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법무법인 바른이 효성가(家) 차남 조현문 전 효성그룹 부사장을 상대로 제기한 약정금 소송이 갑자기 중단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양측은 앞선 변론에서 증거 신청을 놓고 치열한 신경전을 벌였는데, 예정된 기일이 변경된 것도 증거 신청과 관련한 조 전 부사장 측의 문제 제기에 따른 것으로 파악된다.
4일 재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바른과 조 전 부사장의 43억원 규모 약정금 소송의 6차 변론기일이 최근 열리지 않았다. 당초 지난달 29일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재판을 일주일여 앞두고 기일을 변경하기로 결정됐다. 현재 다음 재판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으며, 기일 추정 상태다.
이번 소송은 법률 서비스 성공 보수와 관련한 양측 이견에 따라 진행되고 있다. 조 전 부사장은 의뢰인의 의사에 반해 업무를 수행하는 등 바른이 일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고, 바른은 맡은 역할을 다했기에 조 전 부사장이 보수를 지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재판이 중단된 것도 양측의 입장이 증거 신청부터 첨예하게 엇갈리기 때문이다. 그간 바른은 타임 차지(시간제 보수) 내역을 보면 누가 어떠한 업무를 했는지 증명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키워 왔다. 반면 조 전 부사장 측은 타임시트 등 자료의 신빙성에 의문을 품으며 로그 기록 제출을 요구했다. 그러나 재판부가 최근 로그 기록 제출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고 기각하자, 조 전 부사장 측이 즉시 항고에 나선 것으로 파악된다.
재판은 즉시 항고 결과가 나온 뒤 재개될 전망이다. 현재 '문서 제출 명령 신청 기각에 대한 즉시 항고' 사건이 대기 중이다.

이와 관련해 조 전 부사장 측은 "(바른은) 타임차지에 대한 타임시트를 계약상 매월 의뢰인(조 전 부사장)에게 보내야 했는데, 소송에 이르기까지 한 번도 보낸 적이 없다"며 "그래서 로그 기록 제출을 요청했으나, 재판부가 문서가 아니라는 이유로 기각하신 것 같다. 즉시 항고를 한 상태로, (추후) 인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 전 부사장 측은 법원 밖에서도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법정 단체를 통해 바른의 징계를 거듭 요구하고 있다. 조 전 부사장 측에 따르면 지난 2024년 3월 부친인 고(故)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 별세 이후 장남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삼남 조현상 HS효성 부회장 등 형제들과 상속 다툼을 벌일 당시, 바른은 오히려 상대 쪽인 조 회장 법률 대리를 맡고 있는 법무법인 화우의 합의서를 수용하라고 압박하는 등 변호사의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
먼저 서울지방변호사회에 제기한 징계 요청은 기각됐다. 약정금 소송 과정에서 바른과 화우가 주고받은 자료를 확보한 뒤 이를 제출하려 했으나, 서울지방변호사회가 이례적으로 예비 조사만 마치고 급하게 기각 결정을 내렸다는 게 조 전 부사장 측 설명이다.
이후 조 전 부사장 측은 대한변호사협회를 통해 징계 요구 관련 재청원 절차를 밟았다. 이에 대한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조 전 부사장 측은 "현재 협회에서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바른은 조 전 부사장 측 징계 요구를 '불순한 의도'로 규정하고 있다. 바른은 지난 5차 변론에서 "대형 법무법인으로서 외부에 노출되는 분쟁을 일으키길 꺼린다는 점을 노려 압박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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