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이중삼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서울 집값 상승 움직임과 관련해 관계 부처 대응 상황을 점검했다. 정부가 출범 이후 강도 높은 규제와 공급 대책을 잇달아 내놨지만 서울 아파트값 상승폭이 다시 커지면서 시장 불안이 재확산하는 분위기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지난 26일 서면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이 국무회의 비공개 회의 중 최근 집값이 다시 오른다는데 이에 대한 대책을 세우고 있는지 물었다"며 "정부 정책에 대한 국민 신뢰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취임 이후 집값 안정과 투기 근절 의지를 지속적으로 드러내 왔다. 정부는 9·7 공급대책과 10·15 대책을 발표한 데 이어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도 시행했다. 이 대통령은 부동산 불법행위를 '7대 비정상' 과제로 규정하며 시장 정상화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정부 대책 이후 한동안 관망세를 보였던 서울 집값은 최근 다시 상승폭을 키우고 있다. 대통령이 시장 상황을 언급한 배경에도 최근의 가격 상승 흐름에 대한 우려가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8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5월 셋째 주(18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31% 상승했다. 전주(0.28%)보다 상승폭이 확대되며 약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강남·서초·송파구 등 강남3구의 상승폭이 커졌고 성북·도봉·강서구 등 서울 외곽 지역도 오름세를 나타냈다.
경기에서는 성남 중원·분당과 용인 수지 등 일부 지역 집값도 상승했다. 시장에서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시행 이후 급매물이 줄어든 영향이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매수 관망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재건축 추진 단지와 정주 여건이 양호한 단지를 중심으로 수요가 집중되며 상승 거래가 체결됐다"며 "서울 전체적으로 상승 흐름이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 단기적 집값 안정 효과 냈지만…중장기적 불안

전세시장도 불안 조짐을 보이고 있다. 부동산원에 따르면 강남3구와 용산구 전세가격은 모두 전주 대비 상승했고 일부 경기 지역도 오름세를 이어갔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랩장은 "지난 9일 이후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세 조치가 4년여 만에 부활한 가운데, 일부 매물이 잠기면서 최근 1~2주 매매는 물론 전월세 가격 모두에서 상승폭을 확대하는 흐름이다"고 진단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정부 규제가 단기적인 가격 안정 효과를 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시장 불안을 키울 수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1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이재명 정부 1년 부동산 정책 평가·향후 과제' 세미나에서 이창무 한양대 교수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재개 전 다주택자 매물을 유도해 초단기적인 집값 안정세를 만들었지만 그 대가로 전세 실종과 월세 급등이라는 서민 주거 불안을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가 매매가격 안정에 집중하고 있지만 가격을 누른다고 전세와 월세까지 함께 안정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지금은 매매·전세·월세가 함께 오르는 트리플 악재 상황이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