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황지향 기자] 중동전쟁 여파로 국제유가가 급등하자 저비용항공사(LCC) 업계가 무급휴직과 감편, 입사 연기 등 비용 절감에 나서고 있다. 신입 승무원 입사 일정까지 미뤄지면서 항공업계 채용시장에도 불안감이 번지는 분위기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진에어는 올해 상반기 객실 승무원 최종 합격자 약 100명 가운데 아직 입사하지 않은 50명의 입사 시기를 하반기로 연기했다. 나머지 50명은 이미 입사해 교육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이들은 지난 11일 입사 예정이었지만 회사는 추석 연휴 이후인 9월 말~10월 초로 일정을 조정한다고 통보했다. 진에어 관계자는 "미국·이란 전쟁 이후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비상경영체제를 고려해 부득이하게 입사 시기를 조정하게 됐다"며 "채용 자체를 취소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다른 LCC들도 잇달아 인건비 절감에 나서고 있다.
국내 1위 LCC 제주항공은 최근 객실 승무원을 대상으로 6월 한 달간 무급휴직 신청을 받았다. 제주항공이 무급휴직을 시행한 것은 코로나19로 국제선 운항이 급감했던 2022년 이후 4년 만이다. 티웨이항공도 객실 승무원을 대상으로 5~6월 두 달간 무급휴직 신청을 받았으며 에어로케이 역시 전 직원을 대상으로 무급휴직 신청을 진행했다.

다만 현재까지 주요 항공사들은 추가 채용 축소나 입사 연기 계획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 에어부산 등은 당장 채용 계획 수정이나 신규 채용 보류는 없다고 설명했다.
비용 절감을 위한 운항 축소도 이어지고 있다. 현재까지 확정된 국제선 감편 규모는 왕복 기준 900편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제주항공은 5~6월 국제선 187편을 줄였고 진에어도 괌·푸꾸옥 노선 등을 중심으로 이달까지 176편을 감편했다. 이밖에 에어부산 212편, 이스타항공 150편, 에어프레미아 73편, 에어서울 51편 등의 감편이 이어졌다. 아직 6월 운항 계획이 확정되지 않은 항공사가 많은 만큼 감편 규모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원인은 급등한 항공유 가격이다. 5월 유류할증료 산정 기준이 되는 3월 16일~4월 15일 싱가포르 항공유 평균 가격은 배럴당 214.71달러로 전쟁 이전 대비 2.5배 수준까지 치솟았다. 통상 유류비는 항공사 영업비용의 30% 안팎을 차지한다.
특히 재무 여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LCC들은 대형 항공사와 달리 연료·환 헤지나 화물사업 등으로 손실을 방어할 수단이 제한적이다. 이에 국제선 감편과 인건비 절감 등 긴축 경영 기조도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국제유가와 환율이 동시에 치솟으면서 항공사들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한 상황"이라며 "지금은 일부 노선이 아니라 사실상 대부분 노선에서 수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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