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 | 손원태 기자] 임금체계 개편을 두고 오리온 노사가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노조가 부분파업에 돌입했다. 국내 제과업계 최고 수준의 급여를 지급해 온 오리온에서 파업이 발생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4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오리온지회는 이날부터 이틀간 부분파업을 진행한다. 이번 파업은 오는 10일 예정된 본사와의 임금체계 교섭을 앞두고 사측을 압박하기 위한 조치다. 국내 슈퍼마켓 납품과 판매를 담당하는 영업직 직원들이 오전 근무 후 오후 근로를 거부하는 방식으로 참여한다.
노조는 △전 직무 기본급 7.5% 인상 △기본급과 수당 비율 개선(6:4→7:3) 약속 이행 △직무별 보상 체계 개선 등을 요구하고 있다. 노사는 지난 1월 상견례를 시작으로 2026년 임금 교섭을 진행했으나 4월 협상이 결렬됐다. 이후 5월 중앙노동위원회 조정을 거쳤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사측은 임금 인상안을 기존 2%에서 3.5%로 상향 제시했으나 노조는 회사 성장세에 미치지 못한다며 거부했다. 노조는 지난달 파업 찬반투표를 진행해 94.5%의 찬성률로 파업권을 확보했다. 지난해 말 기준 오리온 영업직 총 468명 중 200여명이 이번 파업에 동참한다. 민주노총이 오리온 노사 교섭대표 지위를 획득한 후 파업을 주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노조 측은 "수당과 목표에 따른 변동 폭이 큰 성과급식 임금체계를 개선하라는 요구를 사측이 외면하고 있다"며 "최대 실적과 배당 확대가 이어지는 상황임에도 현장 노동자들은 장시간 노동에 비해 충분한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 해외 매출 비중 70% 돌파…국내 실적은 정체
오리온의 사업구조는 국내보다 해외 매출이 두 배 이상 높으며, 글로벌 중심으로 갖춰졌다. 현재 러시아, 베트남, 인도, 중국에 생산법인을 마련한 상태다. 오리온은 해외 10곳과 국내 5곳을 포함해 총 15개의 생산공장을 뒀으며, 생산라인만 197개에 달한다. 이 같은 구조는 오리온을 매해 최대 실적으로 견인하고 있다.
오리온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3조3324억원, 영업이익은 5583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7.3%, 2.7% 증가했다. 이 중 해외 매출은 2조2257억원으로 전체의 70% 수준에 근접했다. 올해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도 각각 9304억원, 1655억원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유지했다. 1분기 해외 매출은 6613억원으로 24.9% 늘었으며 영업이익률은 18%에 다다랐다.
반면 1분기 국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4% 성장한 2834억원에 그쳤다. 내수 침체에 따른 소비 둔화 영향이다. 이에 따라 해외 성과를 국내 직원에게 동일하게 보상해야 하는지를 두고 이견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연초 식품기업들이 희망퇴직을 단행할 정도로 국내 업황이 어렵다"며 "직원 동기부여를 위한 성과급 지급도 중요하지만 현재는 글로벌 투자에 집중해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 업계 연봉 1위여도 부분파업 나선 영업직 노조
오리온의 지난해 직원 1인당 평균 연봉은 8100만원으로 제과업계 최고 수준이다. 부분파업에 나선 영업직 직원의 평균 연봉은 남성 8500만원, 여성 4900만원이다. 영업직 내 남녀 임금 격차는 여성 직원 상당수가 마트 등 판촉직 기간제로 근무하는 특성이 반영됐다.
이는 국내 제과업계 'BIG3'로 묶이는 롯데웰푸드(6000만원), 해태제과식품(5500만원)의 직원 평균 연봉과 비교해 압도적 수치다. 단순 숫자만 봤을 때 오리온은 경쟁사 대비 상당한 수준의 처우를 제공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임금이 줄어든 반면 오너 일가에 유리한 배당이 대폭 늘어난 점이 파업의 배경으로 꼽힌다.
오리온의 2024년 사업보고서를 보면 전체 직원 1인당 평균 연봉은 8800만원이었다. 영업직 평균 연봉도 남성 8700만원, 여성 5000만원으로 집계됐다. 1년 새 직원들의 임금이 소폭 감소한 것이다. 오리온 사측은 매해 연봉을 3%에서 5%씩 인상하고 있으며, 평균 연봉 감소는 고연봉 직원의 퇴사와 신입사원 채용, 성과급 규모 변동에 따른 착시 효과라는 입장이다.
반면 오리온은 호실적에 힘입어 최근 3년간 배당금 규모를 △2023년 494억원 △2024년 988억원 △2025년 1384억원으로 매해 늘렸다. 오리온 지배구조에서 지주사인 오리온홀딩스는 지분 37.37%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오리온홀딩스에서는 담철곤·이화경 회장 부부를 비롯한 오너 일가의 지분율이 총합 63.80%에 이른다. 사측은 주주가치 제고와 주주 환원을 위한 고배당 정책이라고 설명하지만, 노조는 호실적의 주역인 내부 구성원에 대한 보상을 외면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대립하고 있다.
노사는 오는 10일 추가 교섭을 진행할 예정이다. 오리온 관계자는 "관계 법령에 따라 성실히 협의에 임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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