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황준익 기자] 서울 핵심 재건축 사업장인 압구정5구역 시공권을 따내려는 현대건설과 DL이앤씨의 경쟁이 한창이다. 압구정 재건축에서 유일한 경쟁 구도인 만큼 두 건설사 모두 조합원 표심을 잡기 위해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었다.
8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압구정5구역 재건축 조합은 오는 30일 시공사 선정 총회를 열 예정이다. 시공사 입찰에는 현대건설과 DL이앤씨가 참여했다.
압구정5구역(한양1·2차)은 재건축을 통해 지하 5층~지상 68층, 8개 동, 1397가구로 탈바꿈한다. 평당 공사비는 1240만원으로 총 1조4960억원이다.
압구정 재건축은 6개 아파트지구 특별계획구역으로 나뉘어 진행 중이다. 1·6구역은 단지 간 이해관계로 사업 속도가 느리다. 나머지 구역들은 시공사 선정이 마무리 단계다. 2구역은 지난해 현대건설이 따냈다. 3구역은 현대건설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수주가 유력하다. 4구역은 삼성물산이 단독 입찰해 수의계약 수순이다.
5구역만 유일한 경쟁 입찰이 성사됐다. 현대건설은 '압구정 현대' 헤리티지를 앞세운다. 단지명을 '압구정 현대 갤러리아'로 제안하며 2구역과 3구역을 묶어 통합생활권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입주민 전용 수요응답교통(DRT) 서비스 도입을 추진한다. DRT는 정해진 노선 없이 이용객의 요청에 따라 차량 경로가 실시간으로 조정된다. 압구정역과 압구정로데오역, 현대백화점 및 갤러리아백화점 등 주요 거점과 함께 한강 수변, 단지 내 커뮤니티 시설까지 하나로 연결하겠다는 전략이다. 또 한화와 협력 예정인 갤러리아와의 연계로 차별화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압구정은 2·3구역뿐 아니라 전역에 걸쳐 '압구정 현대' 선호와 기대가 매우 높은 지역"이라며 "'압구정 한양'을 새로운 압구정 현대로 완성하겠다"고 말했다.

DL이앤씨는 압구정 현대 이미지를 깨고자 파격적인 조건을 들고 나왔다. 단지명 '아크로 압구정'을 제안하고 △평당 1139만원 확정 공사비 △이주비 담보인정비율(LTV) 150% △최대 입주 7년 후 분담금 납부 △공사 기간 57개월 △압구정 1등 이주 개시 보장 △책임준공확약서 △대한민국 최고 분양가 △상가 분양수익 세대당 6억6000만원 증가 등을 제안했다.
특히 금융비용에서 차별화를 줬다. 필수사업비 금리를 자금조달비용지수(COFIX) 신잔액 기준 가산금리 0%로 제시했다. 설계비, 정비사업 전문용역비, CM용역비 등 여러 항목의 조합사업비 역시 한도 없이 책임 조달하는 구조를 담았다.
DL이앤씨 관계자는 "비용은 줄이고 수익은 늘리는 방식으로 조합원 분담금 절감 여지를 최대한 넓히는 구조"라며 "상가 수익 확대, 비용 부담 최소화, 일반분양 수익 극대화, 미분양 리스크 방어까지 모두 시장 상황을 고려해 설계한 압도적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압구정5구역 수주전 결과에 따라 향후 서울 핵심 정비사업 시공사 선정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올해 여의도, 목동, 성수 등에서 시공사 선정이 예정돼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국내 최고급 주거지로 꼽히는 압구정에서 시공권을 따내면 그 자체만으로 큰 상징성을 갖는다"며 "압구정 조합들은 특정 시공사의 브랜드를 통한 가치 상승보다는 '압구정'이라는 가치를 계속 가져갈 수 있는지를 보기 때문에 설계, 조건 등을 잘 따져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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