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실적 한파에 노조 리스크까지…시험대 오른 이보룡 리더십
  • 문은혜 기자
  • 입력: 2026.06.15 11:05 / 수정: 2026.06.15 11:17
이보룡 대표 체제 반년
실적, 재무, 노사 리스크 부각…위기 대응 전략 주목
이보룡 현대제철 대표이사 사장이 26일 열린 제61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현대제철
이보룡 현대제철 대표이사 사장이 26일 열린 제61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현대제철

[더팩트 | 문은혜 기자] 현대제철이 실적 부진과 대외 불확실성, 노사 갈등까지 겹치며 복합적인 위기에 직면했다. 취임 반년을 넘긴 이보룡 대표이사 체제가 본격 시험대에 오른 모양새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보룡 대표 취임 이후 현대제철이 받아든 첫 성적표는 시장 기대치를 하회했다.

현대제철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5조7397억원, 영업이익 15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2% 늘고 영업이익은 지난해 1분기 190억원 손실에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다만 전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액은 4.6%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63.7%나 감소했다. 특히 1분기 영업이익은 시장에서 기대한 금액에 한참 미치지 못했다. 증권가 컨센서스는 560억원 수준이었으나 실제로는 70% 이상 낮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1분기 영업이익은 환율과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영향으로 전분기보다 감소할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 현대제철의 설명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올해 2분기 이후부터는 주요 제품 가격 인상 등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차츰 반등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2분기에도 미-이란 전쟁에 따른 원자재 불안, 1500원대가 지속되고 있는 원·달러 환율로 인해 기대만큼의 실적 반등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예상보다 부진한 실적과 함께 2조원 넘게 투입되는 미국 루이지애나 제철소도 재무 상황을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국내 철강수요 부진과 50%에 달하는 미국의 고율 관세 대응을 위해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연산 270만톤 규모의 전기로 일관 제철소 건설을 진행 중이다.

오는 2029년 상업 가동이 목표인 해당 제철소에는 총 58억 달러(한화 약 8조4000억원)가 투입된다. 현대제철은 총 투자비 58억 달러 가운데 절반은 자기자본, 나머지 절반은 외부 차입으로 조달할 계획임을 밝혔다. 자기자본 지분 구조는 △현대제철(50%) △포스코(20%) △현대차(15%) △기아(15%)로 구성돼있다.

여기서 현대제철이 투입해야 하는 금액은 약 2조원. 현대제철은 대부분 투자가 완료되는 오는 2028년까지 현금 흐름을 고려할 때 내부 현금 창출로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어느 때보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현대제철의 자금 조달이 무리 없이 진행될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올해 1분기 기준 현대제철의 차입금은 10조2701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1조원 넘게 증가했고 같은 기간 부채비율은 76.6%로 3%p 상승했다. 시장에서는 현대제철의 수익성 개선 여부가 자금 조달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적과 재무 압박이 이어지는 가운데 노사 갈등도 새로운 리스크로 떠올랐다.

현대제철 노조는 올해 성과급을 지난해보다 150% 인상해 달라고 요구 중이다. 지난해 현대제철 성과급은 기본급 300%, 일시금 500만원 등을 포함해 1600만원 안팎이었으나 올해 이보다 더 높은 수준의 성과급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노조는 인력 감소에도 영업이익이 늘어났으므로 1인당 생산성 개선분을 보상에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사측이 철강 부문 수익성 악화 등을 이유로 구체적인 협상안을 제시하지 않으면서 갈등이 커지고 있다. 중앙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 과정에서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을 경우 노조가 파업에 돌입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지난해 말 현대제철에 구원투수로 투입된 이 대표의 어깨는 갈수록 무거워지는 상황이다. 생산·안전·연구개발을 두루 거친 현장형 리더로 평가받으며 수장 자리에 올랐지만 실적과 재무, 노사 리스크가 겹친 위기 상황을 어떻게 돌파할지 증명해내야 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복합적인 경영 환경 속에서 이보룡 대표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오른 상황"이라고 말했다.

moone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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