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우지수 기자] 총파업을 하루 앞두고 마지막 고비에 선 삼성전자 노사 사후조정이 극적 타결 가능성을 열어둔 채 정회했다. 박수근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은 "대부분 의견이 정리됐다"며 남은 쟁점 하나를 오전 안에 매듭짓겠다고 밝혔다.
20일 중노위에 따르면 지난 19일 오전 10시 시작된 2차 사후조정 이틀차 회의는 이날 오전 0시 30분에 정회됐다. 회의는 오전 10시에 재개될 예정이다.
박수근 위원장은 정회 직후 "조정안을 냈다"며 "노사 대부분 이견이 정리됐고 한 가지 쟁점에 대해 의견이 일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사측이 최종 입장을 정리해서 오전 10시에 온다고 했다"며 "오전에는 끝내야 한다. 파업을 하는 사람은 또 준비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전 안에 남은 쟁점이 정리될 경우 총파업 시간을 그만큼 유예할 수 있다는 뜻도 내비쳤다. 박 위원장은 "오늘 정리되면 파업을 그 시간만큼 유예하지 않을까"라고 답했다. 조합원 투표를 거쳐 찬반을 결정하는 절차가 남아 있는 만큼, 오전 10시 재개 후 조속히 결론이 나와야 파업 전 투표가 가능하다.
마지막 쟁점이 무엇인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사측이 3년 한시 제도화에는 유연한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진 반면 사업부별 배분 비율을 두고는 이견이 남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박 위원장은 전날 오후 2시께 "두 가지 쟁점이 정리되지 않고 있다"고 했는데 이 가운데 하나가 밤새 협상을 거쳐 정리된 것으로 풀이된다.
최승호 초기업노조 위원장은 회의장을 나와 "20일 사후조정에 임하기 위해 중노위에서 대기하기로 했다"며 밤샘 대기를 선언했다. 사측 여명구 삼성전자 부사장도 "20일까지 협상을 끝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삼성전자 노사는 지난 11일부터 13일 새벽까지 1차 사후조정을 진행했으나 성과급 지급 기준과 제도화 여부를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해 결렬됐다. 이후 대화가 공전하던 중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15~16일 노사를 잇따라 만나면서 2차 사후조정 테이블이 마련됐다.
노사가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은 데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행보가 결정적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회장은 지난 16일 해외 출장 일정을 단축하고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급거 귀국했다. 이어 "노동조합 여러분, 삼성 가족 여러분, 우리는 한 몸 한 가족"이라며 "비바람은 제가 맞겠다. 지금은 지혜롭게 힘을 모아 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때"라고 호소했다.
이 회장이 공개석상에서 대국민 사과에 나선 것은 2022년 10월 회장 취임 이후 처음이다. 노사 갈등에 그룹 총수가 정면으로 등판한 이례적 장면이라는 평가가 재계 안팎에서 나왔다.
정부 압박도 더해졌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지난 17일 대국민 담화에서 "노조는 파업을 고집하기보다 대화와 타협을 통해 합의점을 찾는 노력을 기울여달라"고 당부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노동권만큼 기업 경영권도 존중돼야 한다"는 메시지를 올렸다. 협상이 결렬될 경우 긴급조정권 발동 가능성도 거론됐다.
노조 공동투쟁본부에 파업 참여 의사를 밝힌 조합원은 약 4만7000명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파업가 현실화될 경우 고객사 이탈과 공급망 훼손 등으로 30조원에서 40조원대 직간접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해 왔다. 오전 10시 협상 결과에 따라 조합원 투표 여부가 결정되고 총파업 향배도 갈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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