쟁의 금지 일부 인용·내부 결속력 변수에도…삼전 노조 파업 강행 기류
  • 우지수 기자
  • 입력: 2026.05.19 10:49 / 수정: 2026.05.19 10:49
중노위서 마지막 교섭…오는 21일 총파업 예고
법원, 핵심 시설 점거 금지·평상시 인원 유지 지시
19일 오전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노조위원장(왼쪽)이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 2차 사후조정 둘째 날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세종=임영무 기자
19일 오전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노조위원장(왼쪽)이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 2차 사후조정 둘째 날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세종=임영무 기자

[더팩트|우지수 기자] 삼성전자 노조가 법원의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일부 인용 결정에도 오는 21일 총파업을 예정대로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노사 간 '평상시 인력' 해석 차이가 좁혀지지 않은 가운데 이날 재개된 중앙노동위원회 2차 사후조정이 사실상 파업 전 마지막 협상 무대가 됐다.

19일 오전 10시 삼성전자 노사는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이하 중노위)에서 2차 사후조정 2일 차 회의를 시작했다. 회의는 오후 7시까지 진행될 예정이며 노조가 예고한 파업을 이틀 앞두고 열리는 만큼 총파업 현실화를 막을 마지막 고비가 될 전망이다. 사측 교섭위원인 여명구 삼성전자 부사장은 이날 회의장에 입장하며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법원은 지난 18일 삼성전자가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와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을 상대로 낸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을 일부 인용했다. 그럼에도 노조는 오는 21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18일간 총파업에 돌입하겠다는 방침을 굽히지 않고 있다. 노조 공동투쟁본부에 파업 참여 의사를 밝힌 조합원은 약 4만7000명이다.

핵심은 노조가 주요 안전시설을 점거해서는 안 되며 평상시 수준의 필수 인력을 반드시 남겨야 한다는 점이다. 삼성전자 측이 평일 필수 인력으로 7000명을 요구하는 반면 노조는 주말 수준의 최소 인력만 남겨도 법적 문제가 없다고 맞서며 대립하고 있다.

재판부는 결정문 주문 1항에서 방재·배기·배수시설 등 안전보호시설을 쟁의행위 기간에도 평상시(평일 또는 주말·휴일)와 동일한 인력·가동시간·가동규모·주의의무로 유지해야 한다고 명령했다. 주문 2항에서는 작업시설 손상 방지 작업과 웨이퍼 변질 방지 작업을 보안작업으로 인정해 평상시와 동일하게 수행하도록 했다.

주문 3항에서는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장의 생산·연구라인 통합운영센터(IOC) 전기·전산시설 유해화학물질 보관·저장시설 등 핵심 시설 전반에 대한 점거를 금지했다. 위반 시 노조는 1일당 1억원, 최승호 지부장과 우하경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위원장 직무대행은 1000만원씩 삼성전자에 지급해야 해 총파업 시 노조별 최대 18억원 부담이 누적된다.

지난 18일 오후 여명구 삼성전자 사측 대표교섭위원(반도체 부문 피플팀장)이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열린 2차 삼성전자 노사 사후조정 오전 회의를 마친 뒤 휴식을 위해 회의장을 나오고 있다. /세종=임영무 기자
지난 18일 오후 여명구 삼성전자 사측 대표교섭위원(반도체 부문 피플팀장)이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열린 2차 삼성전자 노사 사후조정 오전 회의를 마친 뒤 휴식을 위해 회의장을 나오고 있다. /세종=임영무 기자

쟁점은 법원이 결정문에서 구체적 인원수를 적시하지 않은 데서 갈렸다. 노조 측 대리인 법무법인 마중은 18일 입장문에서 이번 결정으로 주말 또는 연휴 인력 근무가 가능해 사실상 쟁의행위에 아무런 방해가 되지 않는다고 해석했다. 노조 측에 따르면 7000명은 삼성전자가 평일 기준 안전 필수 인원으로 제시한 수치다.

반면 삼성전자는 사내 공지문을 통해 노조 측 해석이 법원 결정을 왜곡하는 것이라며 평일에는 평일 수준, 주말·휴일에는 주말·휴일 수준 인력을 유지하라는 의미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법원의 가처분 결정에 근거해 쟁의행위 기간에도 정상 출근이 필요한 부서에 해당되는 임직원에 별도 안내하겠다고 밝혔다.

전날(18일) 8시간 넘게 이어진 사후조정 1일 차 회의에서 노사 양측은 성과급 제도를 두고 팽팽하게 맞섰지만 뚜렷한 성과는 나오지 않았다. 노조는 성과급 상환을 폐지하고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제도화할 것을 지속적으로 요구했다. 반면 삼성전자 측은 성과급 상한을 유지하되 영업이익 200조원 초과 시 특별포상을 지급하는 안을 제시하며 평행선을 달렸다.

노조 내부 결속력 변수도 불거졌다. 최승호 위원장은 18일 사후조정 직후 내부 소통방에 완제품(DX) 부문을 겨냥해 "솔직히 못해먹겠다"는 글을 올렸다 삭제했다. 같은 날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과 삼성전자노조동행 집행부는 정부세종청사를 찾아 DX부문에 대한 핵심 요구사항을 별도 전달하며 초기업노조와 갈등을 빚었다.

이번 사후조정에서 끝내 절충안을 찾지 못해 파업이 시작되면 정부의 긴급조정권 발동 카드가 본격적으로 거론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노동권만큼 기업 경영권도 존중돼야 한다"며 중재에 나섰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대국민 담화에서 막대한 피해 우려 시 긴급조정을 포함한 모든 방법을 강구하겠다고 언급한 상황이다.

index@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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