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집권 2년차에 들어선 이재명 정부가 부동산 정책의 새 국면을 준비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최근 "부동산 투기공화국 탈출"을 강조하며 집값 안정과 자산시장 구조 개혁 의지를 분명히 했다. 공급 확대와 대출 규제를 넘어 국토균형발전 등 굵직한 정책 변화도 예고된 상태다. 본지는 '李정부 부동산 2라운드' <상>·<하>편을 통해 이재명 정부 부동산 정책 1년 성과와 2년 차의 방향을 두 차례에 걸쳐 짚어본다. <편집자주>
[더팩트|이중삼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부동산 시장을 다시 정조준했다.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세제·금융·공급 대책을 조만간 발표하겠다고 밝히며 국정 2년 차 부동산 개혁 드라이브를 예고했다. 부동산 투기를 "대한민국을 위협하는 가장 심각한 문제"로 규정하며 투기 수요 억제 의지도 재확인했다. 다주택자 부담 강화와 공급 확대를 축으로 한 '부동산 2라운드'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부동산 정상화 의지를 재차 내비쳤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 미래 발전 가능성을 갉아먹는, 또 현재의 우리나라를 위협하는 여러 문제들이 있지만 그중에 제일 심각한 것이 부동산 투기"라며 "부동산 투기 공화국을 탈피하는 것이 이 나라가 살아남는 길"이라고 말했다.
이어 "세제·금융·규제·공급 이런 것들을 정리해 조만간 한꺼번에 하려고 한다. 세제 문제는 다음 달이 돼서 아마 가능할 것이다"며 "공급 정책은 속도를 좀 빨리 내서 발표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보유세 관련해서는 "우리나라 보유세가 대체로 낮다"며 "많이 사 모아도 별로 부담이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나라들은 쓸데없이 부동산을 사 가지고 있으면 부담이 돼서 어느 순간에 부동산이 사라져버린다. 그러니까 필요한 사람이 부동산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 대출 조이고 규제 강화…집값 잡기에 집중한 첫 1년

이재명 정부는 출범 직후부터 서울 집값 상승세 차단에 정책 역량을 집중했다. 지난해 6월 27일 수도권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한 데 이어 9·7 대책을 통해 수도권 135만가구 공급 계획을 발표했다. 10·15 대책에서는 서울 전역과 경기 12개 지역을 규제지역·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다. 출범 이후 수요 억제와 공급 확대를 병행하는 정책 패키지를 잇달아 내놓은 셈이다.
정책 효과는 수치로 확인됐다. 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2월 첫째 주 0.27%에서 둘째 주 0.22%, 셋째 주 0.15%, 넷째 주 0.11%로 둔화했다. 3월 들어서도 첫째 주 0.09%, 둘째 주 0.08%, 셋째 주 0.05%를 기록하며 오름폭 축소 흐름이 이어졌다. 3월 넷째 주 이후 상승률이 소폭 반등하거나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2월 초와 비교하면 상승세는 한풀 꺾였다.
정책뿐만 아니라 이 대통령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메시지도 시장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대통령은 취임 이후 SNS와 공개 발언을 통해 부동산 투기 억제와 다주택자 세 부담 강화를 지속적으로 강조해 왔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메시지가 과도한 집값 상승 기대를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이 대통령은 이번 기자회견에서도 "부동산 가격은 이미 서울의 주요 의제다. 상승 압력을 잘 나름 막아왔다고 생각한다"며 "지난 1월부터 소위 말하는 구두 개입을 통해서 눌러놓지 않았으면 엄청 폭등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시장 분위기는 다시 달라지고 있다. 부동산원이 지난 4일 발표한 '6월 첫째 주(1일 기준)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25% 올랐다. 지난해 2월 첫째 주 상승 전환 이후 69주 연속 오름세다. 전문가들은 재건축 기대감과 매물 감소·공급 부족 우려가 맞물리면서 서울 핵심 지역을 중심으로 집값 상승 압력이 다시 커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 7월 부동산 세제 개편 예고…하반기 시장 흐름 좌우

집값 상승 압력을 누르는 데 집중한 정책이 일부 효과를 보였지만 시장의 모든 불안을 해소하지는 못했다. 서울에서는 매매·전세·월세 가격이 동시에 오르는 이른바 '트리플 강세' 현상까지 나타났다. 이에 정부는 지난달 수도권에 향후 2년간 매입임대주택 9만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서울과 경기 규제지역에 6만6000가구를 집중 공급해 주거 불안을 완화한다는 계획이다.
전세시장에 대한 이 대통령의 인식은 분명하다. 이 대통령은 최근 전세 매물이 줄어들어 발생한 '전세난'에 대해 "전세는 특이하게 대한민국에만 있는 일종의 사금융이다. 지금 사라져가는 추세"라며 "전세 물량이 줄어든 것은 당연하고 정상화되는 과정이 필요하다. 전세 대출을 많이 해준 것이 집값 상승의 주된 원인이다. 결국 조금씩 사라져가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세 상승률에 대한 통계를 보면 물론 전세 체감 많이 오른 것은 사실인 것 같다. 그러나 통계적으로 보면 대폭등하거나 그런 건 아니다"며 "잘했다는 이야기는 아니고 정상화 과정이다. 앞으로 공공 공급은 임대를 싸게 좋은 곳에 평범한 중산층 정도 충분히 살 수 있는 좋은 품질의 것으로 공급하려고 한다. 조금씩 해결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시장의 관심은 결국 정부가 내놓을 종합 대책의 수위에 쏠리고 있다. 직방 관계자는 "6·3 지방선거가 마무리되면서 향후 정부의 부동산 정책 방향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며 "시장에서는 불법투기·탈세 등 시장 교란 행위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 여부와 함께 가계부채 관리 기조·금리 방향성 등 금융 환경 변화도 주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발언한 부동산 관련 방향성이 다음 달 발표 예정인 세법 개정안에 반영될 가능성이 있다"며 "세제 개편은 시장 참여자들의 기대 심리와 투자 판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하반기 주택시장 흐름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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