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세종=박은평 기자] 하도급업체에 산업재해 책임과 비용을 떠넘기는 부당 특약을 설정한 건설사들이 공정거래위원회 제재를 받게 됐다.
공정위는 케이알산업, 다산건설엔지니어링, 엔씨건설의 하도급법 위반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총 7억2900만원의 과징금과 5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한다고 17일 밝혔다.
업체별 과징금은 케이알산업 2억5700만원, 다산건설엔지니어링 3억1200만원, 엔씨건설 1억6000만원이다. 엔씨건설에는 하도급대금 연동 관련 사항을 계약서에 기재하지 않은 책임으로 과태료 500만원도 부과됐다.
이번 조치는 공정위가 지난해 7월부터 건설업 분야 불공정 하도급 거래 관행 개선을 위해 실시한 직권조사 결과에 따른 것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이들 업체는 하도급 계약 과정에서 산업안전 관련 비용과 책임을 수급사업자에게 전가하는 부당특약을 설정했다.
케이알산업은 2018년 7월부터 올해 5월까지 29개 수급사업자와 41건의 공사 계약을 체결하면서 '재해발생 시 수급사업자가 이로 인한 민․형사상 모든 책임을 지며 제3자의 피해에 대해서도 수급사업자의 책임과 비용으로 이를 처리해야 한다' 등 총 3개 조항의 부당한 거래조건을 설정했다.
다산건설엔지니어링은 93개 수급사업자와 311건의 공사를 진행하면서 '안전사고 발생 시 합의 비용을 수급사업자가 부담한다' '근로자에 대한 모든 민·형사상 책임을 수급사업자가 진다'는 등 11개 조항을 설정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수급업체가 공사를 착공한 날로부터 최대 112일이 지난후 서면을 발근허거나, 하도급대금 지급방법·지급기일 등을 누락한 계약서를 교부한 사실도 적발됐다.
엔씨건설도 '안전사고 시 보상비와 제경비 일체를 수급사업자가 부담한다'는 등의 조항을 계약서에 넣었고, 일부 계약에서는 하도급대금 연동 관련 사항을 누락했다.
공정위는 이 같은 행위가 원사업자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산업안전 비용과 책임을 하청업체에 떠넘긴 것으로, 하도급법상 부당특약 금지 및 서면 발급 의무 규정을 위반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공정위는 "원사업자가 산업안전 확보 노력을 소홀히 하는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부당특약 설정 행위 등 불공정 하도급 거래 행위를 상시적으로 감시할 것"이라며 "법 위반행위가 적발될 경우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pepe@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