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최문정 기자] 네이버가 북중미 월트컵을 맞아 자체 스트리밍 플랫폼 '치지직' 띄우기에 나서고 있다. 네이버는 온라인과 모바일로 독점 생중계권을 따낸 만큼, 시청자 숫자와 체류시간을 확보하는 등 흥행을 위한 준비에 나서고 있다.
네이버는 11일 오는 2026년 'FIFA 북중미 월드컵'(이하 북중미 월드컵) 전 경기를 치지직에서 중계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스트리머와 '같이보기' 등의 시청 경험을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네이버는 인기 치지직 스트리머 한동숙, 울프를 비롯해 슛포러브, 이스타TV, 채널십오야, 플레이브 등 다양한 창작자 채널과 같이 보기 중계를 선보인다.
아울러 네이버는 △월드컵 라이브 중 실시간 인공지능(AI) 숏폼 클립 제공 △경기 종료 후 하이라이트 업데이트 △FIFA 공식 데이터 기반 경기 전 AI브리핑 제공 등의 기능을 치지직을 통해 제공할 예정이다.
오는 6월12일~7월20일(한국시간) 열리는 북중미 월드컵은 48개 국가가 참여하고 104개의 경기가 열린다. 역대 최대 기간, 역대 최다 국가가 참가하는 대회다.
네이버는 앞서 중앙그룹과의 계약을 통해 2026년부터 2032년까지 FIFA월드컵 국내 뉴미디어 독점 중계권을 따냈다. JTBC는 북중미 월드컵 중계권을 약 1억2500만달러(1900억원)에 확보했다. 네이버와 중앙그룹 간의 계약 규모가 밝혀진 바는 없지만, 독점 중계권인 만큼, 비용은 수백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네이버는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관련 홍보 활동에 나서며 시청자 확보에 나서고 있다. 막대한 비용을 투자한 만큼, 이번 기회를 치지직의 수익성 개선과 이용자 시청 및 체류시간 확대를 위한 계기로 삼겠다는 복안이다.
네이버는 지난 8일 방한해 경기도 성남시 1784 사옥을 찾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이 함께 치지직 라이브 콘텐츠에 등장하는 이벤트를 준비해 눈길을 끌었다.
해당 라이브에서 네이버는 1784에 마련된 버추얼 스튜디오인 '비전 스튜디오'에 가상의 월드컵 축구 경기장과 같은 배경과 축구공을 띄웠다. 진행자가 2026년 황 CEO와 이 의장에게 2026년 월드컵을 치지직에서 볼 수 있다고 자연스레 소개했다. 황 CEO는 축구를 좋아한다고 밝히며 무대에서 직접 축구공을 찼다. 방송은 평일 오후임에도 황 CEO와 이 의장의 화제성 덕에 동시 접속자 5만7000명이 시청했다.

치지직은 2024년 5월 정식 출시됐다. 치지직은 출시 초기 글로벌 스트리밍 플랫폼 스위치의 한국 철수 이후 공백이 생긴 이용자 수요를 흡수하며 이용자 저변을 빠르게 늘려왔다.
시장조사기관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치지직의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는 306만명을 기록했다. 주요 경쟁업체 SOOP(숲)이 237만명을 기록한 것을 비교하면 유의미한 차이를 만들었다.
그러나 시청시간 등의 지표는 밀리고 있다. 같은 기간 SOOP은 총 시청시간 4250만 시간을 확보한 반면, 치지직은 2850만 시간 확보에 그쳤다. 시청시간을 기준으로 점유율을 따져보면, SOOP이 59.3%, 치지직이 33.4%를 각각 기록했다.
이번 월드컵을 통한 치지직 서비스의 수익화 시도도 본격화될 예정이다. 네이버는 유료 멤버십 서비스인 플러스멤버십(월 4900원)이나 치지직 광고제거 상품 '치트키'(월 1만4300원) 이용자를 대상으로 전 경기를 고화질(1080p) 생중계와 경기 다시보기 서비스를 제공한다.
일반 이용자의 경우, 한국전만 일반 화질(480p)로만 시청할 수 있다. 타국 경기는 주요 장면클립과 하이라이트를 통해서만 볼 수 있다.
네이버가 이와 같은 청사진을 그리는 가운데, 월드컵 특수가 오히려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대규모 시청자 유입이 예상되는 한국 대표팀의 조별리그 경기는 평일 오전에 몰려 있다. 경기 일정은 12일 오전 11시 체코, 19일 오전 10시 멕시코, 25일 오전 10시 남아프리카공화국 순서로 진행된다. 직장인이나 학생 등의 실시간 시청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한국 대표팀의 성적도 흥행의 열쇠다. 홍명보호가 일찌감치 본선 진출에 실패할 경우, 관심이 빠르게 사그라들 수 있기 때문이다. 월드컵 중계를 통해 이용자 유입과 광고 수익, 체류시간 확대 등을 노리는 네이버로서는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한 IT업계 관계자는 "네이버는 치지직을 통한 단기적 재무 성과 창출에 집중하기 보다, 전 국민을 대상으로 안정적인 라이브 플랫폼으로서의 눈도장을 찍는 데 더욱 방점을 둔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월드컵이라는 일시적인 화젯거리가 지나간 뒤에도 이용자의 멤버십 유지 비율과 치지직 플랫폼 체류 효과 등을 만들어 내야 하는 과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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