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우지수 기자]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창업주 겸 최고비전제시책임자(CVO)의 조 단위 이혼소송 1심 변론이 약 4년 만에 막바지에 다다랐다. 다만 권 CVO 측이 막판에 추가 변론 의사를 밝히며 변론 종료일이 한 차례 미뤄졌다. 최근 재산분할의 쟁점인 기업가치 산정 방식 등에 "법원 판단을 존중한다"고 유지한 입장을 뒤집고 적극 대응하려는 의지로 읽힌다. 스마일게이트 측도 이날 아내 측의 주장에 대해 정면 반박에 나섰다.
27일 오후 서울가정법원에서 열린 권 CVO와 아내 이 모씨의 이혼소송 4차 변론기일에서 양측은 변론 종결 여부와 추가 진행 필요성을 두고 의견을 주고받았다. 당초 이날 변론 종결이 예상됐으나 권 CVO 측이 추가 진행 의사를 밝히면서 다음 기일이 오는 7월 8일로 잡혔다. 재판부는 다음 기일에 변론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권 CVO 측의 요청에 이 씨 측은 당혹감을 드러냈다. 이 씨 측 법률대리인은 권 CVO 측이 3차 변론에서 별도 PT를 진행하지 않은 데 이어 이번 변론까지 약 3개월간 반박 서면도 내지 않아 종결을 예상하고 이날 변론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이 씨 측은 지난 3월 3차 변론 이후 라이노스자산운용 1심 판결의 이혼소송 영향 분석과 재산 기여도에 관한 서면을 재판부에 잇따라 제출했다. 반면 권 CVO 측은 이에 대한 대응 서면을 내지 않았다.
이번 이혼소송에서 재산분할 규모는 스마일게이트홀딩스 기업가치 산정 결과에 좌우될 전망이다. 권 CVO는 홀딩스를 포함한 핵심 자회사를 올해 흡수합병해 출범한 통합법인 스마일게이트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이 씨 측은 해당 지분을 재산분할 대상으로 요구하며 분할 비율로 5대 5를 청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씨 측 대리인은 "25년 이상 혼인 관계를 유지한 경우 통상 절반 분할이 이뤄진다"며 "재산 규모가 아닌 비율의 문제"라고 주장했다.
기업가치 감정은 법원이 지정한 감정인이 진행하고 있다. 비상장사인 만큼 평가법에 따라 결과가 수조원 단위로 벌어진다. 현금흐름할인법(DCF)을 적용하면 약 8조원,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증세법) 기준으로는 당초 4조9000억원으로 산출됐다. 이 씨 측은 미래 수익력과 게임 지식재산권(IP) 가치를 반영하는 DCF가 성장형 게임사 평가에 적합하다며 해당 방식 적용을 주장해왔다.

스마일게이트는 이날 변론 직후 이 씨의 공동창업 주장에 대한 회사 차원의 입장을 밝혔다. △아내 이 씨가 회사 설립 시 출자금을 낸 적이 없고 △경영에 참여한 적이 없으며 △창립 초기 회사에 이 씨의 자리가 없었고 출근한 사실도 없다는 설명이다. 이 씨 측이 그간 초기 자본금 출자와 대표이사 재직 이력을 근거로 공동창업 수준의 기여도를 주장해온 데 대한 반박이다.
재판부는 권 CVO 측에도 기업가치 산정 방식 등에 관한 입장을 제시할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변론 과정에서 권 CVO 측은 이에 대한 별도 입장을 내지 않았지만, 이 씨 측이 DCF 적용을 주장하고 있는 만큼 예비적 차원에서라도 입장을 정리해 달라는 취지로 읽힌다. 이에 권 CVO 측이 다음 기일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평가 방식이나 분할 방안에 관한 입장을 정리해 제출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양측의 입장이 정해질 경우 주장이 맞붙는 국면으로 전환될 수 있다.
지난달 2일 나온 라이노스 1심 판결도 이번 변론에 영향을 줄 변수로 거론된다. 서울중앙지법은 미래에셋증권이 스마일게이트RPG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1000억원 전액을 인정하는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회계법인 평가보고서를 인용해 RPG 단독 기업가치를 약 8조800억원으로 산정했다. 확정된 사안은 아니지만, 흡수합병 전 스마일게이트홀딩스의 100% 자회사였던 RPG 한 곳의 가치만 8조원대로 인정된 만큼 그룹 전체 가치 산정 논의에 참고 지표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스마일게이트 측은 라이노스 1심에 항소 방침을 밝혔으며 해당 판결이 이혼소송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스마일게이트는 올해 홀딩스·엔터테인먼트·RPG 등 핵심 자회사를 흡수합병한 통합 법인 체제로 전환했다. 분산돼 있던 사업 부문이 단일 법인으로 묶이면서 분할 대상이 되는 지분 구조도 단순해진 상황이다. 특히 조 단위의 재산분할이 현실화할 경우 분할 방식과 규모에 따라 그룹 의사결정 구조와 사업 전략 운용에 변수가 생길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분할 방식에 따라 지분 구조 변동이 발생할 수 있어 추후 그룹 경영에 미칠 영향도 거론된다.
통상 이혼소송에서 재판부는 이혼 인용 여부와 재산분할 규모를 한 판결에서 함께 판단한다. 권 CVO 측이 이혼 자체에 반대하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어 이혼 청구 인용 여부가 1차 분기점이다. 인용될 경우 재산 분할 비율과 평가 방식이 결론에 반영된다. 다만 양측 모두 결과에 따라 항소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어 최종 결론까지는 시일이 더 걸릴 전망이다.
1974년생인 권 CVO와 이 씨는 동갑이자 서강대학교 동문이다. 슬하에 두 자녀를 두고 있다. 지난 2001년 결혼한 뒤 권 CVO는 2002년 온라인 게임 개발사 스마일게이트를 설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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