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조원 KDDX 수주전, 한화오션 우선협상자 선정 유력
  • 송다영 기자
  • 입력: 2026.06.12 09:13 / 수정: 2026.06.12 09:13
점수차 0.5867점…결국 '보안 감점' 당락 갈랐다
HD현대중공업, 이의신청 카드 남아
사진은 2024년 한화오션이 제주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국군사과학기술학회 종합학술대회에 참가해 전시한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모형. /한화오션
사진은 2024년 한화오션이 제주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국군사과학기술학회 종합학술대회에 참가해 전시한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모형. /한화오션

[더팩트ㅣ송다영 기자] 7조8000억원 규모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에서 한화오션이 HD현대중공업을 근소한 차이로 앞서며 사실상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됐다. 다만 HD현대중공업이 감점 연장 조치에 강하게 반발해 이의제기할 가능성도 남아있다.

12일 방위사업청과 방산업계에 따르면 방위사업청은 두 업체에 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자 선정을 위한 개별 업체 평가 결과를 각 업체에 통보했다. 평가에서 두 업체의 제안서 평가 점수 차는 0.5867점으로 한화오션이 앞선 것으로 알려졌다. HD현대중공업이 기술 점수에서는 0.6425점 앞섰지만 추가 1.2점 보안 사고 감점 등으로 고배를 마신 것으로 전해진다.

KDDX는 6000t급 미니 이지스함 6척을 2030년대 중반까지 국내 기술로 건조하는 사업으로 7조8000억원 규모다. 함정 건조 사업은 보통 개념설계, 기본설계,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후속함 건조 순서로 진행된다. 한화오션은 개념설계를, HD현대중공업은 기본설계를 맡은 상태다.

이번 사업은 당초 2023년 12월 기본설계를 완료한 뒤 2024년부터 상세설계와 선도함 건조에 착수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두 업체의 경쟁 과열로 방위사업청이 결론을 내지 못하며 지연됐다.

그러던 지난해 12월, 방위사업추진위원회가 경쟁입찰로 사업자를 선정하기로 하면서 절차가 재개됐다.

이번 평가 결과로 한화오션은 2년 넘게 지연된 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 수주에 유리한 위치를 확보하게 됐다.

한화오션은 첨단 함정 기술력과 사업 수행 역량이 평가에 반영된 결과라고 평가했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최종적으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 사업 진행 절차에 따라 방위사업청과 긴밀히 협의해 지연된 사업 일정을 만회하고 해군 전력 유지에 차질이 없도록 함정 설계·건조 역량을 총동원하겠다"라며 "특히 KDDX가 핵심 국산화 개발 장비 9종이 탑재되는 국산 구축함인 만큼, 완벽한 체계 통합을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성능과 품질을 구현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오션은 이번 사업 수주를 통해 함정 사업 경쟁력을 한층 강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진은 한화오션이 건조한 장보고-III 잠수함. /한화오션
한화오션은 이번 사업 수주를 통해 함정 사업 경쟁력을 한층 강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진은 한화오션이 건조한 '장보고-III' 잠수함. /한화오션

한화오션은 이번 사업 수주를 통해 함정 사업 경쟁력을 한층 강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KDDX 사업의 상세설계와 선도함 건조를 맡은 사업자는 부품과 기자재 선정 등을 주도할 수 있다. 또 향후 한국 차세대 구축함을 주도해 만들었다는 이력을 앞세워 해외 수주전에서도 소구할 수 있어서다.

반면 HD현대중공업은 향후 디브리핑(사후 설명 요청)을 신청해 평가 결과에 대한 세부내용과 근거를 확인한 후 이의제기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기술점수에서 크게 앞섰음에도 불구하고, 선정되지 못한 데 대해 아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앞서 방위사업청이 군사기밀 유출 혐의로 HD현대중공업에 부여한 보안감점 1.2점이 결국 평가에서 당락을 가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HD현대중공업은 임직원들이 2015년 대우조선해양이 수행한 KDDX 개념설계도 등 군사기밀을 몰래 촬영해 공유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 중 8명은 2022년 11월, 1명은 2023년 12월 유죄가 확정됐다.

방위사업청은 HD현대중공업의 감점 기한을 2025년 11월까지로 판단했지만, 나머지 한 명 직원의 마지막 유죄 확정 시점인 2023년 12월을 기준으로 올해 12월까지 1.2점 보안감점을 다시 적용했다.

HD현대중공업은 두 판결이 동일 사건인 만큼 최초 형 확정일을 기준으로 3년간 보안감점만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법원에 감점 적용 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그러나 법원은 이달 5일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HD현대중공업은 이번 KDDX 평가 결과와 별개로 감점 처분에 대한 가처분 기각 결정에 항고하고 본안 소송도 이어갈 방침이다. 향후 본안 소송 결과에 따라 감점 적용의 적법성이 뒤집힐 경우 사업자 선정 절차를 둘러싼 논란이 재점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방위사업청은 평가 결과에 대한 양사의 사후 설명 요청과 이의 신청 등 후속 절차를 밟고 이르면 7월 초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추가 협상을 거쳐 7월 말 계약을 체결하는 것이 목표다.

manyzer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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