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삼성전자 노동조합(노조) 공동투쟁본부(공투본)가 균열 조짐이다. 비(非)반도체 부문 중심의 노조가 공투본에서 빠지기로 했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노조동행(동행노조)은 이날 공투본 내 다른 조직인 초기업노조삼성전자지부(초기업노조), 전국삼성전자노조(전삼노)에 '2026년 임금교섭 공동교섭단 종료의 건'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보냈다.
동행노조는 공문에서 "최근 우리 노조가 특정 분야의 조합원이 아닌 전체 조합원 권익을 위한 안건 발의와 요청을 했지만, 현재까지 아무런 응답이 없다"며 "심지어 협의하려는 의사도 보이지 않는 등 전체 조합원 권익을 위한 우리 노조의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 노조는 공문 통보 시점으로 공동교섭단 참여를 즉시 종료하고자 한다"며 "향후 전체 조합원을 위한 활동을 지속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동행노조는 지난해 11월 임금협상을 위해 초기업노조, 전삼노와 공동교섭단을 꾸렸다. 이후 협상이 결렬되자 공투본 체제로 전환해 함께 투쟁 활동을 벌여 왔다.
동행노조가 발을 빼는 이유는 공투본이 반도체 부문을 위해서만 활동하는 것으로 읽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공투본은 회사 측과 성과급 문제 놓고 갈등을 빚는 과정에서 지나치게 반도체 부문 이익만 대변한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동행노조 조합원은 약 70%가 반도체를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이 아닌 디바이스경험(DX) 부문 소속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최대 노조이자, 공투본 활동을 주도하고 있는 초기업노조는 조합원 80%가 DS 부문 소속이다.
노조 간 내부 갈등은 최근 갑자기 불거진 문제는 아닌 것으로 확인된다.
동행노조는 "과거부터 지금까지 계속해서 우리 노조를 향한 지속적인 공격과 비하 사례가 지속되고, 심지어 '어용 노조'라는 악의적 표현도 서슴지 않고 있다"며 "이같은 일이 반복되면서 상호 신뢰가 훼손됐고, 공동교섭단이 지향하는 협력적 교섭 관계가 불가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오는 21일 총파업 전에 노조 간 간극이 더 벌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초기업노조는 지난달 23일 평택사업장에서 진행된 결의대회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포함해 경영진의 사진을 훼손하는 등 전삼노 측의 과격한 행동에 대해 못마땅한 입장인 것으로 파악된다.
전삼노는 초기업노조의 파업 준비와 별개로 현재 서울 용산구 이 회장 자택 앞에서 8일째 천막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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