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송다영 기자] 국내 방산 주요 4개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로템, LIG D&A, KAI가 올해 1분기 일제히 실적 개선에 성공하며 K-방산 성장세를 이어갔다. 네 업체 모두 매출과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증가했으며, 업계에서는 글로벌 수출 확대를 바탕으로 올해도 성장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방산 1분기, 폴란드·중동 수출 힘입어 실적 개선
11일 업계에 따르면 방산 4사의 올해 1분기 합산 매출은 9조4691억원, 영업이익은 1조1013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4.5%, 영업이익은 23.9% 늘어난 규모다.
업체별로 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1분기 매출 5조7510억원, 영업이익 6389억원을 달성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매출은 4.9%, 영업이익은 20.6% 증가했다. 폴란드 수출 물량 반영은 일부에 그쳤지만, 이집트와 호주향 납품이 실적을 뒷받침했다는 평가다.
현대로템은 1분기 매출 1조4575억원, 영업이익 224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3.9%, 10.5% 증가한 수치로, 1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특히 방산 부문인 디펜스솔루션 사업에서만 2188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실적 상승을 이끌었다.
LIG D&A는 1분기 매출 1조1679억원, 영업이익 171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28.7%, 영업이익은 56.1% 증가했다. 이번 실적은 중동 수출 확대가 실적 개선의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실제로 지난해 1분기 1850억원 수준이던 수출 규모는 올해 4052억원으로 2배 이상 늘었다. 특히 아랍에미리트(UAE)로 수출된 천궁-II 사업 매출이 본격 반영되며 수익성 개선을 이끈 것으로 보인다.
KAI는 1분기 매출 1조927억원, 영업이익 67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56.3%, 영업이익은 43.4% 증가했다. KF-21 관련 매출 인식과 함께 인도네시아향 TA-50 납품이 본격화되면서 실적 성장에 힘을 보탰다.
◆수주잔고만 수십조…"몇 년 치 일감 확보"
업계에서는 이미 수년치 일감을 확보한 대규모 수주잔고를 기반으로 방산 수출 확대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올해도 안정적인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지상방산 수주잔고는 39조7000억원 수준으로 40조원에 육박한다. 이 중 폴란드 K9 자주포·천무와 호주 레드백 장갑차 사업 등이 핵심 축을 이루고 있다. 2분기부터는 폴란드 K9 자주포와 천무 납품이 재개될 예정이며, 올해 K9 자주포 30문과 천무 40대 이상을 공급할 계획이다. 이집트와 호주 K9 사업 역시 하반기 실적 확대 요인으로 꼽힌다.
현대로템은 폴란드 K2 전차 수출을 중심으로 약 30조원 안팎의 수주잔고를 확보한 상태다. 올해부터 2027년까지는 폴란드에 K2 전차 116대를 추가 인도할 예정으로, 하반기로 갈수록 실적 개선 폭이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또 올해 중 페루, 이라크 등에서 수주 가능성도 높다고 보고 있다.

LIG D&A는 UAE·사우디아라비아·이라크향 천궁-Ⅱ 사업 등을 기반으로 약 25조원 규모의 수주잔고를 쌓았다. 올해 UAE 납품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다른 국가향 물량도 순차적으로 실적에 반영될 예정이다. LIG D&A는 향후 중동 시장 공략 확대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KAI 역시 FA-50과 KF-21, 수리온 사업 등을 포함해 약 27조원 수준의 수주잔고를 보유하고 있다. KAI는 폴란드와 말레이시아 FA-50 사업 진행에 따라 완제기 수출 확대가 기대된다. 업계에서는 대규모 해외 수주가 본격적인 매출 인식 구간에 들어서면서 실적 성장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가 전망도 긍정적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올해 방산 4사의 합산 영업이익이 약 6조5000억원으로 지난해 4조6835억원보다 38.8%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현재 업계에 몇년 치 일감이 모여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인도 시점 등에 영향은 있겠지만 중장기적으로 실적은 계속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 KAI 지분 확대…방산업계 재편 가능성 주목
한편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최근 KAI 지분을 추가 매입하겠다고 밝히면서 인수 가능성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4일 KAI 주식 10만주(0.1%)를 추가 취득했다고 공시했다. 종가 기준 매입 규모는 약 180억원이다. 이번 매입으로 한화그룹의 KAI 보유 지분은 기존 4.99%에서 5.09%로 확대됐다. 한화는 지분 보유 목적도 기존 ‘단순 투자’에서 '경영 참여'로 변경했다.
현재 KAI 주요 주주에는 한국수출입은행(26.41%), 국민연금공단(8.30%), 피델리티(6.92%) 등이 포함돼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연말까지 총 5000억원을 투입해 KAI 지분을 추가 확보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