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이중삼 기자]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시행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이재명 정부는 매물 출회를 유도하는 방향으로 정책 기조를 잡고 시장을 압박해왔다. 실제로 일정 수준의 매물 증가 효과는 나타났다. 그러나 종료 시점이 다가올수록 시장은 다시 보유와 증여로 방향을 틀고 있다. 전세 시장도 위축되면서 현장에서는 '잠김' 국면 진입 우려가 커지는 분위기다.
7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양도세 중과 종료 방침 이후 서울 아파트 매물은 3월 21일 8만80건까지 늘었다가 지난 2일 기준 7만897건으로 감소했다. 단기간에 9000건 가까이 줄며 급증했던 매물이 관망 국면으로 돌아선 모양새다.
현장에서는 급매 국면이 사실상 마무리됐다는 인식이 퍼지는 분위기다. 실제로 송파구 헬리오시티 전용 84㎡는 25억원대에서 27억원대로 올라섰고 개포자이프레지던스 전용 59㎡도 28억원대에서 32억원대로 호가가 뛰었다.
서울 아파트 가격 흐름도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3월 들어 상승폭이 둔화됐지만 지난달부터 다시 커지고 있다. 강남권 일부 지역은 하락세를 멈추고 상승 전환에 들어섰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9주 연속 하락했던 서초구는 0.01% 상승하며 10주 만에 반등했고, 송파구도 2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 세 부담 의식 증여 급증…시장 구조 전환

매물 감소는 자산 이동 방식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 대법원 부동산등기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집합건물(아파트·연립·오피스텔 등) 증여 등기 건수는 1980건으로 3년 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월(1345건) 대비 47.2% 증가한 수치다.
증여 증가 배경에는 세 부담 구조가 맞닿아 있다. 9일 양도세 중과 유예가 종료되면 2주택자는 기본세율(6~45%)에 20%포인트, 3주택 이상은 30%포인트가 가산된다. 지방소득세를 포함하면 실효세율은 최고 82.5%까지 올라간다. 여기에 보유세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매도보다 보유나 증여가 유리하다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시장이 매물 증가 국면을 지나 구조 재편 국면으로 이동했다고 본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랩장은 "양도세 중과 재개 이후 시장에 나왔던 매물은 회수될 가능성이 크다"며 "가격 안정 기대는 낮다"고 말했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공급은 늘었지만 대출과 실거주 규제가 수요를 억누르고 있다"며 "9일 이후 보유세 개편이나 추가 규제 방향에 따라 매물 출회와 장기 보유 전환이 갈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만으로 시장 전체 방향이 바뀌기는 어렵다"며 "1주택·갈아타기 수요는 기존 흐름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 "집값 상승 폭 완만할 것"

시장은 향후 변수로 오는 7월 예정된 세제 개편에 주목하고 있다. 보유세와 비거주 주택 과세 방향에 따라 시장은 이중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 정부는 부동산 세제 전반에 대한 연구용역을 통해 개편안을 마련하고 있다.
정부는 과도한 집값 상승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지난 5일 기자간담회에서 "집값 상승 폭은 완만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수요 억제와 세제 기조가 이미 작동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비거주 1주택자 대출과 관련해서는 "실수요자와 관계없다고 판단되는 부분에 대한 대출을 앞으로 못 나가게 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이미 나간 걸 어떻게 할 것이냐는 방안도 연구하고 있다"고 했다. 증여 확대 흐름에 대해서는 "증여세가 가볍지는 않기 때문에 비정상적으로 보기는 힘들다"고 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다시 한 번 부동산 정상화 의지를 드러냈다. 지난 6일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부동산 불패? 이제 그런 신화는 없다"며 "부동산 정상화는 피할 수 없는 흐름이자 국가 핵심 과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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