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황준익 기자] 정몽규 HDC그룹 회장과 세 아들이 올해 들어 지주회사 HDC 지분율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 정 회장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제재를 받고 검찰에 고발되는 등 지배구조 리스크에 직면한 상황에서 지주사 지분 확대가 단순 주주가치 제고 차원이 아닌 경영권 승계 작업의 일환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재 기준 정 회장 및 특수관계인의 HDC 지분율은 42.59%다. 지난해 말 42.18%에서 소폭 상승했다. 올해 들어 정 회장과 세 아들이 개인 소유 회사를 통해 HDC 지분을 사들이면서다.
정 회장이 100% 지분을 보유한 엠엔큐투자파트너스는 지난 1월 두 차례, 지난달 세 차례, 이달 세 차례 HDC 주식을 장내 매수했다. 엠엔큐투자파트너스의 HDC 지분율은 지난해 말 6.34%에서 6.50%로 확대됐다. 정 회장 개인 명의로 보유한 33.68%를 포함하면 정 회장의 HDC 지분율은 40.18%에 달한다.
엠엔큐투자파트너스의 HDC 지분 확대는 2022년 1월 광주 화정 아이파크 붕괴사고 이후 본격화됐다. 2021년 말 2.86%에서 2022년 1월부터 2월 말까지 한 달 새 5.15%까지 확대됐다. 사고 이후 HDC 주가가 폭락하면서 낮은 가격으로 그룹 전반적인 지배력을 강화한 셈이다.
세 아들의 경우 장남 정준선 씨는 제이앤씨인베스트먼트, 차남 정원선 씨는 더블유앤씨인베스트먼트, 삼남 정운선 씨는 에스비디인베스트먼트 지분을 각각 100% 보유한 최대주주다.
세 아들은 개인회사를 통해 지난 3월부터 지난달까지 매달 HDC 지분을 매입, 제이앤씨인베스트먼트는 0.56%, 더블유앤씨인베스트먼트 0.37%, 에스비디인베스트먼트 0.27%를 보유하고 있다. 세 아들의 개인회사 HDC 지분율은 총 1.2%로 지난해 말 0.99%에서 소폭 상승했다. 세 아들이 동시에 HDC 지분 매수에 나선 건 올해가 처음이다.

업계에선 정 회장이 개인회사를 통해 HDC그룹에 대한 지배력을 키우고 세 아들에 대한 경영권 승계를 위한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HDC그룹은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아 대대적인 사업 재편을 추진하고 있다.
세 아들이 많은 지분을 가지고 있는 그룹 내 계열사는 HDC자산운용이다. 지난 3월 기준 제이앤씨인베스트먼트의 HDC자산운용 지분율은 6.8%, 더블유앤씨인베스트먼트는 4.7%, 그리고 정원선 씨 8.3%, 정운선 씨 13%다. 엠엔큐투자파트너스 역시 54.3%를 갖고 있다.
시장에선 세 아들의 HDC자산운용 지분이 확대되면서 엠엔큐투자파트너스와 HDC자산운용 합병을 통해 세 아들이 그룹에 대한 지배력을 갖는 시나리오가 거론됐다. 합병을 통해 세 아들이 엠엔큐투자파트너스 지분을 늘리면 오너 일가가 HDC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다.
현재 세 아들 중 차남 정원선 씨만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그는 2024년 IPARK현대산업개발에 입사한 뒤 지난해 말 상무보로 승진해 DXT(Digital Transformation) 실장을 맡고 있다. 장남 정준선 씨는 카이스트(KAIST) 교수로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엠엔큐투자파트너스는 정 회장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몸집을 키우는 등 HDC그룹 지배구조 변경에서 핵심적 역할을 하고 있다"며 "결국 엠엔큐투자파트너스가 보유한 지분은 정 회장의 아들들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정 회장은 사법 리스크에 휘말려 있다. 정 회장은 지난달 15일 동생과 외삼촌 일가가 지배하는 회사 총 20개를 최장 19년간 소속 회사 현황에서 빠뜨린 혐의로 벌금형 약식명령을 받았다. 이에 불복해 정 회장은 정식 재판을 청구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정 회장이 지주회사 겸 지정 자료 제출 대리인인 HDC의 대표이사로 1999년부터 재직해 계열회사 범위를 충분히 파악할 수 있는 위치에 있음에도 20개사를 일부러 누락했다고 판단했다. 지난 3월 검찰에 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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