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결인데 '인상 예고'?…5월 금통위 앞두고 채권시장 '긴장'
  • 윤정원 기자
  • 입력: 2026.05.27 11:23 / 수정: 2026.05.27 11:23
기준금리 2.50% 동결 전망 우세
인상 소수의견·점도표 상향 여부 관건
신현송 한국은행 신임 총재가 지난 4월 2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박상민 기자
신현송 한국은행 신임 총재가 지난 4월 2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박상민 기자

[더팩트|윤정원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오는 28일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커졌지만 채권시장은 오히려 긴장하고 있다. 이번 회의에서 인상 소수의견과 점도표 상향이 확인될 경우 하반기 금리 인상 경로가 본격적으로 열릴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증권가에서는 5월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현행 2.50%로 묶어두더라도 메시지는 이전보다 매파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중동 지정학 리스크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 반도체 중심 수출 호조, 원·달러 환율 불안 등이 맞물리면서 '동결'보다 '인상 예고'의 강도가 더 중요한 회의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 동결은 기정사실?…핵심은 '인상 소수의견'

이번 금통위에 대한 증권가의 공통된 전망은 기준금리 동결이다. 다만 동결의 의미는 이전과 다르다는 평가가 많다. 금리 결정 자체보다 인상 소수의견 여부, 6개월 뒤 기준금리 전망을 담은 점도표, 통화정책방향 문구 변화가 핵심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금주 금통위에서 중요 포인트는 인상 소수의견, 점도표 구도, 내년 성장률과 물가 전망, 신현송 총재의 기자회견 등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 연구원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연말까지 정책금리를 동결하는 반면, 한국은행은 3분기와 4분기, 내년 1분기에 각각 25bp씩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이에 따른 기준금리 전망치는 연말 3.00%, 내년 상반기 3.25%다.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이번 회의를 인상 전환의 분기점으로 봤다. 김 연구원은 "기준금리를 2.50%로 동결하겠으나 1~2명 정도의 인상 소수의견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며 "6개월 조건부 금리전망에서도 인상 의견이 확연히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준금리 인상 시점을 7월, 늦어도 8월로 예상했다.

신얼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새 금통위 체제 자체에 주목했다. 신 연구원은 "금리 결정 자체보다 새롭게 구성된 금통위 체제하에서 한국은행이 얼마나 강한 매파적 스탠스를 드러내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신현송 총재 체제 첫 금통위라는 점, 김진일 금통위원 합류 이후 정책 성향 변화 가능성, 중동발 원자재 인플레이션 압력이 동시에 작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 강한 인상론 vs 점진론…증권가 시각 엇갈려

다만 하반기 인상 경로를 두고는 시각이 갈린다. 물가와 성장, 환율을 고려하면 빠른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있는 반면, 공급 충격 성격이 강한 만큼 인상 속도는 점진적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강한 인상론에 무게를 뒀다. 김 연구원은 "5월 금통위에서는 인상 소수의견 1~2명이 있는 기준금리 동결을 전망한다"며 "점도표는 최소 4인 이상이 인상을 전망하고, 3.25% 전망도 등장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2026년 GDP 성장률과 물가상승률 전망치가 각각 2.5%, 2.6%로 2월 대비 0.5%포인트, 0.4%포인트 상향 조정될 것으로 예상했다.

김 연구원은 물가 대응 필요성을 특히 강하게 봤다. 그는 "당장 유가 상승세와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풀려도 중동 사태를 일시적 물가 상승 요인으로 볼 수 없다"며 "물가 대응을 위한 기준금리 인상은 필수"라고 말했다. 한화투자증권은 5월 금통위를 인상 사이클의 진입 단계로 판단하고, 7월 만장일치 인상과 10월 추가 인상을 거쳐 2027년 1분기 최종금리 3.25%에 도달할 것으로 봤다.

반면 박준우 하나증권 연구원은 인상 가능성은 인정하면서도 속도는 완만할 것으로 예상했다. 박 연구원은 "5월 28일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2.50%로 동결하고, 점도표도 점진적인 인상을 시사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하나증권은 5월 점도표에서 3.00% 1개, 2.75% 12개, 2.50% 8개가 제시될 것으로 예상했다.

박 연구원은 신 총재의 정책 성향도 변수로 짚었다. 그는 "신현송 총재는 물가 안정을 강조하는 동시에 공급 충격에 대응해 신중론을 강조한 바 있다"며 "전망의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공격적인 인상 사이클을 시사할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유가와 기대인플레이션이 안정될 경우 한은이 시장 예상보다 완만한 인상 경로를 제시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 이미 오른 국고채 금리…금통위 이후 방향은

채권시장의 고민은 금통위 이후 금리 방향이다. 기준금리 동결 자체는 시장 예상에 부합하지만 인상 소수의견 수와 점도표 상단이 예상보다 높을 경우 국고채 금리의 상방 압력이 다시 커질 수 있다.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미 시중금리는 2~3회 이상의 인상이 반영된 수준까지 올라왔다"며 "금통위 결과가 충격적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연내 인상이 몇 번이나 가능할 것인지에 대한 힌트는 확인할 수 없어 우려는 해소되기 어려울 것"이라며 "금리는 상방이 좀 더 열려 있다"고 덧붙였다.

대외 변수도 채권시장 방향을 가를 요인이다. 시장에서는 현재 국고채 금리가 기준금리 인상 기대를 상당 부분 반영한 만큼 금통위 이후 채권시장은 한은의 메시지보다 유가와 환율 흐름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크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김지나 연구원은 금통위 인상 리스크가 강하지만 미국과 이란 간 협상 진행 결과가 이를 압도할 수 있다고 봤다. 협상이 현실화될 경우 한은이 인상 신호를 강하게 내더라도 인상 횟수가 제한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면서 금리 하락 압력이 생길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신얼 상상인증권 연구원도 유가 안정 여부를 채권금리 되돌림의 핵심 조건으로 봤다. 신 연구원은 "호르무즈 해협의 항행 정상화와 유가 안정화가 수반돼야 시장금리의 하향 되돌림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garde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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