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7000] 신고점 뚫었는데 IPO는 가뭄…중복상장 규제에 대어 실종
  • 박지웅 기자
  • 입력: 2026.05.06 11:07 / 수정: 2026.05.06 11:07
증시 활황에도 공모 규모·상장 건수 모두 감소
로봇·에너지·플랫폼 계열사 상장 재검토 움직임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장중 7300선을 돌파하며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지만, 정작 IPO 시장은 대어급 상장 실종과 중복상장 규제 여파로 냉각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송호영 기자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장중 7300선을 돌파하며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지만, 정작 IPO 시장은 대어급 상장 실종과 중복상장 규제 여파로 냉각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송호영 기자

[더팩트ㅣ박지웅 기자]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7300선을 돌파하며 연일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지만 기업공개(IPO) 시장은 좀처럼 온기를 되찾지 못하고 있다. 증시는 '불장'을 이어가고 있지만 정작 코스피 IPO 시장에서는 조(兆) 단위 대어들이 자취를 감추며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에 들어갔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금융당국의 중복상장 규제 강화가 대형 IPO 시장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는 지적도 커지고 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156.02포인트(2.52%) 오른 7093.01에 출발하며 사상 첫 7000선에 올라섰다. 이후 상승폭을 키우며 장중 7311.54까지 치솟아 단숨에 7300선도 돌파했다. 코스피가 지난달 16일 6000선을 넘어선 이후 약 20일 만에 7000선을 돌파한 셈이다.

하지만 IPO 시장 분위기는 정반대다. 다음 달까지 예정된 공모주 청약 일정은 대부분 코스닥 상장 예정 기업들로 채워졌다. 폴레드를 시작으로 마키나락스, 피스피스스튜디오, 져스텍, 레몬헬스케어, 매드업, 스트라드비젼 등이 순차적으로 일반청약에 나설 예정이지만, 시장의 관심을 끌 만한 코스피 대어급 IPO는 찾아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실제 올해 들어 코스피 신규 상장 기업은 1분기 케이뱅크 단 한 곳에 그쳤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조 단위 몸값이 거론되던 대형 IPO 후보들이 잇따라 증시 입성을 준비했던 것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IPO 시장 전체 규모도 눈에 띄게 위축됐다. 올해 1~4월 신규 상장 기업 수는 총 17개로 전년 동기(27개) 대비 크게 줄었다. 스팩(SPAC)을 제외하면 일반 기업 상장은 11개에 불과하다. 월별 기준으로는 1월 1개, 2월 0개, 3월 8개, 4월 2개 수준에 머물렀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IPO 가뭄'의 가장 큰 배경으로 금융당국의 중복상장 규제 기조를 꼽는다. 금융위원회는 최근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모회사와 자회사의 동시 상장을 원칙적으로 제한하겠다는 방침을 공식화했다. 단순 물적분할뿐 아니라 실질 지배력이 유지되는 구조 역시 중복상장으로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HD현대로보틱스, SK에코플랜트, 한화에너지, CJ올리브영 등 차기 IPO 대어로 거론되던 기업들의 상장 일정도 줄줄이 밀린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HD현대가 지분 80% 이상을 보유한 HD현대로보틱스는 올해 들어 IPO 주관사 선정 작업에 착수하는 등 상장 준비에 속도를 냈지만, 최근 규제 기조 강화 이후 관련 작업을 사실상 멈춘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의 로봇 자회사인 보스턴다이나믹스 역시 부담이 커졌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해외 상장까지 포함해 모회사 일반주주 권익 침해 여부를 들여다보겠다는 입장을 내비치면서 해외 IPO 추진에도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외 변수 역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중동 지역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와 글로벌 증시 변동성 심화 속에서 대규모 자금 조달에 나서는 코스피 IPO 기업들이 상장 시점을 늦추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여기에 통상 IPO 비수기로 꼽히는 5월 계절적 요인까지 겹치면서 시장 위축이 더욱 두드러졌다는 평가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이전상장이나 재상장 없이 신규 상장만 진행되고 있다"며 "5월 IPO 기업 수는 과거 평균을 크게 밑도는 수준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예상 공모금액과 시가총액 역시 과거 평균 대비 낮은 수준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며 "5월은 전형적인 IPO 비수기인데 올해는 더욱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chris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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