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 | 김태환 기자] 우리금융저축은행이 흑자 전환에 성공하고 신용평가사로부터 신용등급 전망 상향 조정을 받는 등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다. 우리금융그룹이 보험·증권을 중심으로 비은행 부문 재정비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기존 비은행 계열사의 부실 부담이 일부 완화되면서 그룹 차원의 자본 배분과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긍정적인 요인으로 평가된다.
15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 7일 우리금융저축은행의 장기신용등급 전망을 기존 'A등급(전망 부정적)'에서 'A등급(전망 안정적)'으로 상향 조정했다. 신용등급 자체는 A로 유지됐지만, 부정적 등급전망이 안정적으로 바뀌면서 추가 신용도 저하 우려가 완화됐다는 평가다. 나이스신평은 등급전망 상향 사유로 2025년 흑자 전환, 대손비용 부담 완화, 프로젝트파이낸싱(PF)·브릿지론 중심의 자산건전성 개선 등을 제시했다.
우리금융저축은행은 2023년 417억원, 2024년 748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2년 연속 적자를 냈다. 고금리 여파로 조달비용 부담이 커진 데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대손비용이 확대된 영향이다. 그러나 2025년에는 대손상각비 부담이 크게 줄면서 9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두며 흑자 전환했다. 대손비용률도 2024년 말 5.0%에서 2025년 말 0.5%로 낮아졌다.
자산건전성 지표도 개선됐다. 우리금융저축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2024년 말 9.8%에서 2025년 말 6.9%로 낮아졌고, 요주의이하여신비율도 같은 기간 16.8%에서 11.9%로 하락했다. 적극적인 상각·매각을 통해 부실자산을 정리한 결과다. 부동산 PF와 브릿지론 부담도 줄었다. 총여신 대비 PF대출 및 브릿지론 비중은 2023년 말 15%에서 2024년 말 8%, 2025년 말 3%로 축소됐다.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 PF 익스포저 비율도 2024년 말 61.6%에서 2025년 말 21.9%로 낮아졌다.
이는 우리금융그룹 차원에서도 의미가 있다. 우리금융은 은행 의존도가 높은 수익구조를 보완하기 위해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자회사로 편입하며 보험업에 재진입한 데 이어, 최근에는 동양생명의 완전자회사 편입과 ABL생명과의 합병 검토를 공식화했다. 우리금융은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동양생명을 지주 완전자회사로 편입한 뒤 보험 부문 경쟁력 강화를 위해 ABL생명과의 합병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증권 부문에서는 우리투자증권에 대한 대규모 자본확충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지난달 이사회를 열고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이번 증자가 완료되면 우리투자증권의 자본총액은 2조2000억원으로 늘어난다. 우리투자증권은 추가 확보된 자본을 바탕으로 대형 딜 수행 능력과 기업금융(IB) 영업, 자산관리 역량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실적에서도 비은행 부문의 존재감은 커졌다. 우리금융의 올해 1분기 비은행 손익 비중은 23.5%로 전년 동기 8.8% 대비 14.7%포인트 상승했다. 비은행 순이익도 610억원에서 1630억원으로 167% 늘었다. 동양생명과 ABL생명은 각각 428억원, 121억원의 순이익을 냈고, 우리투자증권 순이익은 140억원으로 전년 동기 10억원 수준에서 크게 증가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금융저축은행의 실적과 건전성 회복은 그룹의 비은행 재정비 부담을 일부 덜어주는 요인으로 볼 수 있다. 보험과 증권을 중심으로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는 과정에서 기존 비은행 계열사의 추가 자본지원 우려가 낮아진다면, 그룹 차원의 자본 배분과 리스크 관리 부담도 완화될 수 있다.
다만 우리금융저축은행의 개선을 그룹 비은행 부문 전반의 체질 개선으로 확대 해석하기는 이르다. 그룹 비은행 포트폴리오의 핵심 축은 보험과 증권이고, 저축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기 때문이다. 이번 등급전망 상향은 비은행 재정비의 직접적인 동력이라기보다는, 기존 비은행 계열사의 리스크가 완화되고 있다는 보조적 신호에 가깝다.
완전한 정상화로 보기도 아직 이르다. 나이스신평은 우리금융저축은행의 수익성이 낮은 정책성대출 비중이 높은 가운데, 시장금리 상승과 업권 간 수신경쟁 심화 등 비우호적인 영업환경이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2025년 말 기준 브릿지론 전액이 요주의이하로 분류돼 있고, 이 중 고정이하여신이 324억원이라는 점도 부담 요인으로 꼽았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저축은행업권은 부동산 PF 부실과 조달비용 부담으로 신용도 하방 압력이 컸던 업권"이라며 "우리저축은행의 등급전망 상향은 비은행 계열사 전반의 체질 개선을 의미한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적어도 그룹 내 취약 고리로 꼽힐 수 있었던 저축은행 리스크가 완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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