫폼 타임리를 통한 B2B 시장, 포털 다음을 통한 B2C 시장 공략에 각각 나선다는 목표다. 사진은 지난 16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미디어 데이에서 질의응답을 받고 있는 김성훈 업스테이지 대표(왼쪽부터), 진윤정 업스테이지 최고재무책임자(CFO), 이건수 AXZ 대표, 김대환 타임리 대표의 모습이다. /최문정 기자
업스테이지는 자체 AI 모델 '솔라'의 경쟁력에 AI 에이전트 플랫폼 '타임리'를 통한 B2B 시장, 포털 '다음'을 통한 B2C 시장 공략에 각각 나선다는 목표다. 사진은 지난 16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미디어 데이에서 질의응답을 받고 있는 김성훈 업스테이지 대표(왼쪽부터), 진윤정 업스테이지 최고재무책임자(CFO), 이건수 AXZ 대표, 김대환 타임리 대표의 모습이다. /최문정 기자

업스테이지는 이러한 청사진을 통해 AI 시대의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른 '토큰'으로 수익성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AI 토크노믹스'는 특정 회사의 AI 모델이 얼마나 많은 토큰을 생산할 수 있느냐가 수익을 결정한다는 개념이다.

업스테이지 컴퍼니는 'AI 토크노믹스'를 핵심 수익 모델로 제시했다. 자사 모델로 얼마나 많은 토큰이 소비되느냐가 곧 수익을 결정한다는 뜻으로, 다음 인수의 핵심 배경도 여기에 있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다음 하루 방문자 1000만명이 검색을 10번씩 하면 1억 쿼리(사용자 요청 단위)가 나오고 그걸 토큰으로 처리한다면 기존보다 훨씬 많은 토큰이 발생한다"며 "다음 인수가 단순 플랫폼 확장이 아닌 토큰 소비 기반의 수익 구조를 키우기 위한 전략적 선택인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어 "에이전트가 많이 공급돼 토큰이 활성화되는 것만이 모든 AI 풀스택 회사가 함께 성장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타임리와 다음을 인수하며 덩치를 키운 업스테이지는 기업공개(IPO)를 위한 절차에도 속도를 낸다는 구상이다. 업스테이지는 지난해 12월 미래에셋증권을 상장 주관사로 선정했다. 최근에는 외국계 투자은행 UBS도 주관사에 추가했다. IT업계 등에 따르면 업스테이지는 이르면 올해 하반기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업스테이지 컴퍼니의 탄생은 국내 최초로 강력한 AI 모델과 에이전트, 그리고 모두가 쓰는 플랫폼을 하나로 잇는 의미 있는 첫걸음"이라며 "기업을 위한 AI를 넘어 모두를 위한 AI 시대를 열어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업스테이지는 최근 하정우 전 대통령실 AI미래기획수석의 지분 논란에 대해 다시 한번 선을 그었다.

김 대표는 "현재 하 전 수석은 업스테이지 주식을 한 한 주도 갖고 있지 않다"며 "기존 지분은 모두 청산됐으며, 현재 회사나 주주 관계 측면에서 아무런 연관이 없다"고 밝혔다.

jay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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