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파업 2주 앞으로…노사 대화 재개 가능성은
  • 이성락 기자
  • 입력: 2026.05.07 11:47 / 수정: 2026.05.07 11:47
21일 총파업 전에 협상 테이블 만들어질지 주목
파업 동력 약화…그래도 노조는 "빈틈없이 준비"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 지난 4일 서울 용산구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자택 앞에서 8일째 천막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이새롬 기자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 지난 4일 서울 용산구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자택 앞에서 8일째 천막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이새롬 기자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삼성전자 노동조합(노조)이 예고한 총파업 시작일(21일)이 2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해당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사 간 대화가 극적으로 재개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회사 안팎으로 파업 반대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지만, 노조는 당초 계획대로 파업을 강행한다는 입장이다.

7일 재계에 따르면 현재 삼성전자 노사는 협상을 위한 공식적인 대화를 나누지 않고 있다. 사실상 지난 3월 말 전영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겸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이 직접 나서 양측이 접촉한 이후 갈등 양상이 지속되고 있다. 당시 삼성전자는 업계 최고 수준인 특별 보상안을 내놓았으나, 노조는 사측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며 교섭 중단을 선언했다.

노조는 성과급 상한(연봉 50%)을 없애고, 연간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으로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사측이 이를 수용하지 않는다면 굳이 대화를 재개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다만 최근 감지되는 기류를 봤을 때 막판 협상 테이블이 만들어질 가능성이 없지 않다는 게 재계 관측이다. 노조 입장에서 한발 물러서야 할 일들이 발생하고 있어서다. 특히 노노(勞勞) 갈등이 깊어지며 점차 파업 동력을 잃어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함께 투쟁을 외쳤던 3개 노조 중 하나인 삼성전자노조동행(동행노조)이 지난 4일 상호 신뢰 훼손을 이유로 공동교섭단에서 탈퇴하며 결속력이 급격히 약화되고 있다. 동행노조는 전날(6일) 초기업노조삼성전자지부(초기업노조)와 전국삼성전자노조(전삼노)를 겨냥해 교섭 정보 공유와 차별·비하에 대한 사과 등을 요구하며 추후 법적 대응까지 예고한 상태다.

노노 갈등은 DS 부문 이익만 대변한다는 불만이 발단인 것으로 파악된다. 실제로 동행노조 조합원 70% 이상이 스마트폰, 생활가전, TV 등을 담당하는 디바이스경험(DX) 부문 소속이다. 최근 열흘 동안 2500명이 넘는 DX 부문 직원이 노조의 행보에 대해 불만을 드러내며 이탈한 것으로 확인된다.

초기업노조가 지난달 23일 경기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투쟁 결의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임영무 기자
초기업노조가 지난달 23일 경기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투쟁 결의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임영무 기자

반도체 부문과 비(非)반도체 부문 간 불거진 노노 갈등의 불씨가 다른 기업으로 옮겨붙기도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자신들만 살겠다고 과도한 요구를 해 지탄받으면 다른 노동자들한테도 피해를 준다"고 지적하자, 최승호 초기업노조 위원장이 "LG(유플러스) 보고 하는 얘기"라고 언급했다. 이에 LG유플러스 노조가 강력히 항의했고, 삼성전자 노조는 결국 고개를 숙였다. 위원장의 경솔한 발언으로 인해 조직 내 리더십이 크게 흔들렸다는 의견이다.

노조 입장에서 사회적 지탄과 파업 자제 목소리가 쏟아지는 것도 큰 압박일 것으로 관측된다. 먼저 삼성전자 주주단체가 노조의 총파업 예고에 반발해 거리 집회에 나서고 있다. 주주단체 중 하나인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는 파업으로 인해 손실이 발생한다면 노조에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고 경고했다. 노조가 예고한 대로 21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파업이 진행됐을 때 삼성전자가 입을 경제적 손실은 20조~30조원으로 추산된다.

학계에서는 송헌재 서울시립대 경제학부 교수 등이 파업에 따른 반도체 산업 경쟁력 약화를 경고하고 나섰다. 정치권에서는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인천시장 후보 등이 공개 석상에서 파업 우려를 나타냈다. 정부에선 이 대통령뿐만 아니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앞서 "파업이라는 사태는 상상조차 하지 못하겠다"며 노조의 자제를 당부했다.

삼성전자 이사회도 파업에 대해 공개적으로 우려를 드러냈다. 신제윤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은 사내 메시지를 통해 "막대한 파업 손실과 고객 이탈로 회사의 가치가 하락한다면 주주, 투자자, 임직원, 지역사회에 심각한 손실을 초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과 별개로 삼성전자 노조의 현재 입장은 '총파업 강행'이다. 전날 총파업 투쟁 스태프 300여명이 모여 총파업 쟁의 대책회의를 열었다. 노조 관계자는 "최근 사측의 대화 제안은 없었다"며 "총파업을 빈틈없이 준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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