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최문정 기자] 카카오 노사 간 갈등이 표면화되고 있다. 노조 측은 최근 불거진 성과급 논란뿐 아니라, 카카오가 계열사 정리 작업을 이어가는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한 고용 불안과 일부 경영진에게 성과가 집중되는 보상 구조 역시 손봐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카카오 노조가 노동위원회 조정을 신청하며 단체행동을 예고한 가운데, 업계에서는 카카오 출범 이후 처음으로 대규모 파업이 현실화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 노조는 전날 경기지방노동위원회를 찾아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2026년 임금 교섭 관련 조정 절차를 밟았다. 앞서 노조는 지난 7일 노동위에 조정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번 조정 신청에는 카카오 본사를 비롯해 카카오페이,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디케이테크인 등 4개 계열사가 참여했다.
노동위 조정이 결렬될 경우 노조는 조합원 찬반 투표를 거쳐 파업 등 단체행동에 나설 수 있는 법적 요건을 갖추게 된다.
카카오 관계자는 "회사는 2026년 임금교섭과 관련해 노조와 성실히 협의를 진행해 왔지만, 세부적인 보상 구조 설계에 있어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조정 절차를 밟게 됐다"며 "향후 진행될 노동위원회 조정 절차에도 성실히 임할 것이며, 노조와의 대화 창구를 항상 열어두고 원만한 합의를 위해 끝까지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노조 측은 이번 갈등이 단순히 성과급 지급 문제에 국한된 사안이 아니라고 선을 긋고 있다. 카카오가 과거 '문어발식 확장' 비판 이후 계열사 정리 작업을 이어가는 과정에서 고용 불안 문제가 반복됐고, 동시에 일부 경영진에게 성과가 집중되는 구조 역시 지속돼 왔다는 주장이다.
카카오 노조는 입장문을 통해 "회사가 외부에 강조하고 있는 '영업이익 10%'는 교섭 과정에서 회사가 제안한 여러 안 중 하나에 불과하다"며 "노동조합의 요구안이나 교섭 결렬의 핵심 쟁점이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회사의 집중 교섭 기간은 단 3일뿐이었고, 수개월 동안 불성실한 태도를 보여왔다"며 "성과 독점 구조에 대한 비판을 가리기 위해 일부 안만 부각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사측의 문제점으로 △노동시간 초과와 조직문화 문제 방치 △정보유출 관련 개인기기 포렌식 동의 강요 논란 △교섭대표 반복 교체 △장기간 임금·보상안 미제시 △성과급·리텐션 보상 일방 집행 △근로감독 후속조치 협의 부족 △노동부 권고 전까지의 교섭 지연 등을 꼽았다.
카카오 노조 관계자는 "지난 몇 년 동안 동일한 내용을 요구하고 있는데도 달라진 것이 없다"고 지적했다.

현재 카카오는 비핵심 자산으로 분류한 계열사 정리에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에 따라 2023년 9월 142개에 달했던 계열 회사는 지난해 10월 99개로 줄어들며 두 자릿수에 진입했다. 현재 카카오의 연결 자회사 숫자는 93개 수준으로 줄었다. 아울러 카카오게임즈, 카카오헬스케어, AXZ(포털 '다음' 운영사)도 지분과 경영권 이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신종환 카카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7일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지배 구조 단순화 작업을 실행해 오면서 연결 자회사를 93개까지 줄였고 게임 계열사 카카오게임즈 관련 절차가 마무리되면 계열사는 87개 수준으로 줄어든다"고 밝혔다.
카카오 노조가 고용 불안과 경영진 중심의 성과 배분 구조 문제를 제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노조는 이미 2023년 여름부터 회사의 무책임한 경영 기조와 이른바 '회전문 인사' 문제를 공개적으로 비판해왔다. 또한 일부 경영진이 대규모 스톡옵션 행사와 고액 퇴직 보상 등을 통해 막대한 이익을 챙긴 점을 두고 무책임한 경영 태도와 성과 배분 불균형 문제도 제기했다.
노조 측은 이러한 문제의 책임이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겸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에게 있다며, 김 창업자가 직접 책임 있는 자세로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지난해에도 카카오 노조는 계열사 정리 작업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단체 행동을 진행했다. 당시 노조는 판교 일대에서 집회를 열고 카카오 핵심 가치로 제시됐던 '이해·충돌·헌신'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밟는 퍼포먼스를 통해 경영진에 대한 실망감과 반발을 드러내기도 했다.
노조는 우선 오는 20일 판교역 일대에서 첫 단체행동에 나설 계획이다. 이전과 마찬가지로 점심시간을 활용한 집회 방식을 택할 예정이다.
서승옥 카카오 노조 지회장은 "아직 조정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업무 시간을 활용한 부분 파업 대신 점심시간을 활용해 짧게 단체행동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카카오 노조는 지난해에도 단체협약 교섭 결렬로 노동위에 조정을 신청했다. 당시에는 재택근무 주 1회 부활 등을 포함한 임금·단체협약에 잠정 합의하면서 실제 파업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다만 카카오모빌리티 노조는 지난해 6월 임단협 결렬에 따라 2시간 부분 파업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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