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장혜승 기자] 미국 우주항공 기업 스페이스X가 상장 첫날 20% 가깝게 급등하며 화려한 데뷔전을 마쳤다.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도 우주 테마 상품에 대한 투심이 커지고 있지만 스페이스X의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국내 인수단으로 참여한 미래에셋증권이 최종 물량을 배정받지 못하면서 차질이 생겼다. 일부 ETF는 스페이스X 공모주를 편입하려던 당초 계획이 무산되면서 우회 투자 방법에 시장의 이목이 쏠린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2일(현지시간) 나스닥에 상장된 스페이스X는 공모가 대비 19.34% 오른 161.1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공모가는 주당 135달러였으며 장중 한때 176.52달러까지 치솟았다.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2조달러를 넘어서며 단숨에 글로벌 기업가치 6위로 올라섰다.
다만 지난해 매출 기준 스페이스X의 주가매출비율(PSR)은 93.6배로 높지만, 순이익은 적자 전환 상태다. 이에 과도한 밸류에이션과 대규모 자본지출 부담에 대한 우려가 공존하고 있다.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한껏 반영된 고PSR 공모주는 상장 첫날 성과는 좋았지만 장기 성과는 부진한 경우가 많았다는 점도 근거로 제시된다. 미국 플로리다 대학의 제이 리터 교수가 1980년 이후 매년 발표하는 '기업공개 업데이트 통계'에 따르면 상장 후 3년 수익률이 50%를 상회한 기업은 36.9%에 그쳤다. 반면 3년 후 공모가 대비 50% 이상 하락한 기업은 22.7%에 달했다.
첫날 주가도 장중 공모가 대비 30% 넘게 치솟는 등 변동성이 컸던 만큼, 국내 투자자가 상장 직후 직접 담기엔 부담이 적지 않다는 평가다. 이에 국내 우주 테마 ETF가 우회 투자 수단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미 국내외 우주 테마 ETF에 수급이 몰리며 스페이스X 상장 기대감은 달아오른 상태다. 올해 들어 국내 우주 관련 ETF로 3조5000억원, 미국 상장 우주 ETF에는 40억8000달러가 순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자산운용사들이 IPO 물량 확보에 실패한 이후 장내 매수에 나서면서 이미 스페이스X를 편입한 ETF들도 대거 늘어났다.
가장 공격적으로 스페이스X를 편입한 상품은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미국우주테크액티브'다. 해당 상품은 스페이스X를 전체 자산의 26.41% 비중으로 편입했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 미국우주항공'은 스페이스X를 25.08% 비율로 편입해 그 뒤를 이었다.
같은 스페이스X 편입 ETF라도 실제 편입 규모는 상품별로 상이하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의 'TIME 글로벌우주테크&방산액티브'는 3.51%, 'TIME 미국나스닥100액티브'와 'TIME 글로벌AI인공지능액티브'의 편입 비중은 각각 1.01%, 0.68% 수준이었다.
당초 국내 자산운용사들은 미래에셋증권을 통해 스페이스X IPO 물량을 선제적으로 확보한 뒤 운용 중인 주요 상장지수펀드(ETF)에 편입할 예정이었으나 대표 주관사인 골드만삭스의 최종 미배정으로 결국 무산됐다. 이후 운용사들은 상장 첫날 장내 매수를 통해 스페이스X 편입에 나섰다.

나스닥100 ETF도 중장기 간접 투자 수단으로 고려해봄직하다. 스페이스X는 상장 후 규모와 유동성 요건을 충족하면 15거래일이 지난 다음달 초 나스닥100 편입이 예상된다. TIGER 미국나스닥100, KODEX 미국나스닥100 등 국내 상장 나스닥100 ETF는 향후 지수 리밸런싱을 통해 스페이스X를 일부 담게 될 가능성이 있다.
이주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스페이스X는 나스닥100과 러셀1000, MSCI 등 주요 지수 편입이 예정돼 있어 상장 이후 패시브 자금 유입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유통주식 비율이 단계적으로 확대될수록 주요 지수 내 비중도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해외 ETF를 직접 매수하는 방법도 있다. 미국 시장에선 스페이스X 조기 편입 가능성이 거론되는 우주 전문 ETF 중 UFO와 특수목적법인(SPV)을 통해 스페이스X 지분을 일부 보유한 NASA 등이 시장의 이목을 끌고 있다. NASA는 액티브로 운용한다는 점도 변동성 확대 국면에서 장점이라는 평가다. 스페이스X의 일간 수익률을 2배 또는 역방향 2배로 추종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도 거래를 시작할 예정이다.
다만 증권가와 자산운용업계 전문가들은 스페이스X 투자 시 비싼 밸류에이션과 변동성을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조승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스페이스X를 포함한 우주 관련 ETF는 주가 변동성 확대 국면을 활용해 주가 조정시 분할 매수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남용수 한국투자신탁운용 ETF운용본부장은 "스페이스X가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보면 비싼 건 사실이기 때문에 이 점을 염두에 두고 투자해야 한다"면서도 "스페이스X의 매출은 위성통신에서 많이 나오고 있고 AI데이터센터는 구글, 앤트로픽과 계약해서 매달 몇조원 이상씩 현금 흐름이 생기면 PSR이 지금보다는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