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8000' 올라탄 은행권…원금보장 ELD 다시 꺼냈다
  • 이선영 기자
  • 입력: 2026.05.29 10:21 / 수정: 2026.05.29 10:21
국민·기업은행, KOSPI200 연계 지수연동예금 잇단 출시
금리 정체·증시 변동성 속 안정형 투자수요 겨냥…낙아웃 조건은 유의
코스피가 사상 최초로 종가 기준 8000포인트를 돌파한 지난 26일 오후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 등 관계자들이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축하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송호영 기자
코스피가 사상 최초로 종가 기준 8000포인트를 돌파한 지난 26일 오후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 등 관계자들이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축하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송호영 기자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은행권이 KOSPI200 지수에 연동해 추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지수연동예금(ELD)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기준금리가 연 2.50%에서 묶인 가운데 예금금리 매력이 제한되고 국내 증시는 코스피 8000선 안착 기대와 단기 과열 우려가 맞물린 변동성 장세를 보이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은행권에선 원금 보장과 수익 기회를 함께 원하는 고객 수요를 겨냥한 상품 경쟁이 다시 고개를 드는 모습이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만기 유지 시 원금을 보장하면서 기초자산 변동에 따라 추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KB Star 지수연동예금 26-4호'를 출시했다. IBK기업은행도 KOSPI200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IBK지수연동예금(ELD) 26-1차'를 선보였다. 두 상품 모두 주가지수 흐름에 따라 만기 수익률이 달라지지만, 만기까지 유지하면 원금이 보장되는 예금 상품이라는 점을 전면에 내세웠다.

은행들이 ELD를 다시 앞세우는 배경에는 금리와 증시 환경이 동시에 작용하고 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전날 기준금리를 연 2.50%로 동결했다. 기준금리 동결 기조가 이어지면서 은행권 정기예금 금리도 제한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의 3월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 자료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저축성수신금리는 연 2.82%로 전월보다 0.01%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국내 증시는 최근 코스피가 8000선을 넘나들 정도로 강세와 조정을 반복하고 있다. 지수가 단기간에 크게 오른 만큼 추가 상승 기대와 조정 우려가 동시에 커진 상황이다. ELD는 이런 국면에서 주식형 상품처럼 직접 손실 위험을 떠안지는 않으면서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일반 예금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같은 흐름은 일부 은행의 개별 상품 출시를 넘어 은행권 전반의 수신 경쟁으로 확산하는 분위기다. 최근 KB국민은행과 기업은행뿐 아니라 NH농협은행, BNK부산은행 등도 KOSPI200 연계 ELD를 내놓으며 상품 라인업을 넓히고 있다. 특히 부산은행은 15년 만에, 기업은행은 5년 만에 ELD를 다시 선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증시 강세로 예금 고객의 투자상품 이동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은행들이 원금보장형 구조와 추가 수익 가능성을 앞세워 자금 이탈 방어에 나선 셈이다.

KB국민은행의 'KB Star 지수연동예금 26-4호'는 KOSPI200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1년 만기 상품이다. 수익구조는 △상승추구형(최저이율보장형) △상승낙아웃형(고수익추구형) △범위수익추구형 등 세 가지다.

상승추구형은 기초자산 상승률에 따라 만기 이율이 결정되며 최저 연 2.98%부터 최고 연 3.13%의 수익률을 제공한다. 범위수익추구형은 최저 연 2.98%부터 최고 연 3.08%까지 가능하다. 가장 높은 수익률을 제시한 구조는 상승낙아웃형이다. 이 상품은 기초자산 상승률에 따라 최저 연 2.00%부터 최고 연 10.75%까지 만기 이율이 정해진다.

다만 고수익형 구조에는 조건이 붙는다. 관찰기간 중 KOSPI200 지수가 기준지수보다 25%를 초과해 오른 적이 있으면 최저이율인 연 2.00%로 만기 이율이 확정된다. 지수가 많이 오를수록 무조건 높은 수익을 얻는 구조가 아니라, 사전에 정한 범위 안에서 움직일 때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상품인 셈이다.

KB국민은행 상품의 모집 기간은 오는 6월 8일까지다. KB스타뱅킹 또는 영업점에서 가입할 수 있다. 모집 한도는 상승추구형과 범위수익추구형이 각각 1000억원, 상승낙아웃형이 500억원이다.

기업은행의 'IBK지수연동예금(ELD) 26-1차'는 만기 6개월과 1년 상품으로 나뉜다. 가입 대상은 개인고객이며 가입 금액은 100만원 이상이다. 총 판매한도는 500억원으로, 한도 소진 시 판매가 종료된다. 판매기간은 오는 6월 9일까지이며 전국 IBK기업은행 영업점에서 가입할 수 있다.

'안정상승낙아웃형 6개월'은 비교지수가 기준지수 대비 20% 이하 상승할 경우 연 0.5%에서 최대 연 6.3%의 수익률을 제공한다. '안정상승낙아웃형 1년'은 기준지수 대비 30% 이하 상승 구간까지 수익률이 연동되며 연 1.5%에서 최대 연 6.0%의 수익률을 제공한다.

기업은행 상품 역시 낙아웃 조건이 있다. 지수연동기간 중 KOSPI200 지수가 기준지수 대비 정해진 상승률을 한 번이라도 초과하면 수익률이 사전에 정한 금리로 확정된다. 이 경우 6개월형은 연 0.5%, 1년형은 연 2.5%가 적용된다.

은행권에서는 ELD가 예금 고객의 선택지를 넓히는 상품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더팩트 DB
은행권에서는 ELD가 예금 고객의 선택지를 넓히는 상품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더팩트 DB

은행권에서는 ELD가 예금 고객의 선택지를 넓히는 상품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일반 정기예금보다 높은 수익 가능성을 원하지만 직접 투자상품의 원금 손실 부담은 피하려는 고객에게 맞춘 구조라는 설명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지난 판매 당시 고객 수요가 높았던 상품 구조의 모집 한도를 확대한 만큼 많은 관심과 가입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도 "안정성과 추가 수익을 함께 기대하는 고객에게 적합한 선택지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최근 증시 상승 속도가 워낙 빠르다는 점이다. ELD는 지수가 완만하게 오르거나 일정 범위 안에서 움직일 때 수익률이 높아지는 구조가 많다. 반대로 KOSPI200 지수가 상품별 상한선을 한 차례라도 넘으면 최고 수익률이 아니라 최저 수준의 확정금리로 돌아서는 경우가 있다. 코스피가 단기간에 8000선을 넘어선 상황에서는 '원금보장'보다 '수익률 결정 조건'을 먼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ELD는 원금보장형이라는 이름만 보고 가입하기에는 구조가 단순하지 않다. 만기 유지 시 원금이 보장되지만, 중도해지하면 이자가 지급되지 않거나 수수료로 인해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또 최고 수익률은 어디까지나 지수가 상품에서 정한 조건에 맞게 움직였을 때 가능한 수익률이다. 증시가 강세를 이어가더라도 낙아웃 조건에 걸리면 오히려 낮은 금리로 확정될 수 있는 만큼, 가입 전 기준지수, 관찰기간, 결정지수, 낙아웃 조건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증시 강세로 예금보다 높은 수익을 원하는 고객 문의가 늘면서 원금보장형 ELD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며 "다만 최고금리만 보고 가입하기보다는 지수가 어느 구간에서 움직여야 해당 수익률을 받을 수 있는지, 낙아웃 발생 시 적용 금리는 얼마인지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seonyeo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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