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코스피 8000선 재진입을 목전에 두고 발목을 잡던 변수들이 잇따라 해소 국면에 접어들면서 본격적인 상승 궤도에 진입할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5월 마지막 주가 주도주 랠리를 기반으로 국내 증시의 진짜 질주를 가늠할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2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0.41% 오른 7847.71을 기록하면서 강보합장으로 한 주간 정규 거래를 마무리했다. 이날 증시는 외인의 이틀 연속 이어진 차익실현 매물 출회에도 장 초반부터 유입된 개인과 기관의 동반 순매수세가 방어벽을 치며 하방 압력을 버텨냈다.
주간 증시 분위기는 다소 변동성이 확대된 흐름이었다. 지난 19일 글로벌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극에 달하며 장중 7200선 밑으로 떨어져 투자심리가 급격히 얼어붙기도 했다. 그러나 불과 이틀 만인 21일, 하루에만 8.42% 급등하면서 단숨에 7800선까지 복귀하는 등 시장의 하방 체력을 증명했다. 주간 총 2회의 사이드카를 기록할 만큼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인 셈이다.
배경에는 대내외 핵심 변수들의 극적인 해소가 자리 잡는다. 우선 가장 큰 내부 변수였던 삼성전자의 노사 갈등이 극적으로 타결하면서 반도체 공급망에 대한 시장의 불안감이 완전히 가라앉았다. 삼성전자 노사가 맞손을 잡은 다음 날인 21일 장에서 삼성전자 역시 8.51% 급등했다.
증권가도 삼성전자의 노사 관련 우려가 해소된 점을 반영해 곧바로 목표주가를 올리고 있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눈높이를 57만원까지 올리면서 "서 "파업 리스크로 인해 경쟁사 대비 삼성전자 주가가 눌려 있던 점을 고려하면, 리스크가 해소된 후 주가의 상승 탄력은 오히려 경쟁사보다 높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기에 글로벌 인공지능(AI) 대장주인 미국 엔비디아가 또시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것도 투심을 자극한 결정적인 도화선이 됐다. 엔비디아는 1분기 매출로만 월가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816억달러(약 122조8000억원)을 올렸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무려 85% 급증한 수치다. 엔비디아발 초대형 호재는 뉴욕증시는 물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도하는 반도체 중심 코스피 랠리에 불을 지피며 기관과 개인의 수급을 이끌었다.
중동 지역 지정학적 리스크 역시 소강상태로 접어들면서 호재로 인식되는 모양새다.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 기대감에 지난 20일(현지시간) 국제 유가가 브렌트유 기준 다시 100달러 이하로 떨어졌으며, 1500원을 돌파한 환율도 소폭 약세를 보이면서 21일 1499.5원에 출발하기도 했다.
다가오는 6월 3일 지방선거 전후로 예상되는 경기 부양책과 정부의 중복상장 폐지, 외국인 통화계좌 거래에 상장지수펀드(ETF) 포함 등 자본시장 관련 정책 연속성에 대한 기대감도 지수 하방을 지지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통상 선거 국면에서 유동성 공급과 내수 활성화 대책이 가시화되는 기류가 투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선순환매 구조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반면 여전히 경계해야 할 변수도 존재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들이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발언 기조가 완전히 꺾이지 않은 상황에서 다음 주 발표될 미국의 고용과 물가 지표 향방에 따라 기술주 중심의 단기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남아 있어서다. 중동 종전 협상의 실질적인 타결 문서 서명 전까지는 유가와 환율의 일시적 반등 우려에, 주초 급락 후 가파르게 올라온 지수에 대한 차익실현 욕구나 종목별 밸류에이션 부담 역시 개인 투자자들의 추격 매수를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정학적 갈등은 재개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다만 현재의 시장은 외적 변수와 무관하게 흘러왔던 점 상기할 필요가 있다"며 "4월 초 5000 초반에서 5월 초 8000피에 도달하기까지 그 어떤 순간에도 유가, 금리, 원·달러 환율의 변동성이 완화됐을 뿐 전쟁 이전 수준으로 안정화된 적은 없다. 5월 수출은 역대급이다. 반도체 수출 단가와 물량은 여전히 고공 행진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